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입구에 있는 <00식당>의 사장인 미모의 A여인은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항공사 승무원을 거쳐 개인 사업과 장사를 하며 평탄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00식당>과 이 일대 농지 3필지 2164 평을 매입하면서 땅 주인 측과 벌어진 송사에서 만난 법원장 출신 유명 변호사와의 악연 때문에 졸지에 알거지가 될 처지에 놓였다고 한다. 국내 유수의 법무법인 대표인 B변호사는 자신을 오빠처럼 믿으라고 했고, 혼자 사는 A여인은 그에게 의지하며, 통장까지 맡겼다고 한다. 

그러나, “오빠 한 번 믿어봐!”의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다. 땅은 경매로 남의 손에 넘어갔고, B변호사의 권유로 땅을 담보로 받은 대출받는 바람에 빚만 잔뜩 떠 안았다. B변호사는 심지어 A여인이 투자한 회사의 계좌까지 압류했다. A여인은 뒤늦게 속은 사실을 알고, 모든 일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는 내곡동 땅에서 불법과 편법이 자행된 사실도 알아냈다. 한때 ‘한 여인의 꿈이자 믿음의 터전’이었던 곳이 추억한 음모와 ‘배신의 땅’으로 변해 버린 기막힌 현실을 본지가 단독 취재했다.

----------------------------------------------------------------------

▲ 국내 유명 항공사의 스튜이디스 출신 A 여사장은 내곡동 땅 입찰 과정의 불법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법원장 출신 B변호사 때문에 자신의 내곡동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스튜어디스 출신 미모의 A여인은 지난해 10월 법원 경매에서 한 농업법인이 이 땅을 낙찰 받는 바람에, 소유권을 상실했다.

경매가 아닌 일반 매각을 통해 정당한 가격에 매매하거나, 회생 절차를 이용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 그는 큰 손해를 입게 되었다.

그런데, 이 땅을 낙찰 받으려면 농업경영체여야만 하는데, A여인은 낙찰자인 <엘000>법인이 무늬만 농업회사란 사실을 발견했다.

A여인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을 수 없는 법인이 전남 고흥에 사는 김모씨를 전체 자본금의 10%를 투자한 것처럼 꾸며 회사 이사로 등기시켰다”며 “이 같은 수법으로 농업회사 법인의 최소 설립 요건인 ‘업무집행사원 1/3 이상이 농업인일 것’을 충족시켜 기존 법인을 농업회사로 변경했다”이라고 설명했다.

A여인, 낙찰 법인 대표와 이사 경찰 고소 ‘입찰 자격 하자로 경매 무효’

지난달 A여인은 “위법하게 변경한 농업회사법인 명의로 서초구청으로부터 내곡동 3필지의 농지에 대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후 입찰에 참여했다”며 회사 대표 임씨와 이사 김씨를 농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또 이사회와 주총 의사록, 취임 승낙서 등 관련 서류도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여인은 “입찰 직전인 지난해 10월 24일 주식회사 <엘000>의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에 김씨가 참석해 이사취임을 하였다고 했지만, 확인 결과 김씨의 도장이 없었으며, 취임승낙서에 도장이 날인되지 않았다. 주주명부상 주식도 모두 임씨 가족 소유인데도, 그 일부를 김씨 명의로 변경했고, 대금 지급 방식에 대한 아무런 소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다정다감한 B변호사에게 고민 털어 놓으며, ‘송사(訟事)’송두리째 맡겨

A여인은 이 보다 앞서 문제의 땅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을 때까지 매도인 측과 오랫동안 송사를 치뤘다. 식당을 운영하던 매도인, 즉 토지주 정모 형제와는 손해 배상과 건물 명도,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전답을 사용하던 모 가공식품협회와는 근저당말소등기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A여인은 B변호사가 법원장직을 그만 두기 3개월 전 쯤 동양철학을 함께 공부하던 지인으로부터 그를 소개 받았다. A여인은 “처음 만났을 때 너무나 상냥하게 대해 줘, 고위 법관 출신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다정다감한 그에게 신뢰를 가졌고,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여인은 B변호사가 유명 법무법인 대표로 취임한 직후, 집무실과 인근 식당, 술집 등에서 만나면서 신뢰를 쌓았고, 관련 소송을 송두리째 맡겼다고 한다.

그는 “B변호사가 맡은 매도인 정씨와의 토지거래허가신청의무 위반 등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이주비로 지급한 9천만원 만 배상받는다는 사실상 패소 판결을 받았는데도, B변호사가 상고심도 맡겨달라고 해서 선임료를 줄 정도로 믿었다”며, “전답을 사용하던 00가공식품협회와의 근저당말소등기청구 소송도 믿고 맡겼는데, 나중에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00가공식품협회와의 근저당권말소등기청구소송의 경우, 상대방 변호인이 아무 이유 없이 계속 소송을 지연하는 데도 대응하지 않는 바람에, A여인 측 법무사가 소송 서류와 증거를 모두 취합해 소송 진행을 독촉했다고 한다.

‘매도인 주장보다 12억 5천만원 더 주는 이상한 조정(調停)’B변호사가 강요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00식당을 운영하던 토지주 정씨와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이었다고 한다. A여인은 정씨를 소송 사기와 위증으로 고소하려고 했는데, B변호사는 조정을 제안한 것이었다.

A여인은 제시된 금액도 이해할 수 없었다. 매도인 정씨는 이전 판결에서 매매대금으로 30억원을 주장했는데, B변호사는 12억 5천만원을 추가한 42억 5천만원에 조정할 것을 A여인에게 권유했다. B변호사는 소송을 계속할 경우 매도인이 원하는 금액 이상으로 비용과 시간이 소비되고,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지 조차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2010년 8월경 00조정센터에서 열린 민사조정에서 B변호사는 ‘내가 여기를 만든 사람’이라고 큰 소리를 쳤고, 조정관은 ‘B변호사님은 명법관으로 명성이 높던 분’이라며 그를 추켜 세웠다고 한다. A여인은 “B변호사는 수시로 자신을 오빠라 부르며 믿고 의지하라고 했는데, 이 날도 조정관실 복도에서 이미 토지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그 정도 돈은 주더라도 괜찮은 것 아니냐며, 만약 돈이 부족하면, 부족한 부분은 자신이 빌려 주겠다면서 조정에 응할 것을 강권하여 결국 그를 믿고 승낙했는데, 그게 화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B변호사, 23억원 대출 알선해 주고, 승소 사례금 2억 3천여만원 ‘꿀꺽’

B변호사는 조정에서 정한 금액을 지급하고, 자신의 성공보수도 받기 위해 00그룹의 자회사인 00대부파이낸스를 통해 23억원을 끌어들였다고 한다. 그는 A여인에게 자신의 성공보수 등을 지급하는 데 부족한 5억원을 빌려 준다면서, 00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그 통장과 도장(비밀번호 포함)을 자신에게 맡기도록 했다.

00파이낸스로부터 선이자를 공제한 22억 8천만원과 B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의 자금 5억원 및 정씨가 A여인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 1억여 원 등 모두 29억 여원이 이 통장으로 입금됐다. A여인은 이 돈과 관련“2억 3천여만원을 승소사례금으로 바로 선공제했고, 총 29억원에 이르는 돈이 제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B변호사와 소송 상대인 정씨, 정씨측 소송대리인 등이 합의해 임의로 인출해 모두 사용했다”며 “돈 사용내역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무시당했다”고 호소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B변호사가 명목상 자신이 입금한 5억원에서 2억 3천여만원의 승소 사례금을 A여인의 참여 없이 선공제한 것은 변호사 윤리규정 등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여인은 이와 관련 “물론 이상한 점은 많았지만 00대부 파이낸스 사장이 B변호사가 법원장 시절 추천한 측근이라고 하기에, 제 때 이자만 내면 대출금 상환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추후 땅 값도 오르고, 땅을 활용한 사업 계획도 있었기에 그냥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승소 자축연에서 ‘소송 상대로부터 받은 감사 선물’ 자랑하며 추근대

▲ 스튜어디스 출신 A여사장과 법원장 출신 B변호사 사이를 갈라 놓은 계기가 된 추석 선물 세트: A여사장은 B변호사의 부탁으로 정성 들여 이 선물 세트를 준비했지만, 소송 상대방이 돌린 한우 선물 세트를 자랑하는 B변호사에게 섭섭함을 느겼고, 이후 술자리에서도 전과 다르게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닥쳐 올 불행을 예측하지 못했던 A 여인은 내곡동 땅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B변호사의 요구로 법무법인 직원들에게 추석 선물세트까지 보냈다. 그리고, 명절 연휴를 보낸 후 A여인의 식당에서 10여명이 승소명목 자축연을 가졌다.

B변호사는 이날 맥주잔 50여개를 올릴 수 있는 업소용 큰 쟁반에서 직접 폭탄주를 제조했다고 한다.

식당에서 소주 10병과 맥주 40여병을 폭탄주로 마신 일행은 강남역 주변 노래방식 유흥주점으로 이동했다.

이날 밤 B변호사는 곁에 앉은 A여인에게 ‘우리 00씨’를 외치며 폭탄주를 권하고, 팔짱을 낀 채 함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A여인은“식당 술자리에서 소송 상대방이었던 정씨가 B변호사와 직원들에게 갈비선물세트를 감사 선물로 보내 잘 먹었다고 자랑을 하는 바람에 기분이 나빴는데, 그 후 술자리에서 계속 추근대 정말 짜증이 났다”며 “이때부터 B변호사가 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이득을 위해 소송 상대측과 거래를 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자 연체 없는데도 파이낸스 부추켜 경매 신청하고, 회생 인가도 방해

이후 A여인은 내곡동 땅의 근저당부 채권자인 00가공식품협회와 소송 사기 분쟁 중에 경매를 신청하는 바람에 곤경에 처하게 됐다. A여인은 “오랜 소송 끝에 다른 재산을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지켜낸 내곡동 땅을 살리기 위한 자구책으로 회생 신청도 했다. 그러자, B변호사는 00대부 파이낸스를 부추겨 경매를 신청했고, 회생 인가에 반대하게 만들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A여인이 B변호사의 알선으로 대출을 받은 것은 2010년 11월말이고, 이후 이자를 연체 없이 지불했는데도, 이듬해 8월부터 파이낸스측은 원금 상환을 독촉했고, 2012년 경매 신청을 했다.

A여인은 “항상 이자 납입일 3,4일 전에 입금했고, B변호사가 보증을 섰고, 파이낸스 사장이 심복이라면서도 대출 연장을 안 해 준 데는 모종의 음모가 있다”며 흥분했다. 또, A여인이 회생 사건 관련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기만 하면, 전직 법원장 출신인 B 변호사는 당일 열람복사신청을 했고, 회생을 방해하기 위해 법원에 무리한 경매 절차를 독촉했다고 한다.

매출채권압류 추심 당한 영농조합원들 진정에 나서기도

B변호사는 자신이 입금했던 5억 원에 대해서도 A여인에게 월 2%의 이자를 청구했다. 이를 근거로 A여인이 투자한 00영농조합법인의 매출 채권에도 압류 추심을 했다. 그러자, 부도 위기에 놓인 조합원들은 지난 2월 B변호사를 상대로 진정에 나섰다. 이들은 “오로지 돈 때문에 자신을 믿고 소송을 의뢰 했던 사람을 괴롭히고, 보증을 선 저희 조합마저 망하게 하려 한다”며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청와대 등에 진정할 뜻을 보인 바 있다.

본지는 반론권 보장을 위해 B변호사에게 A여인의 주장과 관련된 질의서를 보내고, B변호사 측의 주장을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오경섭 대기자  kbswave@hanmail.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