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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항만행정, 대수술이 필요하다.” 연중기획보도 1탄선데이(일요)저널 대한민국 해양·항만안전점검 실태보고서
▲ 부산남항에 정박중인 원양어선

대한민국의 해양·항만안전사고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도 안성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을 포함한 승객 476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는 전남 진도 팽목항 인근해상에서 전복되어 295명이 사망했고, 아직도 9명은 생사도 모른 채 실종된 상태로 침몰선박 인양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전 국민들에게 커다란 슬픔과 아픔을 안겨주었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채 계속 진행형이다. 세월호 참사는 과연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을까? 아니면 재난이었을까? 결과적으로 미리 알고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를 막지 못했으니 인재인 셈이다.

왜냐하면, 이 사고를 두고 현재도 세월호 조사특위에서는 그 진위를 밝히기 위해 활동하고 있어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진행형인 것이다. 비극적인 세월호 참사가 일어 난지도 어언 2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건만, 대한민국의 해양·항만 안전실태는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어 본지 선데이저널(일요저널)은 대한민국의 해양·항만 안전실태를 분야별로 점검하여, 심층 기획 취재하여 연중 보도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대양에 나가 조업하는 원양어선은 안전한가, 편을 조명했다.

▲ 고정시킨 구명뗏못 모습

국내원양어선, 팽창식 구명뗏목 임의 고정행위 처벌 규정조차 없어

전국의 국내원양어선 업체는 총 54개 업체로 원양어선은 310척에 달한다. 이중 약 90%에 이르는 47개 업체에 280척이 부산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 같은 국내원양어선들이 대양횡단 조업 등 원양 황천항해 시 파도 충격으로 구명 뗏목이 자동으로 터지자, 구명뗏목이 터지지 못하도록 끈으로 묶는 행위가 만연하고 있어, 긴급 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 대처 미흡으로 제2 세월호나 오룡호 사고 우려를 낳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선박에서의 구명설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국내원양어선들은 팽창식 구명뗏목이 종종 자동으로 팽창된다는 사유로 원양 항해 시 구명뗏목이 터지지 못하도록 묶어 두는 바람에 승선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당국은 속수무책에 수수방관이다.

관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원양어선이 태평양 등 대양을 건너면서 구명뗏목의 오작동에 의한 팽창으로 유실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노끈 등으로 고정시키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국내원양어선은 대부분 국적선박으로 원양에서 조업 후 국내 항만에 입항하여 어획물을 양하 하고 있어, 연례적인 정기검사를 제외하고는 엄격한 당국의 선박안전도검사인 PSC점검도 배제되어 안전관리가 방치된 수준이라고 한다.

참고로 PSC점검은 외국적 선박을 대상으로 하므로, 원양에서 조업 후 외국의 항구에 입항하는 일 없이 우리나라 항만에만 입항하는 국내 원양어선은 PSC점검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위반 국내원양어선에 대한 처벌조항 없는데도 당국은 수수방관

국내원양어선들의 구명뗏목을 임의로 묶는 행위는 선박안전법 벌칙조항인 제83조의 설비변경 및 개조한 것으로 볼 수 없어 현재는 처벌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단지 적발될 경우 개선명령을 통해 시정조치토록 유도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 이유는 2015년 1월 6일자 개정된 선박안전법 제83조(벌칙)에 의하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15조 1항(제43조 4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하여 건조검사 또는 선박검사를 받은 후 해당 선박의 구조배치, 기관, 설비 등을 변경하거나 개조한 선박소유자 4. 제15조 2항을 위반하여 해양수산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선박의 길이, 너비, 깊이, 용도를 변경하거나 설비를 개조한 선박소유자”로 규정하고 있어 구명뗏목을 임의로 묶는 행위는 처벌조항이 없어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원양어선에 승선하고 있는 선원들에 의하면 “원양어선에 수십 명의 선원이 탑승하고 있는데, 위급상황 시 구명뗏목의 정상작동 여부가 생명과 직결되며, 오룡호 사고와 같이 어로작업에 몰두하면 갑작스런 사고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원양어선 오룡호 침몰사고는 러시아 베링 해에서 한국 시각으로 2014년 12월 1일 오후 2시경에 사조산업 501오룡호가 좌초 및 침몰한 사건이다. 침몰 당시 오룡호에는 한국인 11명, 인도네시아인 35명, 필리핀인 13명, 러시아 감독관 1명. 이렇게 총 6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사고로 53명이 사망했다. 당시 수사를 맡은 부산지검은 책임이 선박회사에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내항구에 입항하는 외국국적 선박의 안전도를 검사하는 PSC검사관에 따르면 “국제여객선처럼 악천후에도 구명뗏목이 팽창되지 않도록 고정되면서, 위급상황 시 자동팽창이 가능한 ‘별도의 고정 장치’가 필요하다”며, “원양어선도 국제여객선과 같이 ‘자동팽창식 구명뗏목’의 자동팽창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히 처벌하는 법적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PSC란 ‘Port State Control’의 약자로 선박으로 인한 해양·항만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해양오염방지 및 해상보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항만국이 자국의 관할권내에 있는 외국 선박에 대하여 선원 및 선박의 안전과 해양·항만환경을 보호할 목적으로 해당선박이 국제협약 기준에 따른 시설을 갖추고 운항능력을 확보하였는지를 점검하고, 기준 미달 시에는 이를 결함의 시정조치, 출항정지, 입항거부, 추방 등의 조치를 함으로써 당해 선박의 운항을 통제하는 검사관을 말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해양·항만 안전사고가 날 때면 언제나처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말하면서, 안전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겠다고 되풀이만 할 뿐이다. 그 실례로 세월호 참사가 있기 2달 전인 2014년 2월 17일 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 9명과 이벤트업체 직원 1명 등 총 10명이 사망했을 때도 그러했다. 

당시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방송을 통해 전 국민을 상대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민의 기본 책무라는 인식을 갖고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붕괴 사고를 계기로 안전문제를 근본부터 바로 잡는다는 각오로 안전사각지대가 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대충 대충이 통하는 곳에서는 안전이 설자리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리의 말은 2달이 지난 시점에 정부의 책임자들의 말이 공염불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말았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기본책무이다. 그렇다면 국가가 기본 책무와 의무를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바로 국가의 존재의의가 없어진 것이다. 

해양·항만 안전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는 사후약방문 격으로 합동대책회의를 한다, 훈련을 한다, 세미나를 개최한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수수방관하거나 방치하고 만다. 그러는 사이 언제 또다시 해양·항만 안전사고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관계당국은 미흡한 법적제도 정비를 통해 선박 침몰시 신속한 퇴선과 구명뗏목을 활용한 생명 확보, 조난 객끼리 부등 켜 앉고 물위에 떠 있으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방법, 화재발생시 진화하는 훈련 등이 실효성 있게 진행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자동팽창식 구명뗏목 투하훈련은 그동안 기상상황, 선박규모, 인원 등의 이유로 실제 훈련보다는 대부분 이론 교육에 그쳐왔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실제로 작동하는지에 대하여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기회에 최근 빈번한 해양·항만 안전사고 대처에 관계당국인 국민안전처,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가 미흡한 법적 제도정비 및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해양·항만 전반의 안전점검을 통해 해양·항만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와 함께 신속한 대처를 위해 향후 훈련횟수 및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체계적인 구조 및 신속한 대응력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언제쯤 해양·항만 안전사고 공화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부산특별취재팀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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