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저널(일요저널)에 ‘조성호의 세상만사’를 연재할 조성호씨는 행정공무원으로 부산광역시청에서 평생을 봉직하고 퇴직했다. 특히, 그는 민선 부산광역시장 비서실장을 다년간 역임했으며, 마지막으로 부산광역시청 자치행정국장을 끝으로 명예롭게 공직에서 물러났다.  

세상만사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 사람의 운명은 예기치 않는 곳에서 결정되는 수가 많은 것 같다. 기억하기 싫지만 우리가 광복을 하기전인 즉 70년 전에 원폭이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졌다. 이로 인하여 독일이 패망한 후에도 버티던 일본이 패망을 하는 계기가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요즘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두고 말들이 많다. 사과방문이니 아니니 하고 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앞둔 미국은 결코 원자폭탄 투하를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두고 사과 쪽에 무게를 두고 싶은 모양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7일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히로시마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미국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보수층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원자폭탄 투하를 사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반발하는 여론이 커지자 백악관이 사과의 의미가 아니라고 분명한 선긋기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논란이 되고 있는 원자폭탄은 처음부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질 운명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도쿄와 교토가 검토 대상이었다고 한다. 당시 미국의 핵 개발을 담당했던 ‘맨해튼 프로젝트'와 '미군표적위원회'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원자폭탄을 투하할 장소로 몇 개 도시를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목표 도시 선정의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폭격으로 일본이 받을 충격의 정도, 또 국제적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지 등이었는데, 두말없이 도쿄는 수도이고 교토는 옛 수도로서 일본의 상징적인 도시다. 그런데 도쿄는 전쟁으로 이미 많이 파괴된 상태였고, 인구 밀도가 높다는 점에서 배제되었다, 

교토는 당시 미국 국방부장관이던 헨리 스팀슨 장관이 신혼여행을 교토로 간 인연으로 구명운동을 펼쳐 대상에서 빠졌다고 한다. 그 다음 순위가 히로시마, 나가사키, 큐슈북부 고쿠라, 니가타 등 4개 도시였다. 이 4개 도시 중 8월 6일 이후 날씨가 좋아 육안으로 잘 보이는 기상상태가 되는 곳에서 부터 폭탄을 떨어뜨리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마침 그 시각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날씨가 좋아 폭탄을 맞은 것이 되었다. 히로시마는 기온이 온화하고 4계절 내내 날씨가 좋다. 참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에 날씨가 좋지 않았다면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운명이나 역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전혀 엉뚱하게 전개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우리의 운명은 우주를 움직이는 시간과 우주사이의 공간과 그 속의 인간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는 시간, 공간, 인간의 복합적 되새김에 의해 복잡한 뒤섞임 속에서 생활하면서 운명이 결정되어 진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은 자기의 의지대로 운명을 이끌려고 하지만, 결과는 엉뚱하게 사람의 의지와는 다르게 나타날 수가 있다. 이것도 운명이지 않을까!

조성호 칼럼니스트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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