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만 틀면 온통 커피광고가 하루 종일 방영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커피를 찾도록 유혹하고 있는 환경이다. 또한, 도심의 거리에 나서면 대형 커피전문점이나 저가형 커피전문점, 편의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커피 전문점들

그렇다면 우리국민들이 1년에 마신 커피 값은 과연 얼마나 될까? 커피는 7조원대가 넘는 주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조6천억 원대에 달하고 있다.

▲ 커피의 원두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커피기구에 따르면 우리국민들이 전 세계적으로 6번째로 커피를 많이 마시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커피가 거의 생산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농식품 가공류 가운데 커피는 담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같은 원두인데도 커피가격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형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대략 4000~5000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편의점·저가형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의 경우 한 잔당 대략 1000~1500원대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커피 원두원가는 400~500원선인데 가격이 더 비싼 커피는 품질도, 맛도, 가격만큼 비례해서 좋은 것일까? 대형 커피전문점, 편의점·저가형 커피전문점 모두 고급 아리비카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이건 브랜드의 맛인 것인지, 가격에서 느껴지는 맛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요즘 ‘빽다방’, ‘커피에 반하다’ 등 커피시장에서 1000~2000원대의 저가 커피들의 공세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가형 커피전문점이나, 대형 커피전문점 커피나 원두원가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이 뜨겁다.

▲ 저가커피 전문점들.

편의점 업계 중 ‘카페겟’이라는 원두커피 자체 브랜드를 선보인 ‘CU’의 경우 아메리카노 한잔(약 340g)에 1000원에 판매한다. 이중 원두원가는 360~480원 정도이며, 세계최고 원두산지인 콜롬비아와 탄자니아 원두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급 원두커피인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세븐카페’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커피 값은 1000원대로 판매되고 있다. 컵이나 부자재 비용까지 모두 포함해도 커피자체의 원가가 400원 안팎 수준이라고 하니, 이익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커피업계에서는 원두원가만을 가지고 커피가격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형 커피전문점 업계에서는 인테리어를 비롯한 서비스의 질과 원두의 풍미가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원두원가는 같더라도 독자적인 브랜드인 로스팅 기술로 커피의 풍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값을 더 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커피가격을 정하는 기준에는 원두원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한 유명 커피전문점의 창업비용은 40평 기준으로 가맹비 1000만원, 물류보증금 500만원, 인테리어 9200만원, 집기류 1억원, 간판 및 내부 디자인 값으로 1300만 원 등이 들게 된다고 한다. 오픈하는데 투자금이 최소 2억이 넘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다가 점주가 따로 지출해야하는 임대료와 권리금을 합치면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더 많이 든다고 볼 수 있다.

▲커피 전문점들.

대형 커피전문점의 경우 대부분 역세권 1층에 매장을 두고 있다. 역세권 1층 매장의 경우 다른 장소에 있는 매장에 비해 임대료, 권리금등이 매우 높게 책정되어 있고, 이외에도 커피를 직접 내려주는 전문 인력인 바리스타들의 인건비가 있기 때문에 매장 운영비에서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이 많이 나가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커피전문점의 커피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반면, 편의점 커피의 경우 대형 커피전문점과는 다르게 새로 매장을 내는 것이 아닌 편의점 한편에 커피머신기계를 두기 때문에 따로 매장을 낼 필요가 없으며, 자동머신으로 커피를 만들게 되므로 인건비도 따로 나가지 않아, 커피머신과 원두 값 이외에는 큰 고정비용이 없어 커피한잔의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될 수 있는 것이다.

▲ 저가커피를 판매하는 편의점들.

이처럼 원두원가의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커피가격이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임대료, 인테리어, 인건비등 매장관리와 관련된 비용이 업체마다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의 입장차이도 팽팽하다. 합리적인 가격에 편의점 커피를 지지하는 층은 아무리 여러 가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원두원가인 400~500원에 10배가 넘는 가격은 도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편의점과 대형 커피전문점에 생두를 로스팅해서 납품하는 업체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요구하는 향과 맛을 내기 위해 따로 로스팅해서 공급할 뿐, 편의점 납품 원두가격과 대형커피전문점 납품 원두가격에 별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원두원가는 비슷하지만 소비자가격이 4~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임대료,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 등 매장운영에 들어가는 비용들의 차이임을 알 수 있다. 커피가격을 결정짓는 데는 다양한 요소들이 커피 값의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커피 한잔 가격에는 각종 비용들이 포함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름에 대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소비자들의 만족도에 따라 선택되는 브랜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강향 기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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