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162금융회사 미상환 원금 4122억원을 대부업체에 120억원에 매각

일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갚을 의무가 없는 대출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금융지식이 부족한 서민들을 상대로 빚 독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나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소멸시효가 끝난 1000만원 이하 소액 채권에 대한 추심을 금지하는 내용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감원, 소멸시효 끝난 채권 추심, 대부업체 매각 행위 자제 유도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식이 부족해 갚지 않아도 될 돈을 상환하느라 고생하는 서민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올해 하반기 중 행정지도를 통해 금융회사들이 소멸시효가 끝난 채권을 추심하거나 대부업체에 매각하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유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약 1000만원 이하의 소액채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끝나는 대로 추심을 제한하는 법이 추진된다.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에게 돈을 빌려준 뒤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등 5년 이상 채권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대출채권의 권리가 사라진다. 대출자가 이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처럼 상환의무가 사라진 대출채권을 ‘소멸시효 완성 채권’이라고 부른다.

은행·저축은행·카드사·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마지막 돈을 갚은 기점’으로 5년이 지나면 상환의무가 사라진다. 문제는 이 사실을 악용해 해당 채권을 싸게 사들인 대부업체나 채권추심업자들이 법적으로 갚을 의무가 없는 이에게 상환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일부라도 갚으라고 회유하거나 법원에 지급명령 신청을 하는 식이다.

이상구 금감원 부원장보 “채권자 돈 받을 의지 지속적으로 표명해야”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그 요구로 돈을 일부라도 갚거나 법원의 지급명령 신청에 2주 이내에 이의신청하지 않으면 소멸시효는 10년 연장된다. 우리나라 법은 채권자의 권리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채무자들은 이 사실을 몰라 갚지 않아도 되는 빚을 갚고 있다. 

2010년 이후 5년간 162개 금융회사가 대부업체등에 4122억 원(미상환 원금)의 소멸시효 완성 채권을 12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법원의 지급명령이 있거나 채무자 스스로 변제하는 경우에는 소멸시효가 부활한다.

이상구 금감원 부원장보는 “채권자가 돈을 받을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했다면 소멸시효가 완성될 일은 없다”며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돈을 받으려는 노력을 안 하다가 뒤늦게 채권추심을 독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금융회사가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부실채권 관리회사(AMC)나 대부업체로 넘겼다는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는 ‘채권양도통지서’ 상에 시효가 끝났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 채권양도 통지업무 표준안을 마련해 9월 중 시행하기로 했다. 이상구 부원장보는 이와 관련“이번 결정으로 약 17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채무상환 의무 없는 A씨, 추심회사 독촉에 1만원 송금하는 바람에 상환의무 생겨

실제로 채무 상환 의미가 없는 사람이 추심회사의 독촉에 1만원을 송금했다가 다시 상환의무가 생긴 사례가 있다.

직장인 A씨는 대부업체로부터 최근 “지금 당장 1만원만 지정한 계좌로 송금하면 대출금보다 많은 연체이자 1500만원을 전액 면제해주고 원금도 절반 깎아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8년 전 은행으로부터 받은 신용대출 채권을 대부업체가 사들여 추심에 나선 것이다.

결국 A씨는 곧장 인터넷뱅킹으로 1만원을 송금하고 3개월 이내에 500만원을 상환하겠다는 채무이행각서도 함께 작성했다. 그러나 A씨는 직장동료로부터 그 빚은 이미 소멸시효가 끝나 채무상환의무가 없었는데 돈을 갚아버려서 다시 상환의무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이쯤 되면 추심회사들은 추심기법이라고 즐거워하겠지만, 사기범수준이 된다.

일부 금융기관, 특수채권보유자에게 끝없는 대출 규제

이와는 별도로 일부금융기관에서는 특수채권보유자의 끝없는 대출 규제를 한다.
신용정보 규약(신용정보 관리기준)에 따르면, 특수채권 보유자에 대한 해제사유인 해당 특수채권을 정리할 때의 경우 ‘해당 특수채권을 보전할 때 또는 해당기관과 협의에 의해 일정 금액 이상을 보전할 때를 말하는 바, 금융기관에서 일부(일정 금액) 회수 후 나머지 채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경우 해제 사유로 인정한다’라는 금융감독원의 해석이 있었다.

그러나, 일부은행에서는 금감원의 이같은 해석에도 불구하고 마치 전과 관리하듯이 기록을 보존하고 대출취급을 제한하는 현실이다.

해당은행은 직접 대출받은 차주도 아닌 법인대출금의 보증인에 대하여 부실 대출금을 추심사에 매각한 후 그 보증인이 추심 위임받은 (또는 매입사) 회사와 합의하여 보증인의 책임만큼의 채권의 일부를 탕감하는 조건으로 합의하고 채무 변제하여, 분명히 채무을 면했는데도  부실대출금을 매각했던 은행 측에서는 합의고 뭐고 간에 매각당시 부실대출금이 상각되었으니 특수채권이고, 이 경우는 법으로 정한 시효도 무시하고 대출금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상담 전화 번호를 개설하고, 불합리한 점이 발견되면 금융권에 직접 구제를 요청하도록 도움을 줄 방침이다.

조승현 총괄사장/대기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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