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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다섯 번째 민영화 시도, 아직도 조건은 있다. 그러나 과연 정권이 놔둘지?- 30% 지분 4~8%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방안’ 밝혀
- 투자자 4~8곳 참여 가능… 사외이사 통해 경영 참여
- 매각 공고 후 연말까지 민영화 끝낼 방침
  • 조승현 대기자/총괄사장
  • 승인 2016.08.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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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본점

이번 과점주주 매각 방안의 주요한 특징은 우선 “민간주주에게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간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 “정부가 과연 지배권을 포기하겠느냐?”, “정부의 간섭이 기업가치에 마이너스다” 등의 시각이 팽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우리은행은 정부 소유 은행이란 점 때문에 경영의 비효율성이 부각되고,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왔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정부가 민영화된 우리은행에 경영자율권을 약속할 것인가”가 세간의 화두였는데, 임 위원장은 “이번 매각을 통해 우리은행을 민간의 영역으로 온전하게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명실상부한 민간주도 경영을 강조한 것은 그 전과 확연히 달라진 태도로 시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손을 떼겠다고 약속한 것은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청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글로벌 투자자가 우리은행 지분 매수에 참여할 경우 정부가 향후 발뺌하기 힘들어져 입찰 참여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은행 최대주주는 51.06% 지분을 보유한 예금보험공사(예보)다. 정부는 2010년부터 예보 보유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팔아 우리은행을 민영화하고자 했다. 하지만 네 차례 민영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첫 시도는 2010년 7월이었다. 그해 12월 정부는 30% 이상 경영권 지분을 팔기로 했으나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2011년과 2012년에도 민영화 시도가 이어졌다. 2011년에는 산은금융지주가 인수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았으나 무산됐고 2012년엔 매각을 시도했지만 마땅한 투자자를 못 찾았다.

2014년엔 민영화 가능성이 꽤 높아 보였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미리 매각했고 당시 예보 보유 지분(56.97%)을 경영권 지분(30%)과 소수 지분(26.97%)으로 나눠 팔기로 하면서다. 교보생명과 중국 안방보험이 인수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막판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또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 금융계에선 안방보험 인수를 막았다며 안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연이은 민영화 실패에 ‘정부가 우리은행을 팔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인사권을 쥔 우리은행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이 컸다. 정부가 △조기 민영화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발전 등 민영화 3원칙을 고집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얘기됐다. 조기 민영화와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두 원칙이 상충된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의결권 지분을 최대 4%로 제한한 금산분리 규제로 경영권 지분을 살 만한 곳이 없고, 그나마 인수의향을 보이는 곳도 안방보험 등 중국 자본뿐이란 점도 우리은행 민영화의 발목을 잡았다.

과점주주 매각은 이 같은 현실 인식을 반영해 정부가 내놓은 차선책이다. 현실적으로 30% 경영권 지분을 살 수 있는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일단 30%의 지분을 쪼개 팔고, 추후 우리은행 주가가 오르면 나머지 20%를 팔아 공적 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 자금 미회수분은 4조4794억 원 정도다.

과점주주 매각을 거친 우리은행 지배구조는 특정 투자자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4~7개 투자자가 경영권을 나눠 갖게 된다. 이 때문에 ‘주인 없는 민영화’로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우려를 감안해 정부는 과점주주로 참여하는 투자자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먼저 과점주주 매각이 성공하면 예보와 우리은행이 맺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해지해 자율경영을 보장하기로 했다.

각 과점주주(신규 낙찰지분 4% 이상)는 우리은행 이사회에 참여하는 사외이사를 1명씩 추천할 수 있다. 신임 행장 선출부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 6% 이상 낙찰자가 추천한 사외이사 임기는 3년으로, 6% 미만은 2년으로 차등화해서 가급적 많은 지분을 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매각가도 공적 자금 회수원가인 주당 1만2950원을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22일 우리은행 주가(주당 1만250원)보다 약간 높은 주당 1만1000~1만2000원에도 팔 수 있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 지분을 현 주가대로 사면 2800억 원, 8% 지분은 5600억 원이면 된다”며 “2조원이 넘는 경영권 지분 인수보다 투자자들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과점주주 매각 이후 남게 될 예보의 잔여지분 21.06%도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추가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잔여지분 매각 시기와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잔여지분 매각 당시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의 의견을 고려해 매각 방법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과점주주 매각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11월께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우리은행은 12월 중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각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새 사외이사들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윤 위원장은 “12월 30일 임기가 끝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새 행장 선임 때까지 임기가 연장될 것”이라며 “선임 절차를 감안하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새 행장이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7503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45.1%나 급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면 주가는 1만원 근방에서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주가수익비율(PER)이 6.5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6배에 불과해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 간섭이 사라진다는 전제하에 현재 주가로 우리은행 지분을 매수하는 것은 꽤 매력적”이라며 “이런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면, 입찰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공자위의 과점주주 매각 방안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이날 오후 전 직원 대상 행내 영상방송에서 줄탁동시(啐啄同時)란 단어를 인용했다.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밖에서 어미 닭이, 안에서는 병아리가 함께 알을 쪼아야 쉽게 나올 수 있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이 행장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과점주주 매각방안은 시장 친화적인 최선의 방안"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격려했다.

우리은행출신 은행장 이광구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탁월한 실적과 노동조합모두로부터 환영받는 행장이 된 셈이다.

당사의 총괄사장은 우리은행(구 상업은행) 출신으로 수차례 기사에서 우리은행은 민족자본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자존심으로 외국계로의 매각으로 제일은행(현 SC)이나 외환은행의 사례에서 보듯이 국부가 유출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금의 우리은행은 1899년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자본을 받아 설립한 대한천일은행을 뿌리로 하고 있다. 1899년 1월 30일 고종황제가 자본금을 대고, 대한제국 고급 관료인 심상훈, 민병석, 민영기, 이용익 등과 상업자본가 층이 주도하여 대한천일은행을 설립했다. '대한'은 고종황제의 대한제국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고, '천일'(天一)은 "하늘 아래 첫째가는 은행"이라는 뜻이다. 초대 은행장은 민병석이었으나 영친왕(英親王)이 제2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역사적 기록을 간직하고 있다.

대한천일은행은 일제의 금융 침탈에 맞서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벌이는 등 민족자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1910년 국권을 빼앗긴 후 1911년 1월 조선상업은행으로 개칭되었다. 1950년 한국상업은행으로 변경되었고, 1998년 7월 31일 한일은행과 합병하여 이듬해 이름을 한빛은행으로 변경했다가, 2002년 우리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의 모태이자 최초의 민족은행인 대한천일은행의 창립 관련 문서와 회계문서가 현존기업 중 최초로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제279호)로 지정됐다.

조승현 대기자/총괄사장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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