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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항만행정, 대수술이 필요하다 해양·항만안전 점검 실태보고서 5탄해양·항만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개선책을 제시하는 연속보도
  • 특별취재팀(김쌍주 주간/강향 기자)
  • 승인 2016.09.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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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왜, 법정관리 신청하게 됐나?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자생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해석"편을 심층 취재했다.

 

▲출처-뉴시스

해운산업의 국내외적인 환경

한진해운이 8월 31일 오후 회생 절차 개시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5대 기간산업이자, 우리경제의 성장을 주도해온 국가전략산업의 하나인 해운산업이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둔화, 저성장의 장기화로 인한 지속적인 침체국면은 우리 경제에 크나큰 타격을 주고 있다. 불황의 끝은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빠져만 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계 1위를 구가하던 조선 산업의 침체에 유동성위기에서 촉발된 해운산업의 위기가 겹쳐지면서, 우리의 해양산업은 지금 수술대 위에서 마치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신세와 같은 지경이 되고 말았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이라는 큰 수술을 앞두고 그동안 우리경제의 성장을 주도하고 지탱해온 해양산업의 명운이 어떻게 갈라질지 긴장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의 사활을 건 생존노력이 계속되었으나, 용선료 문제나 얼라이언스 문제를 풀면서 한 시름 놓은 현대상선과 또 다르게 국내 1위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의 자구노력은 법정관리 신청을 하게 되었다.

용선료 협상, 유동성 확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해운산업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선박펀드, 선박금융, 해운보증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한 끝에 지난 2014년 해양보증을 설립하고 부족하게나마 본격적인 해운산업 지원에 나섰다.

연매출 10조원에 달하는 한진해운이 유동성 9천억 원을 이유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도록 그대로 둔 것이 원인이다. 지난 60여년에 걸쳐 세계 10위권 내로 진입해온 한국 해운산업이 이대로 주저앉게 될 위기상황이다.

▲한진해운 선박 (출처-한진해운)

산업은행을 위시한 금융권 채권단이 주도하는 재무적인 구조조정도 필요한 측면은 있겠지만, 해운업의 산업적 특성을 반영한 조정과 지원방안이 절실한데, 기계적인 잣대를 적용해 지난 60여년에 걸쳐 한국 해운산업이 구축해온 네트워크와 자산 인프라를 한 순간에 무용지물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할 우려가 높다.

해운시황의 장기침체로 인해 우리 해운업계는 물론이고, 조선업계 또한 수주절벽으로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는 등 우리나라 해양산업의 근간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에 정부는 채권은행을 통해 해운과 조선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금융권의 잣대로 추진하다 보니 추동력이 떨어져 진전이 없었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원양정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국제경쟁력을 끌어 올리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선대 대형화에 따른 캐스케이딩 효과와 대량화주들의 운임인하 압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트라아시아항로의 안정화를 위해 운임공표제도를 조기에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기업 물류자회사 및 계열 화주들과 상생을 위한 선·화주 협력증진이 무엇보다도 긴요하다.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최근 해운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 해운업계를 외면하고 보란 듯이 외국선사에 우리 수출화물을 몰아주는 대기업 물류자회사와 계열 화주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한숨을 쉬었다.

또한 해운업구조조정의 여파로 우량 중소‧중견선사에 대한 금융거래제한등 금융시장이 크게 경색되고 있어, 이를 완화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실질적인 정책지원이 있어야 한다. 특히, 금융당국에서 실적이 양호한 중소‧중견선사에 대한 금융거래를 정상화 하도록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에 요청한 사항들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법원 “자산처분·강제집행 금지” 명령

한진해운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한진해운이 8월 31일 오후 회생 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법원은 이 사건을 파산6부(김정만 파산수석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재판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한진해운의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 등을 불러 회생절차 진행방향을 논의하였다.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법원은 한진해운의 자산처분을 금지하는 보전처분과 채권자의 한진해운 자산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고, 9월 1일 한진해운 본사와 부산 신항만 등을 방문, 현장검증과 대표자 심문을 한 뒤 신속하게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법원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우리나라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근로자, 협력업체,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계속 기업 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되면 법원은 채무조정을 통해 한진해운이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채무를 줄여주고 회생 계획안이행 여부를 감시하며 경영을 관리하게 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장 해외채권자들의 선박압류와 화물운송계약 해지, 용선선박회수 등의 조치가 이어지면 회사의 정상영업이 불가능해져 청산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한진해운 선박 (출처-한진해운)

한진해운의 위기 심화 원인

국적해운 양대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의 5% 이상을 점유하면서 해운서비스 수출을 통해 외화획득에 크게 기여하는 한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모든 산업에 저렴하고 안정적인 해상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 선복량 기준 한진해운은 원양 컨테이너선박 98척을 보유 세계 7위, 현대상선은 원양 컨테이너선박 60척을 보유 세계 14위를 랭크 하는 국적 양대 해운선사였다.

그러나 2008년도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침체와 교역량 급감으로 매출감소 및 영업 손실이 누적된 가운데, 채권단은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자구노력만 요구하고, 유동성 공급을 거부함에 따라 선박, 터미널 등 자산을 매각하는 자기 파괴적인 대처로 경쟁력을 상실한데 기인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런데다 외국선사 주도의 치킨게임으로 우리해운선사의 치명적 손실누적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례로 우리해운선사들은 한진해운은 약 3.7조원, 현대상선은 약 4.0조원을 투입하는 등 자구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여왔으나, 정부는 2013년 회사채 시장 정상화 지원을 통해 회사채 연장 시 20% 채무상환과 금리인상으로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한다.

반면, 우리 해운선사들과 경쟁국인 중국은 중국은행과 중국수은 등에서 약 250억불을 지원하였고, 덴마크는 수출신용기금 5억2천만 불의 금융지원과 62억불의 금융차입을 해주었으며, 독일은 정부에서 18억불 지급보증과 함부르크시에서 7.5억 유로지원 및 함부르크시 보유 지분 20.2%를 참여하였다고 한다.

프랑스는 채권은행 5억불 자금지원과 프랑스 국부펀드 15억불 지원 및 금융권 3년간 2억8천만 유로 유동성 지원을 하여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를 한데 비해 우리는 오히려 회사채 시장 정상화 지원을 통해 회사채 연장 시 20% 채무상환과 금리인상으로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켜 우리 해운선사들 그 경쟁력에서 밀렸다는 시각이다.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경과
- 4월 25일 자율협약 선정
- 5월 4일 조건부 자율협약 실시
- 5월 초 용선료 협상 개시
- 5월 13일 디 얼라이언스 참여결정
- 6월 17일 사채권자 집회, 1900억 원 채무조정
- 6월 말 선박금융 상환 유예 협상 개시
- 8월 4일 자율협약 1개월 연장
- 9월 4일 종료 예정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한계

한진해운 2.5조원, 모그룹 1.2조원, 총 3.7조원 마련을 위해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버텨왔으나, 2017년까지 예상 필요자금 1.2조원 가운데 9000억 원은 확보방안을 마련하였으나, 3000억 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그동안 1.2조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용선료 협상과 채무조정을 통해 5000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6억 달러 이상의 KDB이행보증이 조건이지만 제공을 거부하였고, 모그룹지원 4000억 원도 모그룹의 어려움 및 배임 등의 문제로 추가지원이 사실상 불능상황이다. 거기다 부족액 3000억 원에 대해 채권단은 모그룹의 어려움 및 배임문제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지원압박을 하여 유동성 확보방안이 난관에 봉착한 실정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소유주가 있는 만큼 부족한 유동성 문제는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하되 용선료협상 등 정상화방안 추진을 최대한 지원하고, 다만 정상화방안 실패 시 채권단은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채권단은 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은 없는 반면, 조선업계에는 대우조선해양 4.2조원, STX조선 4조원, 성동조선 2.5조원 등 총 10조 원이 넘는 막대한 유동성 공급을 하였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시 파급영향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납품업체들의 미지불금 약 6000억 원과 연료유, 기부속, 항만부대서비스 등 납품업체들은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과 기업존속을 믿고 납품을 지속하는 상황이어서 연쇄도산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외국경쟁선사들은 자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초대형선박을 확보하여 치킨게임 전개 및 한진해운의 퇴출유도를 통해 운임시장의 폭등을 기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진해운의 회생절차는 곧 청산으로 이어져 회생불가로, 부정기선 서비스와 달리 불특정다수 화물의 물류중단과 중첩적인 소송으로 서비스공급 재개 불능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진해운 청산 시 한진해운 매출 소멸, 환적화물 감소, 운임폭등 등으로 17조원 대의 손실발생과 부산지역 해운항만업계 2300여 명의 일자리마저 잃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금융기관 차입금 8800억 원, 항만 및 관련업계 미지급금 6000억 원, 선박금융 5800억 원, 100여개 지역 농협, 공제회, 신협보유 사모사채 5300억 원, 공모사채(개인)4300억 원 등 약 3조원 대의 국내 채권회수 불능을 가져 올 것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담보권 행사에 따른 선박억류로 사선 64척, 용선 93척(컨테이너선 98척, 벌크선 59척) 등 모든 선박의 운항 중단으로 육‧해상물류 전반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고, 약 120만개의 컨테이너 흐름이 일시에 정지되면서 일대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선박에 적재된 컨테이너 약 40만TEU에 대한 클레임이 발생, 화물가액 140억 달러 손실을 입게 되며, 특히, 그동안 한진해운이 쌓아온 장기계약화주를 한꺼번에 잃어버리고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고, 미, 중, 일, 대만, 홍콩, 유럽 각국 등 80여 개국의 1만6400여 화주의 화물처리비용 발생으로 국가신인도 하락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방향

소유주가 있어 부족한 유동성문제에 대한 자구노력이 필요하지만, 유동성 부족분 3000억 원으로 인해 연간 17조원 대의 손실발생과 2300여개의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극심한 혼란을 야기할 법정관리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해운업계의 시각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문제는 개별회사의 사활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진해운의 부족분 유동성을 공급하고, 출자전환 등을 통해 정상화를 도모한 이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 향상으로 국제해운시장에서 입지구축 방안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해운산업은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5대 기간산업이자, 우리경제의 성장을 주도해온 국가전략산업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해운 업종이지만 현대상선과 한진해운간의 구조조정에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현대상선은 용선료협상ㆍ사채권자 집회ㆍ채권단 자율협약, 거기에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 등 속칭 ‘3+1’의 파고를 모두 넘어 정상화에 성공했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까지 내다팔고 현금을 마련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놓으며 채권단ㆍ사채권자 및 용선주들과의 과감한 협상을 진행했다. 현정은 회장도 300억 원 대의 사재출연은 물론, 감자 및 지배권 상실 요구를 받아들이며 현대상선의 생존을 도왔다.

이 같은 현대상선의 승부수는 먹혀들어갔다. 정상화를 위한 충분한 자금이 마련되고 오너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특히 외부에서 추가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우리가 협상에서 배짱을 부리다간 회사가 날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해외 용선주나 사채권자들에게 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집회 등을 모두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마지막으로 2M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면서 ‘3+1’의 조건을 모두 성사시키고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최초의 파고라 할 수 있는 채권단 자율협약조차 통과 못하고 8월 31일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 이는 이번 구조조정이 시장논리에 따라 추가적 자금지원 없이 살아남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면서 발생한 일이다.

그룹 차원의 지원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진그룹측이 한진해운에 대해 자금지원을 한 것은 대부분 한진해운측 자산을 한진그룹측이 사들이며 댓가를 받는 ‘거래’의 형식이었다.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도 ‘약속’ 수준에 머물렀고, 그 마저도 충분치 않았다. 한진그룹 쪽은 줄곧 “경영권 인수 뒤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유상증자 참여 등 2조원 가까이 지원해 더 이상 지원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처음부터 규모는 작지만 자생력을 보여준 현대상선을 살릴 대상으로 정하고, 규모는 커도 추가자금 없이 살아남기 어려웠던 한진해운을 ‘버리는 카드’로 썼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별취재팀(김쌍주 주간/강향 기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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