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호 칼럼리스트

부산대학원(공학석사)
전) 부산광역시장 비서실장/ 감사관/ 행정자치국장/부산시 공직자윤리위원,인사위원 등
홍조근정훈장, 근정포장, 대통령표창 등

우리나라 수산업은 갈수록 정체되고 있다. 어업 생산량은 2008년 336만 톤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답보상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2015년도 어업 생산량은 333만 톤에 그친 상황이다.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일본과 함께 최고 수준이지만 수산 분야 자급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수산업 환경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수산물 생산량은 2008년 336만3000t이던 것이 2010년에는 311만2000t으로 7.4% 줄었다. 반면 양식 생산과, 수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1989년 47만3000여t이던 수입 수산물은 2009년 65만2000여t으로 증가했다. 최근 기후변화 등 여건변화로 인하여 수산자원의 양과 어종의 변화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에서 김을 생산하는 나라는 한국․중국․일본이고 대만과 뉴질랜드도 생산은 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 하다는 내용과 함께 김 한 장 생산하지 않지만 정작 김을 과자 등으로 가공하여 수출을 폭발적으로 하는 나라는 태국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엉뚱한 쪽이 버는 격이다. 이같이 수산물이 수출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생산의 원조이자 세계1위 김생산국인 우리도 ‘김’뿐 아니라  갈치, 명태 등 우리 밥상을 차지하고 있다가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사라져 가는  수산물에 더 관심을 가지고 수산물 자원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수산물 자원화가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우리가 먹는 생선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무관심 또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르지만 잘 모르고 있는 그 많은 수산물들의 이름의 유래는 어떻게 전해지고 있을까?

수산물 중 생선은 나라마다 좋아하는 생선이 각기 다르다. 중국인들은 잉어, 일본인들은 돔, 미국인들은 연어, 프랑스인들은 넙치, 덴마크인들은 대구, 아프리카인들은 메기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은 조기(助氣)다. 조기는 기운을 북돋워 주는 효험이 있어 ‘조기(助氣)’라고 한다. 예부터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고기다. 

전 세계에 약 162종, 우리나라 연해에는 11종이 분포한다. 참조기, 보구치, 부세, 흑구어, 물강다리, 강다리, 세레니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 황색을 띠어 황조기라고도 하는 참조기는 맛이 매우 독특하다. 조기의 본명은 석수어(石首魚)로 머릿속에 돌 같은 이석(耳石)이 두 개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중국에서는 황화어(黃花魚)또는 석두어(石頭魚)라고 한다.

‘돔’은 우리나라나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물고기다. ‘돔’자 항렬 물고기가 많다. 참돔,감성돔,자리돔,돌돔,범돔,줄도화돔 등이다.  여기서 ‘돔’은 가시지느러미를 의미한다. 그러니 ‘돔’자 항렬을 쓰는 물고기는 가시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들 어종은 회유성 어종이다 보니 잡지 않아도 계절이 바뀌면 다른 곳으로 떠난다.  

도미과에 속하는 어류들은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최고의 어종으로 대접받는다. 회나 찜 등 입맛을 돋우는 요리용으로도 그러하지만, 수명이 길어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비는 회갑연에는 반드시 올려야 했으며, 일부일처를 유지하는 어류라 결혼잔칫상에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식문화의 차이로 그다지 인기가 없다. 서양인들은 구이용으로 적합한 조피볼락 같은 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인들은 돔을 먹이나 축내는 물고기로 폄하하여 ‘식충어’라 부르고 미국인들은 ‘낚시하기에는 재미있는 고기’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명태(明太)’는 이름이 참 다양하다.명태,생태,동태,황태,노가리,북어등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을 가진 고기도 드물 것이다. 명태의 유래는 옛날 조선시대에 함경북도 명천(明川)이라는 지방에 성(姓)이 태(太)씨 성을 가진 어부가 잡은 고기라 해서 명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명태는 지방, 크기, 시기, 어획 방법 등등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가장 흔하게 불리는 다른 이름(異名)은 북어(北魚)이다. 명태는 한자로 명태(明太)라고 쓴다.

‘젓갈’의 기원은 음식의 발효역사와 깊은 연관을 지닌다. 음식을 발효시키는 것은 인도, 베트남, 타이 등 더운 지방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지역의 무더운 기후로 인해서 채집, 수렵 등을 통해 얻어진 음식 중 남은 것은 쉽게 상하여 버려졌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그 상한 듯 보이는 음식이 자연적으로 발효가 되어, 새로운 맛을 지닌 음식이 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농업 지역에서는 콩을 이용한 발효 음식이 발전하였고, 어업 지역에서는 해산물을 이용한 발효 식품이 점차 나타나게 되었다. 

최근 가정 식탁에 빠지지 않는 ‘김’은 해태(海苔)라고도 한다. 바다의 암초에 이끼처럼 붙어서 자란다. 1650년 전라도 영암출신 ‘김여익’이 광양지방에서 김 양식에 성공하여 당시 임금이던 인조에게 진상하였으나, 이 바다풀을 마땅히 부를 이름이 없어 ‘김여익’의 성(姓)인 “김”이라 부르라 하여, 지금도 김이라 불리고 있고 일본보다는 60여년이 앞섰다고 한다.

‘미역’이라는 이름은 삼국사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고구려시대에는 ‘물’을 ‘매(買)’로 대응해 썼으며, 모양새가 여뀌의 잎과 비슷하다고 해서 ‘매역(물여뀌)’으로 쓰다가 ‘미역으로 변천된 것으로 이런 흔적은 미역의 제주도 사투리가 ‘매역’인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는 군인이며, 탐험가인 영국의 ‘월터 롤리’의 말이 아니더라도 육상자원은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100년 전후로 고갈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에 반해 해저자원은 전 세계가 20~1만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매장돼 있고, 수산자원은 활용방법에 따라서 무한정 가능성 있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현재 21세기는 새로운 의미로 기회의 바다를 뜻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산업은 치어까지 가리지 않고 잡아냈던 무분별한 남획, 여기에 수온 상승으로 바다 환경이 급변하면서 생물 다양성에서 세계 1위라는 우리 바다는 점차 풍요로움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인 일본과 중국은 일찍이 수산분야 신 성장 동력원으로 해외 수산자원 개발에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과 외교력이 부족한 우리 입장에서는 경쟁국의 선점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일본과 중국, 대만 등은 일찍부터 해외 수산 자원 개발에 눈을 돌렸다. 태평양 도서국이나 아프리카 등 어족 자원이 풍부한 만큼 대규모 원조를 하면서 안정적인 어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들 국가가 자원에 대한 권리를 강화하면서 기존에 입어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어선의 혁신 ▲기르는 어업육성을 통한 수산물생산 확대 ▲가공업에 의한 수산물의 고부가 가치화 ▲신규 수산자원 발굴 등 다각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수산물의 자원화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수산자원의 개발을 위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조성호 칼럼니스트  sundaykr@daum.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