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광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미학전공 (박사)
* 중앙일보 중앙선데이, 선데이저널 칼럼니스트
* 한국미술협회 회원
* 원광대학교 박물관 학예사
* 월간 <원광> 禪畵 작가
* 명리학 공부 : 이산 정조일 선생, 효광 한중섭 선생
* 저서 : 『마음을 소유하지 마라』 동남풍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토정비결. 또는 신수점을 보러 사주를 보러 다닌다. 사주는 중국 당나라 때부터 시작된 띠별로 보는 운명을 예측하는 술의 당사주(唐四柱)가 있다. 불과 천 년 전의 운세 보는 비법이다. 한때 필자도 이걸 보고 신기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한시(漢詩)도 당나라를 기준으로 그전의 시를 구시(久詩)라고 하고 그 이후의 한시를 근대시(近代詩)라고 한다. 필자가 사주 공부할 때 우리스승님도 이를 부정을 하지 않았다. “때로 당사주도 잘 맞혀요” 하시면서 내용을 정확히 알고는 있어야 한다고 까지 말씀하셨다. 

그러나 금방외우고 활용하다가 또 안 써먹으면 그냥 잊어지는 게 당사주다. 모든 학문도 많이 쓰는 사람이 있어야 그 학문이 꾸준히 발전하듯 말이다.

‘운수대통(運數大通)’이란 말은 어디서 나온 말일까. 그것은 사주 명리학에서 나온 것이다. 운이 그 흐름을 타고 크게 통했다는 뜻이다. 운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운이 막혀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재수 없다’라는 말이 바로 운수대통하고 극 지점에 선다.

누구나 운이 통하기를 원한다. 어릴 때 딱지치기 하면서도 “엄마! 나, 오늘 운수 대통했어, 딱지 봐봐! 이렇게 많이 땃잖아.”하면서 자랑하면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목적하는 소원성취를 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가는 길은 크게 통하길 바란다. 바닷길도 크게 통하는 진도대교에 가보면 물소리가 웅웅거린다. 그럴 때 자연의 힘은 서로 통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게 된다.

사주 명리학도 천문(天文)과 인문(人文)이 서로 합하여 돌아가는 순리(順理)를 자연한 학문이다. 이것이 나무와 풀로 또는 자연의 재질로 인체건강으로 연구를 할 때 한의학이 되었고, 사람이 태어남과 이후 인생의 희로애락으로 나갈 때는 명리학이 된다. 

명리란 바로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크게 뚫리고 어떻게 막히는가를 가늠하는 미래예측과 과거예측을 겸하는 실용주의적 학문이란 뜻이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좀 낫겠지 하는 마음이 내 운명에 대한 새로운 기대다. 모든 사람의 희망은 바로 이 기대치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살아 있을 때 가능하고 그렇지 못하면, 죽은 것으로 또는 운이 통하지 않는 것으로 사람들은 사념해 왔다.

21세기가 4차 산업사회라고 한다. 거기에는 이제까지 우리가 겪지 못했던 센서나 자동화나 또는 인간 심리를 계기 치로 제어해 그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금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서 알 수 있는 초인간 산업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가까운 지인이 미국 콜롬비아대학 인체전자학부 교수로 있다. 그는 요즘 의학 잡지에 새로운 것을 개발하여 노벨상에 접근하고 있다. 손톱만한 크기의 비닐 속에는 각종보이지 않는 회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것을 인체의 아픈 부위에 스티커처럼 붙이고 휴대전화로 연결하면 멀리 미국에서 그 환자의 현재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바로 원격처방을 내리고 협력병원에서 치료를 한다는 개념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의학 산업인가. 이처럼 인류는 건강과 자기 자신의 신뢰할 수 있는 문명과 과학에 의존하여 무한한 꿈과 현실을 맛보았다.

사주는 그 사람의 운명이 태어난 순간 정해진다는 오랜 학술이고, 이것이 많은 세월동안 경험한 것으로,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신뢰성이 높다. 즉 태어난 날과 달이 인생에 거의 70%를 좌우하고, 나머지는 태어난 時가 그 인생의 황혼을 말하게 된다. 

인간이 불안한 것은 나이 들어 가난하게 살게 되는 최악의 상태이다.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우리는 돈과 씨름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야한다. 어찌 보면 그것도 정해진 운명이기도 하다. 

일찍이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만사분이정(萬事分已定) 부생공자망(浮生空自忙)이라 했다. 이 뜻은 “모든 세상의 삶의 모습은 정해진 것이며, 뜻 없이 스스로 바쁘게 살고 있구나.” 이다. 

인간 삶은 다만 주변상황과 마음 씀에 조금씩 변화가 있을지언정 그 틀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거다. 가끔 신통방통한 사람들은 사주하고 전혀 안 맞는 길을 갔고 또 거기에서 성공했다는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인간사의 모든 것들이 사실 부질없다는 수행을 한 필자로서는 그것도 한 분야의 기쁨이라고 말하고 싶다. 철없이 좋아했던 ‘저 딱지 치는 아이’의 기쁨 같은 것을 우리는 부풀리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운이 흘러가는 것을 ‘운수(運數)’라고 한다. 사주가 아무리 잘 태어났어도 흐르는 바람이 없으면 연을 날리지 못하는 것처럼 또 연이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바람이 없는 날에 연을 띄울 수 없는 것처럼 서로 상보적 관계이다.

운(運)이란 참 묘하다.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운이 통한다는 건 변비에 걸려 세상이 노랗게 보일 때 그것이 뚫어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운이 안 통할 때는 자신의 그 상황을 빨리 알고 적응해야 한다. 소위 잠룡(潛龍)이다. 용은 숨어있을 때 그 꿈을 키우고 승천을 할 때 그 멋이 있고 하늘로 올라갔을 때는 진실로 용으로써 대접을 받는다.

명리이론가 본산 정은광 박사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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