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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8탄〕요양병원과 요양원은 건강보험재정을 낭비하는 물먹는 하마인가?국내 병․의원 등 의료현장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8탄
"집에서 노부모 돌보기 힘들어 치료가 필요 없는 노인환자 요양병원에 누워있다"

노인인구비율이 높아지면 인구고령화로 의료비, 연금, 사회복지서비스비용 등 사회경제적인 비용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로써 국가는 복지비지출과다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회적 노인부양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5년에는 생산가능 인구의 8.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였으나, 2020년에는 4.6명, 2030년 2.8명, 2050년에는 1.4명이 노인 1명을 부담하게 된다고 한다.

본보 선데이저널은 “집에서 노부모 돌보기 힘들어 치료가 필요 없는 노인환자 17만 명이 요양병원에 누워있다.”는 제하로 고령사회의 뒷모습인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입원하고 있는 노인환자들의 실태를 심층취재 했다.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병원 입원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51만2102명 중 장기입원보다는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가 16만8634명(32.9%)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지난해 말 요양원에 입소 중인 14만1655명 중 치료 등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는 4만3063명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수치분석은 서울대학교 김홍수 교수가 '한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서비스제공 실태' 연구에서 의료서비스가 필요한데도 요양원에 입소한 경우를 전체의 30.4%로 추정한 것을 대입한 결과이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17만 명은 치료보다는 돌봄 서비스 위주의 비용이 절반가량인 요양원으로 이동 조치가 필요하며, 요양원에 입소하고 있는 4만 명은 지금 당장 치료 등 의료서비스가 필요해 요양병원으로 이동하는 등 환자 21만 명의 대이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기현상은 왜 빚어지고 있는 것일까.

우선 맞벌이 부부증가와 핵가족으로 치매노부모를 집에서 돌보기 힘든 것이 요양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의료전문가는 "자녀들이 간병비 부담이 있더라도 의사가 있는 요양병원으로 부모를 입원시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때문에 요양등급을 받고도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7만 명이나 된다.

경증치매나 신체기능장애로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해 요양병원을 '정류장' 삼아 대기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경증치매로 앓고 있는 정모(85)씨는 6개월간 요양병원에 입원한 뒤 3등급을 받고 요양원에 입소했다. 정씨의 아들은 "요양병원에서 월 120만원을 냈으나, 요양원에선 월 55만원을 내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 요양병원 입원 환자 평가해 요양원으로 이동 조치해야

전문가들은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혼선을 정리하려면 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을 평가하는 기준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전문가는 "요양병원의 입원 환자 중에서 의료적 처치가 꼭 필요한 사람들도 있으므로 이들을 선별할 수 있는 기준과 제도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원이 꼭 필요한 경우를 골라낼 구체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의료전문가는 "장기 입원을 막기 위해선 본인부담금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요양병원 입원자 중 6개월 이상 장기입원 자가 전체 입원 자 5명 중 한 명꼴로 무려 11만 명이나 된다. 일본은 90일 이상(다른 병원 포함 6개월) 입원하면 치료가 필요 없는 '사회적 입원' 환자로 간주해 비용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또 요양원 입소자 중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은 병원에 입원해 제대로 치료받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입원하면 치료비와 간병비 등 경제적 이유 등으로 병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요양병원 쪽에서는 정부가 간병비를 지원하면 요양병원으로 옮겨올 환자가 많을 것이라고 말한다. 의료전문가는 "우선은 요양원 촉탁 의사를 늘리는 등 요양원의 의료서비스를 보강해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돌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에 중증환자부터 집에 있어도 될 환자까지 뒤섞여 건강보험재정 낭비

요양병원 병동에 중증환자부터 집에서 지내도 될 만한 경증환자까지 뒤섞여 있다. 치료성격이나 난이도가 다른 환자들이 함께 있으니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 때문에 노인환자가 더 늘어나기 전에 일본처럼 요양·의료서비스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사회를 우리보다 앞서 겪는 일본은 노인대상 요양‧의료서비스를 세분화해 환자상태에 맞게 제공하고 있다. 질병의 급성기, 재활기, 회복기, 유지기 등에 맞추어 요양병원, 요양원, 보건시설(집과 병원의 중간 형태인 준의료시설), 재가서비스 등 기능이 다른 의료시설을 한곳에 모아 운영하는 지역 포괄 케어시스템이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질병상태에 따라 이곳저곳 헤매며 여러 기관을 돌아다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 뇌졸중이 생겼을 때, 급성기에는 먼저 종합병원에서 치료받는다. 이후 생명에 지장이 없을 상태가 되면 노인병원의 재활병동으로 옮겨간다. 여기서 운동과 언어기능이 일정 수준 회복되면 노인병원의 요양병동이나 요양원의 간호병동으로 옮겨간다. 

나중에 만성기 상태가 되면 치료보다는 관리를 맡는 보건시설의 케어병동으로 가거나, 집에서 방문간호를 받는 재가서비스를 받는다. 이를 위해 노인 병원과 요양원, 너싱 홈, 소규모 치매병동 등 다양한 의료시설을 한 지역에 집중해 요양·의료지역 포괄복합체를 구성하고 있다.

단순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재가 돌봄이 불가능해서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할 노인의 경우는 일본의 보건시설 같은 '건강병동'을 만들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최소한의 의료 인력을 두고 저렴한 비용으로 환자들이 있을 수 있도록 하면 된다. 현재 구조에서는 이런 환자들이 모두다 병원 입원환자로 지내며 건강보험재정을 쓰고 있다.

요양병원 내에서 환자 중증도에 따라 병동기능과 의료수가를 차등 화하는 병동 변동제 도입이 시급하다. 그렇게 되면 병상이 비어 있는 지방의 급성기 중소병원들도 재활이나 요양병동에 참여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취재팀  sundaykr@daum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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