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역에서’를 부른 트로트가수 진성이 림프종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수 진성은 지난해 10월 중순경 목뒤 쪽에 혹이 생겼다. 그는 걱정이 돼 종합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지만, 종양이 아니라 낭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암이 아니라는 말에 처음엔 안심했다. 그러나 그 안심도 잠시였다. 1~2주에 걸쳐 목뒤에 혹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불안해 다시 조직검사를 받았다. 여전히 암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수술적인 방법으로 혹의 조직을 크게 떼어내 조사를 한 결과, 낭종이 아니라 암이었다. 한마디로 그에겐 천청벽력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무대에 올라 가수활동을 해온 진성을 병실 침대에 눕힌 암은 희귀종 ‘림프종 혈액암’이었다. 그는 다발성 혈액암은 위험한 암이지만, 다행히도 그에게 발병한 암은 목 쪽 한군데에만 두드러졌다. 거기다 천우신조로 전이가 안 돼 천만다행이었다. 

매년 12월 연말이면 가수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바쁜 스케줄로 정신없이 뛰어야 하는 시기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면 건강한 몸도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을 정도다. 그런 상황에 암으로 몸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 가수 진성은 그렇게 삶과 죽음사이를 오갔다. 거기다가 업친데 덥친격으로 심장병이 도져 3일간 중환자실에서 신세를 지며 그렇게 위기를 하나씩 돌파해 나갔다. 하나, 지난해 12월 말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심장병으로 인해 수술시 마취를 할 수 없었다. 

그는 심장병을 앓고 있어 마취를 하면 심장이 막힐 위험이 있어 마취 없이 수술을 해야 했다. 생살을 째는 수술을 그냥 했다. 하루라도 빨리 나아서 가수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으로 고통스러운 수술을 버텼다. 

그렇게 수술은 힘들게 버텼으나, 마취 없이 골수를 채취할 때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여전히 마취 없이 몸에 호수를 꽂고 수술을 했다. 수술 후 그의 몸무게는 70㎏ 후반 대이던 것이 54㎏으로 줄었다.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머리털이 빠져서 최근엔 아예 빡빡 깎아버렸다. 현재까지 4차례의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생긴 당뇨병으로 인해 배에 인슐린 주사를 달고 산다. 가수 진성은 다행히 경과가 좋다. 그가 가수로의 복귀에 대한 강한의지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는 5월쯤 항암치료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한다.

가수 진성을 오늘의 스타덤에 오르게 한 트로트 ‘안동역에서’는 오는 4월 24일로 취입 4주년을 맞는다. 가수 진성이 ‘안동역에서’라는 노래를 만난 것은 무명의 긴 터널 속에서 그를 빠져 나오게 했다. 

그는 ‘땡벌’과 ‘남자라는 이유로’의 작사가 김병걸 씨의 요청으로 안동가요모음집에 있던 이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가수 나훈아 씨의 ‘어매’를 작곡한 정경천 씨가 2013년 편곡을 해서 가수 진성의 노래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서 2005년 ‘태클을 걸지 마’로 무명 탈출의 서막이 열렸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는 살려고 해도 살길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가수 진성의 무명시절은 기구한 운명으로부터 출발했다. 3살 때 집나간 부모님 탓에 동냥젖으로 컸고, 7~8살 때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으며 성장했다. 10대부터는 유랑극단을 쫓아다녔다. 다행히 ‘트로트 신동’이란 소리를 들어 노래를 부를 기회는 적지 않았다. 

가수 진성은 본명이 진성철로, 1960년생으로 올해 58세이다. 그는 불혹이 훌쩍 넘어서 가수란 이름을 붙일 수 있었고, 쉰이 넘어서야 ‘인생 노래’를 만났지만 암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그러나 가수 진성은 억울하고, 불안하지만 꼭 다시 일어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안동지역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국민애창곡 ‘안동역에서’는 8년 전에 발표한 노래가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전국노래방 애창곡 1위를 휩쓸며, 앨범 1,000만장 이상을 판매한 명실상부한 트로트가수 진성으로 명성을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1977년 님의 등불로 가요계에 데뷔 30여년의 무명시절을 보내다가 2012년 ‘안동역에서’노래가 히트하면서 신웅, 김용림, 김난영과 함께 트로트메들리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가수로 알려졌다.

● ‘안동역에서’ 노래가사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소리 끊어진 밤에​

어차피 지워야할 사랑은 꿈이었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그는 가정불화로 어린나이에 부모님과 헤어져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다. 가수 진성은 유명한 가수가 되면 부모님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수를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빠른 쾌유를 통해 하루빨리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무대에서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선데이저널  sundaykr@daum.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