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바닷가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에 초고층 주상복합시설을 지어 부산의 랜드 마크를 하려던 엘시티사업은 부지용도 변경, 고도완화 특혜, 환경영향평가도 받지 않고, 교통영향평가를 약식으로 해주었는가 하면, 부산시는 수백억 원의 시민혈세를 들여 인근에 도로를 넓혀주고 공원을 조성해 주기로 했다. 

엘시티사업추진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특혜의혹이 제기됐지만, 부산시는 그동안 “법을 위반하지 않았고 특혜를 해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수사결과 사기‧횡령과 정치자금법위반 및 금품수수 등 각종 범죄로 정계‧관계‧재계‧언론계는 물론 법조계, 상공계 등 연루된 인물만 해도 무려 24명에 달해 한마디로 비리종합선물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비리수사가 7개월 만에 사실상 마무리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영복 회장에 대해 뇌물공여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엘시티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이 24명을 기소하는 내용의 중간수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 짓고 재판일정만 남기게 된 건데, 지난 해 2월, 엘시티비리내사를 시작한지 1년, 수사를 시작한지 7개월 만이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3월 7일 오후 2시 반, 6층 회의실에서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엘시티사업 비리와 관련해 12명을 구속기소 하고, 12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3명을 기소 중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회삿돈 705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말 1차로 기소했던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67) 회장을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영복 회장은 현기환 前청와대 정무수석, 배덕광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원, 정기룡 전 부산시 경제특보 등 유력인사들에게 엘시티 관련 청탁과 함께 5억3천200만원을 건넨 혐의다. 
 
검찰은 엘시티 시행사 자금 횡령‧사기혐의와 관련해 이영복 회장과 엘시티 시행사 대표 박모(53) 씨 등 4명을 구속기소 하고, 거짓 컨설팅 용역발주 등으로 회삿돈을 빼돌리는 데 관여한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엘시티사업관련 편의제공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부산 정‧관계와 금융계인사 등 5명이 구속기소 됐고 6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현기환 前수석, 배덕광 의원, 정기룡 前특보, 허남식 前부산시장의 '비선 참모' 이모(67), 서병수 부산시장의 최측근 김모(65) 씨 등 5명이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수억 원대 금품을 받았다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비선 참모 이 씨를 통해 엘시티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허남식 前부산시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이장호 前BS금융지주회장은 엘시티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중국 유명 서예가의 작품(1천200만원 상당)과 상품권 250만원 어치를 받고 부인을 건설업자가 운영하는 회사직원인 것처럼 꾸며 급여명목으로 3천72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부산지역 모 일간지 사장 C 씨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엘시티 시행사로부터 광고‧협찬 비 5천여만 원을 받고 엘시티 법인카드로 100여만 원을 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배덕광 의원의 수행비서는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배덕광 의원에게 부정한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광고업체 운영자와 세무사출신 변호사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소환에 불응하고 달아난 엘시티 이영복 회장의 도피를 도운 5명이 재판에 넘겨졌으며 달아난 3명은 기소 중지됐다. 이날 검찰 브리핑에선 엘시티비리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비리 의혹에 대해선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현기환 前 청와대 정무수석이 '헌 수표' 50억 원을 엘시티 이영복 회장에게 빌려주고 거액을 이자로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현기환 前정무수석이 묵비권을 행사해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종범 前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에서 발견된 '해운대 LCT fund POSCO' '중국 ×, 하나은행 김○○' 메모를 두고 "엘시티 이영복 회장이 안 前수석을 통해 김○○에게 엘시티 PF에 하나은행을 참여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안 前수석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검찰 측은 설명했다. 

검찰은 또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단일 사업장인 엘시티에 투자이민제를 적용해 준 배경과 시공사와 PF관련 안종범 前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메모에 대한 의혹, 엘시티 43가구 특혜분양 의혹 등에 대해서도 명쾌한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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