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국토면적 377,915㎢로 세계 62위다. 인구는 약1억2천6백만 명으로 세계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녹록치 않은 땅과 인구에도 불구하고 2조8000억 달러의 대외순자산은 세계 1위다. 거기다 2조26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는 세계 2위, 7000억 달러의 GDP는 세계 3위, 여기에 3대 국제결제통화에 속하는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이처럼 세계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한 일본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피로감이 역력해 보인다. 무엇보다 일본하면 떠오르던 장수국가의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되는 모습이다. 이미 초 고령사회에 진입한 인구구조가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그렇다.

■ 일본의 노후생활 붕괴 “빈곤노인 양산”

현재 일본 고령사회를 함축하는 신조어는 “하류노인”이다. 일본 아마존의 ‘고령화 사회’카테고리에 2015년 출간된 후 1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켜낸 “하류노인: 1억 노후 붕괴의 충격, 후지타 다카노리(아사히신문출판사)”이 그 출발로 전해진다.

사회운동가로 알려진 저자 후지타 다카노리는 책을 통해 ‘생활보호대상 노인 혹은 생활보호대상자 기준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노인’을 하류노인으로 정의 내렸다. 다시 말해 노후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경제적으로 궁핍하거나 앞으로 궁핍하게 될 처지의 고령층을 가리킨다. 

그리고 향후 90%이상의 일본 노인층이 하류노인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을 내놓기도 했는데, 그 근거로 모아둔 노후자금이 없거나, 현재 수입원이 부족하거나, 지병을 앓고 있거나, 자식농사에 실패했거나, 안정적 노후를 위협하는 기타 등등의 위험인자를 지닌 고령층을 언급했다. 물론 이러한 노후생활 붕괴의 파장은 비단 개인문제를 떠나 사회적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말이다. 

■ 일본판 빈곤노인 “개인의 문제인가?” 

과거 일본정부는 낮은 비용으로 높은 요양을 보장하는 세계적 수준의 사회복지시스템을 마련했다. 모든 것은 화수분 같던 경제발전이 버팀목이었다. 허나 예측을 뛰어넘는 급격한 고령화 진행 속도 앞에 시스템은 속수무책이었다. 지금도 노인복지에 힘쓰는 정부라는 평가를 받곤 하지만 600만 독거노인, 고령 노숙자 증가 등등 사회 곳곳에 안전망이 절실해 보인다. 

다음에 이어지는 노인범죄율 조사 결과는 일본이 대면한 초고령 사회 그늘의 단편에 지나지 않는다. 2015년 일본의 소비자연구기관 ‘커스텀 프로덕츠 리서치(CPR)’는 절도를 비롯한 경범죄의 35%가 60세 이상에게서 발생한다고 전했다. 60세 이상 전과자 가운데 비슷한 범행을 6차례 이상 저지른 재범 비율도 40%나 됐다. 또한 6차례 이상 재범을 한 60세 이상 재소자는 1991년부터 2013년 사이 460%나 증가했다. 

이처럼 60세 이상 경범죄 복역수가 출소 후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로는 모든 게 무료)인 교도소 생활이 꼽힌다. 비록 안락하진 못하더라도 재소기간 동안만큼은 기본적 의식주부터 건강관리까지 교도소가 책임져주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교도소는 수감자 한 명 당 연간 420만 엔의 유지관리 비용을 지출한다. 이는 일본 독거노인의 기초연금인 연간 78만 엔보다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사실상 경제적으로 힘겨운 기초연금생활을 유지하느니 경범죄를 통해 교도소 생활을 택하는 노인들이 계속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노후준비는 개인의 과오로 치부되기 쉽습니다. 지금껏 설명한 일본판 하류노인 역시 “곤궁한 노후는 성실하지 못했던 자신의 소싯적 습관이 관여한 패인”정도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어느 정도 타당성은 띄는 부분이다.  

다만 빈곤층으로 전락한 일본판 하류노인들의 대다수가 경제 활황기를 겪은 단카이 세대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개인적 문제로만 국한시키긴 힘들어 보인다. 단카이 세대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49년 사이 일본에서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를 일컫는다. 둥근 덩어리라는 뜻의 단카이(團塊)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기 시절 생산력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 세대이다. 1976년 사카이야 다이치의 “단카이의 세대”라는 소설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일본 내 하류노인이 계속해 양산되는 노후붕괴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거론된다. 다시 말해 경제 부흥기에 사놓았던 부동산이 되려 노후생활에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실제 일본은 미국과 글로벌 경제패권을 다툴 만큼 왕성한 경제활동을 펼쳤고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한 전력도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란 별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한 부동산 시장 쇠락은 결국 단카이 세대의 노후 파산을 불러왔다. 아울러 일본이 공공연히 자랑하던 1억 중산층의 본격적인 은퇴마저 겹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 고령사회를 준비하는 한국 "위기 수준은?"

한국경제는 일본이 마주한 초 고령사회 부작용을 “강 건너 불구경”마냥 대할 수 없는 처지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의하면 2050년 한국의 노인 인구비율이 35.9%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는 1위인 일본(40.1%)과도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그럼 우리의 고령화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먼저 통계청이 발표한 “2016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국내 노인인구는 656만 명이다. 10년 전보다 220만 명 늘어났으며, 전체 인구 가운데 노인 비중 역시 2000년 7.3%에서 2015년 13.2%까지 높아졌다.  

이러한 추세라면 10년 뒤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1000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는 2025년 우리나라 노인인구를 1051만 명으로 예상했다. 이어 2035년에는 1518만 명, 2045년에는 1818만 명, 2055년에는 1857만 명, 2065년에는 1827만 명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그러나 노후준비 수준은 현재도, 미래도 기대 이하이다. 2015년 OECD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8.6%(평균 12.1%)로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서 노인빈곤율이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전체 가구 중위소득의 50% 미만 소득으로 생계를 꾸리는 노인 비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노인 가운데 절반은 경제적으로 빠듯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같은 노인빈곤율은 고스란히 노인자살률을 관통하는 모양새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5.5명(2014년 기준)으로 전체 자살률보다 2배 이상 높고 OECD 국가 중에서도 1위다. 

게다가 고령층에 대한 사회적 부양 의무를 짊어진 세대는 갈수록 야위어만 간다.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고용 없는 성장”, 세계 제일의 “저 출산 국가”, 노력해도 이루지 못하는 “숟가락 계급론”, 대출 없이 불가능한 “내 집 마련” 등등은 경제 원동력인 젊은 세대의 행복감을 날로 저해시키고 있다. 

■ “빈곤노인”이 제시한 고령사회 대응책 

“하류노인” 책의 저자인 다카노리는 일본 고령층의 빈곤한 하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줌과 동시에 8가지 관점에서 사회의 모순을 비판한다. 불완전한 연금 시스템, 물가상승 국면, 의료난민 증가, 미흡한 사회보장제도, 고령층 주거 불균형, 무성의한 정부 복지, 방치된 독거노인, 열악한 노동시장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점을 해소하기 위한 범사회적 차원의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개인적 차원의 노후 안전장치 설계도 철저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예컨대 유사시 필요한 사회보장제도나 질병 요양에 대한 정보 습득, 치밀한 노후자금 마련 계획, 지역사회 단체 활동 통한 유대관계 향상 등이 있다.  

특히, 저자 다카노리가 고심한 대응 방안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을 꼽아보자면 “하류노인을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개선” 촉구다. 즉 가난을 자기 책임으로 떠넘기는 대중의 시선이 도리어 고령층의 빈곤을 가속화시키므로 그들을 향한 차별과 비난을 멈추자는 의미다. 하류노인을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에 따른 절대적 빈곤의 결과물로 바꿔보려는 작가의 사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끝으로 저자 다카노리가 하류노인을 통해 바라본 연금, 주거, 일자리, 복지 등의 문제점. 어디서 많이 듣던 내용들이다. 사실 일본이라 구분했을 뿐 “한국”이라고 명시해도 무색할 만큼 우리사회가 앞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구조적 원인과 똑같아 보인다.  

이는 우리사회가 일본판 하류노인의 현실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누차 강조했듯 우리 역시 고령화 사회 문턱에 첫발을 내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가는 세월은 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 한국도 더 이상 늦지 않도록 철저한 개인의 노후 준비, 사회 제도적인 대책을 통해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때이다. 지금은 대선정국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대선주자들이 이제는 노인빈곤 문제에 대한 정책을 내놓을 때이다.

2015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56만9082명으로, 혼자 생활하며 스스로 벌어야 하는 홀몸노인은 122만3169명으로 대략 전체 노인 5명 중 1명꼴이다. 이 가운데 남성은 29만8056명인 반면, 여성은 92만5113명으로 여성 노인이 남성의 3배가 넘었다. 차이는 고령으로 갈수록 더 벌어져 80대 이상에서는 26만1381명 대 5만1286명으로 5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들 다수가 취약계층에 속한다는 점이다. 2016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홀몸노인 중 33만7475명이 기초생활수급자였다. 특히 이 중 여성이 24만4986명으로 전체의 72.6%에 이르렀다. 85세 이상 초 고령층에서는 더욱 늘어 기초생활수급자가 2012년 3만9807명에서 2016년 4만8898명으로 4년 만에 22.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40대가 노후준비를 할 때 꼭 알아야 할 3가지 주의사항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의하면, 부부기준으로 생활에 필요한 최소 노후 생활비는 130만원, 적정 생활비는 184만원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신입사원 때부터 노후를 준비하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가 않다. 

취업-결혼-출산-집 장만 등으로 이어지는 지출의 순환 고리 때문에, 노후는커녕 저축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최소한 40대부터는 은퇴 후의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 은퇴 후의 삶이 예전에 비해 15년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후 준비'에 맞춘 재테크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1.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삶을 살지 미리 정해야 합니다. 은퇴 전에 했던 직업의 전문성을 살려 강사나, 멘토로도 활동할 수 있다. 또는 이루지 못했던 것에 대해 도전하는 제2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일을 해도 되고, 휴식을 취해도 됩니다. 다만, 일을 한다면 생계유지가 1순위가 아닌 나 자신의 행복이나, 즐거움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벌 것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다. 오히려 40대는 은퇴 후의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기에는 아주 좋은 시점이다. 
  
2. 평생 월급 받는 은퇴설계 구조파악하기 

40대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대 연금을 전부 보장받는 첫 세대이다. 거기에 여유 있는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즉시연금, ELS인컴변액보험, 주택연금 등을 통해 고려해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은퇴 시점인 60세 초반을 기준으로, 활용 가능한 방법을 파악하고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 본격적인 노후 준비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3. 노후대비용 보험가입하기 

많은 보험들이 가입 연령에 따라 보험비를 달리 측정하며 보장되는 내용을 제한하기도한다. 수명이 늘어나고 만성질환이 점차 확대되면서 노후에 지출하는 의료비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경제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노후대비용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비용적인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암보험, 실비보험 등 보장성 보험 가입을 고려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암 발병 위험은 커진다. 60대, 70대는 40대의 3배 정도로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보장기간이 충분하고 암 진단 및 치료비와 기본적인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 놓는 것이 좋다. 나의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서 미리 나만의 노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특별취재팀  sundaykr@daum.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