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온 박근혜 前대통령은 지금 곤욕을 치루고 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현실이 되었다. 사람들은 보수냐 진보냐 하다가, 이제는 우익이냐 좌익이냐 하다가, 전라도냐 경상도냐 하다가, 이제는 태극기냐 촛불이냐, 로 국민의 성향을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그 중심에는 박근혜 前대통령이 있다. 민간인 신분이 된 '박근혜' 前대통령의 사주는 사주쟁이라고 하면 다 한번은 볼 성 싶은 임인(壬寅) 일주(日柱)다. ‘임인(壬寅)’이라 하면 '큰 강변에 나무'이고 나무가 서있을 곳이 못되지만 나름 서있고자 하는 욕망을 꺾지 못하는 사주다.

왜냐하면 식신(食神)이 관(官)을 치기 때문이다. 관극식(官剋食)이란 공식이 박근혜 前대통령의 사주다. 그렇기 때문에 관(官)을 우습게 보는 습성(習性)도 있고, 자기 아버지가 비록 비명 했지만 그것을 은연중에 배운 것도 사실이다. 

‘사실 믿는 사람만 믿는다’해서 김기춘 청와대 前비서실장도 끝까지 바꾸지 않았다. 김기춘 前비서실장은 유명한 사람이다. 유신정권시절 30대에 독일에 법을 연구하러 유학까지 한 사람이다. 거기서 독일의 바이마르헌법을 공부하고, 국내에 귀국해서 유신헌법을 초안했으나, 자신의 이름을 내지 않고 서울대 교수의 이름으로 유신헌법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박근혜 前대통령은 왜 "한사람만 믿게 되었는가?" 그 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비밀이 세어나가고 또 한 번 세어나가면 국가의 위신은 물론 또 자신의 권력이 누수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기도 뭐 한자리 차지하고 싶은 사람들인 일명 일등공신들을 무시한 지난 4년의 세월은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정치의 맛과 희망을 접으라고 강요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그들에게는 정치의 생명인 희망이 끊어진 것이나 다름이 아니었다.

박근혜 前대통령은 처음부터 통합정치를 해야 했다. 여러 사람을 등용하고 저녁이면 시도지사들과 장관 그리고 하다못해 필자와 같은 뜨내기까지 불러 칼국수든 뭐든 먹어 가면서 적군을 괴멸시키고 아군을 만들었어야 했다. 하다못해 전교조간부나 민노총간부까지 청와대로 부르거나 또는 울산현대자동차 민노총본부에 가서 그들과 차라도 마시고 그렇게 자신을 변화시켰어야 했다.

그래서 세상이야기와 정보를 나누고 그렇게 대통령으로써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으로써 친근함을 보였어야 했다. 그렇게 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여성대통령으로서 음양의 음은 모든 양을 흡수하기에 결국 양은 스스로 사라지고 조용해진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그녀는 알아서 자료를 보내면 자신이 명령만 내리면 되는 청나라의 황제처럼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가 등을 돌린 김무성 의원, 그는 새누리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 그리고 유승민 의원은 그녀의 핵심참모였다. 이 두 사람을 누가 버려도 자신이 감싸고 한솥밥을 챙겼어야 했다. 그런데 아군 없는 청와대는 사실 언제 적군이 침입해도 괜찮다는 뜻이 되고 말았다. 하다못해 김종필 前총리라도 만났어야 하고, 가솔도 가끔 청와대로 초청해서 밥도 먹고 그랬어야 했다.

그러나 박근혜 前대통령의 임인(壬寅) 일주(日柱)는 큰 생각과 뜻이 크지만, 무엇이든 공적을 다투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득한 사람이다. 그리고 숨기는 것이 많고 말을 한부로 하지 않는다. 탄핵이 시작되어 직무정지가 되었을 때, 박근혜 前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한가롭게 개와 놀 때가 아니었다.

다시 김무성, 유승민, 이재오 그밖에 섭섭했던 모든 사람들을 만나서 내가 참 미안하다. 그리고 이 나라를 걱정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노라고, 솔직하게 사과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시인을 하고, 기자들도 섭섭하지만 나를 잘 봐달라고 그렇게 했어야 했다.

그런데 변호인단의 눈치만 보고 탄핵의 마지막 남은 일정까지 설마 니들이 나를 어떻게 하겠어하고 버틴 것이다. 세상의 인심은 스스로 볼 줄 모른다면 그때는 이미 기울어진 배가 된다. 세월호사건 때도 그 시간에 내가 어떻게 하루를 보냈다고 다 물어 봐라하고, 기자회견을 했으면 국회에서 탄핵소추까지 세월호의 빌미를 낼 필요가 없었다.

지금까지 박근혜 前대통령이 걸어온 행적은 소위 자업자득이다. 예리할 때는 빨리 결정을 해야 하는데, 언젠가는 국민이 나를 알아줄 때가 있을 거야 하고, 스스로를 자위하는 습성이 결국 자신을 올무로 묶게 만들어 버린 형국이 되고 말았다. 

필자가 생각해보면, 인간이 이렇게 어리석을 수도 있고, 이렇게 자존심으로 자기를 묶을 수도 있구나, 그래서 현명하지만 어리석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사람들은 박근혜 前대통령을 지금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박근혜 前대통령을 미워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소통부제라는 것은 고집이 세다는 뜻도 있지만, 한편으로 보면 인간적인 정이 없다는 뜻도 담겨있다.

바다에 떠있는 나무는 사실 항상 불안하다. 착근을 하지 못한 나무는 어디에도 마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버드나무가지와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근혜 前대통령의 사주가 말해주듯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이고 가장 험난하며 가장 초라한 삶의 꼭짓점에 와 있음을 알게 한다.

이럴 때 무슨 위로나 묘방이 나온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차라리 당해 버리면 된다. 죽을 자리에선 차라리 죽는 시늉을 하는 게 비법이다. 인간적인 착함과 삶에서 이뤄진 트라우마를 국민들이 모르는 게 아니다. 차라리 이젠 나를 죽이고 감옥에 넣어라, 그리고 한없이 나를 욕해라, 그렇게 바닥을 쳐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어설프게 동정심으로 나서지 말고 대차게 자신을 학대하면, 국민들은 스스로 그의 진정성이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이럴 때 어떤 말로 위로를 받기보다 그를 신뢰했던 다수의 국민들에게 자신이 ‘미안하다’라고 이렇게 말하고 법은 법대로 인간은 인간대로 다시 새싹을 기를 수밖에 없다.

청산첩첩 미타굴(靑山疊疊 彌陀窟)이요 창해 망망 적멸궁(滄海 茫茫 寂滅宮)이라. 첩첩한 청산은 아미타불이 계신 곳이요, 아득한 푸른바다는 적멸궁이로구나, 한마디로 세속의 간신과 늑대가 우글거리고, 푸른 바다에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 없고, 조용하고 사려 깊은 적적한 집한 채가 남아 있을 뿐이다.

정치는 도둑과 패거리가 하는 것이지 신선들이 이상적인 꿈을 꾸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후인들은 이 기회에 알았으면 한다. 정사정政, 다스릴치治 이 한자의 뜻이 언제 이뤄질지, 세상은 자꾸 변해 가고, 현실은 욕망의 패거리들 앞에 깃발만 나부끼고 있는 형국이라 한숨만 나올 뿐이다. 

칼럼니스트 명리이론가 본산 정은광 박사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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