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의약품 리베이트와의 단절을 선언한 모습

의료계가 의약품 처방을 둘러싼 고질적 병패인 불법리베이트와 관련한 사건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의료계 리베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부산검찰이 11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잇달아 압수수색 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조용한)는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은 동아제약 리베이트와 관련해 이뤄졌다.
 
검찰은 동아제약 리베이트와 관련해 복지부에 약값인하 절차과정, 실거래가 관련자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지청 관계자는 "압수수색자료와 파견인력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부산지검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동아제약 본사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전문의약품 제조사인 동아ST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동아제약은 리베이트를 받은 양쪽을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 2010년 11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의약 비리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의사들에게 강의료를 주는 것으로 꾸며 국내 병·의원에 3400여 회에 걸쳐 44억 원 상당의 '지능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동아제약에 대해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는 그동안 ‘의약품 불법리베이트에 관한 의료계입장발표’를 통해  “리베이트는 의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게 하는 행위”라며 “특정한 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의사 개인이 직‧간접적으로 제공받는 금품이나 향응을 부당한 의약품 리베이트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단절을 선언한다”고 천명해왔다.

의약품을 선택하는 것은 의사의 권리지만, 의약품의 선택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은 의사의 권리가 아니다. 의료계가 그동안 자체적인 윤리규정을 마련해 내부단속을 강화한다고 말만해놓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어 이 같은 불법리베이트 관련 사건이 끊임없 터져 나온 것이다.
 

아울러 제약사들 역시 향후 의‧약사들에 대한 일체의 불법리베이트 공세를 중단해야 하며, 지속된다면 약가인하뿐 아니라 해당품목의 허가취소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내릴 것을 정부에게 촉구하였는가 하면, 제약협회도 조속한 시일 내에 의약품 불법리베이트 단절을 선언하고 이를 이행함으로써 국민으로 부터 실추된 제약사의 명예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혀왔으며, 이와 함께 리베이트 쌍벌제, 진료수가 등 정책적 개선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고질적 병폐인 ‘의료계 불법리베이트'와 관련한 사건은 근절되지 않고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의협은 “정부는 제약사의 정당한 마케팅과 의사들의 정당한 연구 참여까지 과도하게 금지시켜 모든 의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규정한 리베이트 쌍벌제 모법 및 하위 법령을 조속히 개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특히, 리베이트 쌍벌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악의적인 리베이트 수수행위를 처벌하되, 제약회사들은 정당하게 영업할 수 있도록 하고, 선량한 의사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일은 중지돼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과도한 약제비를 정상수준으로 낮춰 의사들의 진료행위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진료행위에 대한 부적절한 보상을 리베이트를 통해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약제비 비중을 OECD수준으로 조정하고, 진료비 역시 OECD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자신들의 주장은 계속해오면서 불법리베이트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의료계 불법리베이트를 없앴다는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선언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들려올 뿐이다. 리베이트의 근절여부는 정부와 의료계, 제약회사들의 의지에 달려있다. 불법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의료계와 제약업계, 그리고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의‧산‧정협의체를 구성하여, 앞으로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편법이 아닌 정당한 방법으로 진료와 경영에 매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의약품 불법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의료계와 제약업계, 그리고 정부가 함께 참여하여, 근거 없이 높은 약값을 책정하는 불투명한 약가결정과정을 개선하고,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한편, 불법리베이트를 없애는 강력한 방안마련을 통해 앞으로 의료계와 제약업계가 편법이 아닌 정당한 방법으로 진료와 경영에 매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확실한 근절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계의 리베이트 뒷돈 관행과 폐해에 대해 바깥사람들 보다는 소상히 알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소홀하거나 조금이라도 감싸고 들지 않고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척결할 수 있는 문제다.

제약업계의 불법리베이트는 그 부담이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의사들에게 돈뭉치가 뿌려지는 만큼 의약품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고, 환자들이 덤터기를 쓰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의사들이 지금 청진기를 들이대고 진료하는 바로 그 환자에게 추가진료비를 부담시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사들의 양심에 호소해서 해결될 게 아니라면 철저한 단속만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별취재팀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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