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전이 앞으로 7일을 남겨놓고 서서히 끝내기 수순에 들어갔지만 부동표는 줄지 않고 있다.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부동층이 30% 안팎에 이른다. 과거 어느 대선 때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이러한 와중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청구서’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폭탄발언도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지도 미지수다. 거기에다 대선前 긴 연휴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누구든 막판 ‘헛발질’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것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제19대 대선에서 과거 어느 대선과 달리 부동층이 줄지 않는 것은 최선 또는 차선의 선택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제19대 대선이 그렇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30% 정도로 추산되는 보수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당선가능성이 있는 보수후보가 없어서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50대와 영남, 보수층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울산, 양산, 김해, 부산, 서울로 이어지는 영남권과 수도권대첩을 통해 보수층이 결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보수층은 그동안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새누리당으로 분열돼 어느 쪽을 선택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었다. 안철수 후보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밀든지, 아니면 기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선거일이 가까워오면서 일단 여론흐름은 안철수 후보 하락과 홍준표 후보 상승으로 요약되고 있다.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4월27~29일까지 3일간 조사한 제19대 대선후보 지지도를 보면 여론흐름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 두 사람이 ‘제로섬게임’을 벌이면서 문재인 후보의 1강 체제가 굳어지는 양상으로 보이고 있다. 급기야 안철수 후보는 중도‧보수결집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김종인 前민주당 비대위원장과 손잡고 대통령임기단축을 포함한 ‘개혁공동정부구상’을 제시했다. 추가카드 얘기도 들린다. 결국 “문재인 후보와 당선을 다툴 사람은 안철수 후보밖에 없지 않느냐”는 ‘대안부재론’이 막판에 먹히면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반면, 거꾸로 보수표가 홍준표 후보로 옮겨가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어 ‘1강 2중’ 구도로 흐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선이후 강한 보수야당이 필요하다”며, 보수가 결집하면 홍준표 후보가 2위로 올라설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나리오는 문재인 후보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그동안 보수층의 표심이 사분오열되었으나, 경선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대통령후보가 결정된 이후 초반에는 관망 자세를 보여 왔던 보수층이 서서히 홍준표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다 5월 계속되는 긴 연휴는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층은 그동안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를 두고 저울질을 하다가 승산이 없다고 판단되면 대거 기권할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근 홍준표 후보로의 보수결집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실례로 홍준표 후보가 유세를 펼친 울산대첩, 부산대첩, 서울대첩 등에서 유세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을 보면 종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간 문재인 후보가 독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5월 9일 제19대 대선前 긴 연휴는 젊은 층의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도 있을 것이며, 그 이외의 변수가 맞물리면 대선 최저투표율(17대 63%)을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승패엔 전체 투표율보다는 세대별, 이념별 투표율이 더 중요하다. 후보별로 지지층을 얼마나 표로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젊은 층과 진보세력은 문재인 후보, 노년층과 보수 세력은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제19대 대선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표심은 마치 바다처럼 보인다.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처럼 보였다가도, 순간 역동적이고 거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에 안정성과 가변성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제19대 대선을 바라본 유권자들의 안정과 변화에 대한 선호는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주로 기득권자들로 그들은 이미 원하는 만큼 얻었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이 위치한 지위나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변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주로 보수층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주로 사회적 약자일 경우가 많다. 자신들은 불리한 위치 즉, 불평등한 조건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하며, 전체적인 체제의 변화를 통한 지위상승이나 부의 축척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 진보층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제19대 대선은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층과 변화를 요구하는 진보층의 프레임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안정과 변화라는 잣대로만 파악하려는 이분법은 위태로워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선택지는 변화를 지향하는가? 안정성과 조정을 높이 평가하는가? 그 선택은 오는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일에 결정될 일이다. 그 몫은 당연히 유권자들이다. 현명한 선택에 나라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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