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산하 17개 공기업의 직계 감독부처의 낙하산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 집단을 국가개조차원에서 칼을 빼들어야 한다. 

해양수산부산하에는 항만시설의 개발과 관리‧운영을 하는 부산항만공사 1개의 시장형과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를 비롯해, 해양환경개선사업 및 해양오염방지활동을 하는 해양환경관리공단 등 4개의 준시장형 공기업이 있다. 

그리고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인 선박검사업무와 관련기술연구 개발을 하는 선박안전기술공사, 해기사 시험 관리와 해양인력의 교육‧훈련을 하는 한국해양연구원, 인공어초, 바다 숲, 바다목장조성‧종묘방류 등을 하는 한국수자원관리공사, 해양과학기술정책 및 해양과학기술을 지원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이 있다.  

기타공공기관으로는 각 항만경비‧보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항보안공사, ㈜부산항보안공사, 항로표지기술협회, 한국해양기술원, 한국어촌어항협회, 한국해양조사협회, 국립해양박물관, 국립해양생물지원관 등이 있다. 

해양수산부산하 이들 공기업들의 기관장 52%, 임원 35%가 해양수산부나 국토해양부에서 넘어온 관료출신으로 채워졌고, 이중 직속감독부처의 낙하산비중은 기관장 80%, 임원 49%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기관인 해양수산부가 주무기관이다. 

철저하게 그들만의 공간속에서 피라미드식 먹이사슬 구조를 형성해 온 폐쇄적 행태를 띠고 있다. 이렇게 공직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봐주기 식 행정문화로 지난 서해훼리호 사고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세월호 참사까지 이어졌다는 게 사회인식이다.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 유착이 우리사회 전반의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하면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큰 재앙을 초래한 만큼, 민‧관 유착을 끊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해피아를 척결하여야 한다. 공직사회가 그동안 폐쇄적인 채용구조 속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부처칸막이 속에서 부처이기주의가 만연하며, 순환보직시스템에 따라서 여러 보직을 거치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관료만 양성하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내려온 소수인맥의 독과점과 유착은 어느 한 부처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부처의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부산항만공사의 경우 비리로 얼룩 진데다, 부실‧방만 경영으로 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된 공기업이다. 거기다 기관장을 비롯한 상당수 임원이 해양수산부 출신으로 나타났다.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며 밥그릇 챙겨주기가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에 대한 개혁방향은 정부와 업계의 유착관계에 따른 비리의 사슬, 폐쇄적 조직 및 인맥구조, 전문성부족 등으로 우선 민‧관간의 은밀한 공생관계와 관련해 썩은 부위를 제대로 도려낼 메스질을 해야 한다. 퇴직공무원의 유관기관 재취업 등에서 비롯된 민‧관 유착은 외부의 적절한 감시와 통제가 어려워 ‘봐주기’식 관행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 

비단 이런 문제는 해양‧수산‧해운분야뿐만 아니라 원전, 문화재, 철도, 에너지, 금융, 교육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공공연히 행해지는 밥그릇 챙겨 주기식의 자리보전 관행으로 이는 분명 개혁대상임에 틀림없는 사실이다. 

관가에서는 인사철만 되면 선배관료들은 후배를 위해 ‘용퇴’하고 후배들은 산하기관에서 선배들이 갈 자리를 알아보거나,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정년 60세는 물론 그 이상까지 보장해 주고 있는 게 오늘의 우리나라 공기업들의 현실이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민‧관 유착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사례였다. 수십 년간 지속돼 온 고질적인 병폐인 민‧관 유착을 뿌리 뽑아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우리사회에 고질적 집단주의가 불러온 비리의 사슬을 완전히 끊어내야 할 것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척결은 공무원임용부터 퇴직까지 공직사회제도 전반을 손보는 방향으로 귀결되어야 할 것이다. 낙하산인사나 유착에 의한 감독소홀, 전관예우 등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개혁이 필요하다. 하지만 썩은 사과만 도려 내야하는데, 사과나무 전체를 뿌리째 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권에서 법과 제도의 틀을 만들어서 추진해야 한다. 공무원이 바로 개혁대상이고, 이른바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가 당사자인데 어떻게 스스로 그들에게 개혁을 맡긴다는 말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무원이 아닌 외부민간전문가들이 개혁방안을 만들고, 들이밀어서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관료사회의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소수의 부처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야 한다. 산하기관조직을 늘려 해수부출신 낙하산인사와 내부잉여인력을 배치한 것은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의 전형이다.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하다.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의 자리 나눠먹기는 비단 해양수산부만의 문제가 아니며, 전면조사를 해서 문제가 됐거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은 속아내야 한다.

각 지방항만공사 임원 대부분이 해양수산부 고위간부출신들로,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 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항만관리에 대한 전문기관은 해양수산부산하 각 지방해양수산청과 각 지방항만공사가 있는데 이 두 기관을 비교하면 관리감독기관인 각 지방해양수산청에는 후배들이 근무하는 기관이고, 각 지방항만공사는 퇴직한 선배들이 고위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두 기관의 이러한 차이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관리감독을 저해하는 임원진의 인사에 있다고 할 것이다. 부산지방항만공사는 이사장과 4명의 상임이사가 있는데 2명의 상임이사는 해양수산부 출신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영평가에서 하위등급을 받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는 평가다. 각 지방항만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매번 해양수산부의 낙하산 인사문제를 지적해도 개선이 되지 않는 이유는 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 퇴직자들을 계속 내려 보내기 때문이다.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산하 공기업들의 임원을 최소한 절반 정도는 내부승진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특히, 관료출신 임원 중 해당 공기업의 직속 감독부처 출신은 배제시켜야 그나마 해양수산청이나 해양수산부의 관리감독권이 제대로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12~2013년 국내 시장·준시장형 공기업 30개사의 기관장과 상임‧비상임 이사, 감사 등의 임원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임원수는 333명이었고, 이중 34.5%인 115명이 관료출신이었다.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비중이 가장 높은 공기업은 울산항만공사로, 임원 10명 중 7명(70%)이 국토해양부, 해양수산부 등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들이었다.

해양수산부 산하인 울산항만공사(6명)와 인천항만공사(4명)가 85.7%와 80.0%로 2~3위였고, 한국마사회(3명, 75%), 한국감정원(5명, 71.4%), 부산항만공사(3명)·한국철도공사(3명)·해양환경관리공단(3명) 등이 60%로 뒤를 이었다. 이들 11개 공기업 중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등 5곳(45%)은 세월호 참사 책임기관인 해양수산부산하 공기업이라는 사실이다.

김쌍주 주간 등 특별취재팀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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