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THAAD) 전개비용(시설비)과 운영유지비용을 지난 2014년 이후 누적돼 온 한미방위비분담금 불용액과 미집행액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추가적인 자국예산은 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사드배치 부지는 한국이 제공하고 전개와 유지운영비는 미국이 모두 부담한다는 기존 발표와 달리 모든 실질비용 전액을 한국이 부담하는 것은 물론 향후 발생하는 운영유지비 마련을 위해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을 더 부담하는 논리적 근거를 제공할 전망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한국이 미국에 주기로 한 방위비분담금 불용액이 3개 항목에서 약 9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성주 사드관련 시설물건설에 이 돈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향후 방위비분담금 증액이나 우리의 국방비 증액으로 무기구매압박은 이미 예상된 것"이라며 방위비분담금 불용액이 사드전개와 운용을 위한 시설비, 건설비 등으로 쓰이면 추후 분담금증액사유가 될 것임을 예견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미국 측 입장에 별다른 근거 없이 "재협상은 없다"는 식으로 부인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사드비용분담문제는 한‧미간에 이미 합의가 된 사안이고 또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규정에도 명시가 돼 있다"면서 "재협상 사안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그는 "맥매스터 발언 중 ‘방위책임 분배'는 사드추가구매를 의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면서 "사드가 북 핵미사일 요격에 적합하다는 게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드를 사서 쓰자'는 의견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동맹국들과의 방위협약을 재검토하고, 방위분담비용과 책임을 적절히 분배해야 한다는 것, 사드배치를 비롯한 한국과의 방위관계(defense relationship) 문제는 앞으로 계속해서 재협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3월8일 ‘통일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사드배치에 따른 운영유지비도 우리 국민 혈세인 방위비분담금으로 지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방부는 미국 측이 방위비분담금을 사드부대운영유지비로 쓸 경우 이를 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 연구위원은 "이는 사드배치에 대해서는 우리가 부지와 기반시설만 제공할 것이라는 당초의 입장과 달라진 것"이라며 "국방부의 이런 태도는 주한미군이 부담할 것이라던 시설비(전개비용)마저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 이월액이나 불용액, 미집행액으로 충당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방송(SBS)'은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에서 미국은 사드배치를 지렛대 삼아 분담금증액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면서 "방위비분담금협상 결과를 세부적으로 발표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세 개의 큰 항목 총액만 발표하고 있어, 추후 분담금협상에서 사드비용이나 효과가 반영되더라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 러시아 전문가 "한국 사드배치로 남․북은 포격국면에서 핵무기대치국면으로 전환“

美국방부가 한국 사드를 초기운용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사일요격 가능상태로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이후 2일 국방부는 "사드가 배치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초기운용능력을 갖춘 상태"라며 "북한이 우리나라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상태를 갖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알주라브스키 '리포르미- 노브이 쿠르스' 전러시아 사회운동 대표는 러시아 라디오 생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의 사드배치에 미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식자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언론에 따르면 사드 1개 포대에는 각각 8대의 요격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4~9개의 X-밴드 레이더(AN/TPY-2)발사대로 구성될 예정이다. 최대 사거리는 200km며 사드 레이더는 천 킬로미터에서 상승중인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사드 1개 포대는 크게 X-밴드 레이더(AN/TPY-2), 발사대(Launcher), 요격미사일(Interceptors) 8대, 발사통제장치(Fire Control) 등 네 가지 장치로 구성되며 사거리 3000㎞급 이하 단거리,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으로 하강할 때, 고도 40~150㎞ 상공에서 직접 맞춰 파괴하는 무기체계로 미국 미사일방어(MD)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사드배치에 대해 "북한의 위협 아래 60년 간 불안감을 갖고 동맹국의 보호 하에 놓여있었던 한국에 미국은 이 미사일시스템 배치의 필요성을 암시해왔을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들(사드배치)은 이미 수십 년간 분단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추진돼 온 현상이다. 과거의 경우 남․북갈등이 단순한 포격대치국면이었다면, 지금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이야기하는 위험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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