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나라 사랑'은 ‘자기식 비평'과 접목돼 있다. 한국의 강점을 스스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치부해 버린다. 본보 선데이저널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의 ’강점‘에 대해서 알아봤다.

첫 째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중 하나라는 것이다. 범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2013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3-4배 낮다. 도둑질부터 살인, 그리고 강간에 이르기까지 해외에서 한국인이 자주 범죄 대상에 노출되는 건 안전에 익숙해 방심하는 탓이다.

둘째로, 한국의 거리풍경을 들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유리로 된 공중전화기, 예술적인 조형들, 깨끗한 공중화장실, 심지어 스포츠시설물을 갖춘 공터 등을 도처에서 구경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문명의 화신으로 여기는 유럽, 북미를 포함한 다수국가들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한다. 대개 불결하거나 낙서로 더럽혀져 있는데, 한국의 거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라는 것이다.

셋째로, 한국인들의 사회성에 대해 말했다. 서로 잘 알지 않아도 상대방에게 쉽게 도움을 줄줄 안는 민족이 바로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넷째로, 한국인들은 스스로 독서량이 적고 덜 교육된 민족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 또한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자주 한국학생들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의 교육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 이외, 대다수 한국인들은 그들의 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다고 한다. 진중한 언론활동이 확산된 국가 중 하나라는 것이다. 보수파를 대표하는 조선일보에서부터 진보파를 대변하는 한겨레신문까지 알찬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대개 10-15% 소수 엘리트층들이 진중한 신문을 읽는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수가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다만, 스포츠, 연예계 소식에도 많은 관심을 갖는 한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외국에서 인기 높은 외계인 소식 등에는 흥미가 없어 보인다고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인에 대해 감탄하기도 하고,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소중한 자산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외국인들은 한국인의 역동성은 한국에서 모든 일을 빨리 돌아가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 빠른 인간관계 구축이야말로 한국인의 또 다른 강점이라고 한다. 한국에서의 사업은 항상 인간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장훙제의 ‘중국이 한국인보다 무엇이 모자란가’라는 책에는 한국의 실상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한국은 하나의 큰 가정과 같이 온 국민이 나라 일을 자신의 집안일처럼 여기고 있다. 또 유교의 경전과 충, 효, 인의 사상을 존중하며 공동체의식이 뛰어나다. 한국인은 국산자동차를 애용하고 할리우드 영화에 빠지지도 않으며, 그들의 몸 속에는 젊고 뜨거우며, 오염되지 않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중국 작가 장훙제는 ‘환구시보’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의 기질차이를 흥미롭게 비교해 놓았다.  "한국인은 강하고 진지하며 급하다. 반면 중국인은 부드럽고 변통에 능하며 느리다." 그는 양국의 기질차이를 지리적, 역사적 환경차이에서 찾고 있다. 

한국은 휘거나 부러지지 않는 칼처럼, 외국의 침략 속에서 점점 담금질이 돼 더 강하고 예리해졌으며, 이것이 20세기 이후 고도경제발전에서 보여준 분투정신으로 승화됐다고 평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인의 조급성과 근면성이 경제발전의 엔진으로 작용, 20~30년 만에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경제거인'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예전에 없이 살면서도 한없이 낙천적으로 살아왔으며, 내 것 네 것 없이 살림을 나눠 쓰는 너른 인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서양인의 합리적 사고틀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마음 씀씀이다. 한국인이 말하는 '정'에 딱 들어맞는 영어단어는 없다고 한다. 아주 소중한 한국 고유의 특성인데, 지금은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제는 한국인들도 자기 배꼽만 보고 살지 말고, 국경을 뛰어넘어 남을 돕는 훈련이나 사회장치를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그것이 결국 나 자신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인을 '역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민족'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국인은 전통과 미래를 결합하는 능력, 바로 오늘날 유럽인들에게 부족한 것이 한국에 있다는 것이다. 또 바깥에서 본 한국은 한마디로 역동적이라고 한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오기 전에 알게 된 유일한 한국말은 '빨리 빨리'였다고 했다.

외국인들을 통해서 바라본 한국인에 대해 프라이드를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의 세계에서 프라이드는 긍정적인 태도이자, 미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탁월성을 자랑하고 남을 깔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이나 가치를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고 남에게 종속되지 않으려는 자유의 정신을 상징한다. 

영어의 프라이드라는 말에 여전히 오만이나 교만의 뜻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 말은 이제 자긍심을 나타내는 말로 더 자주 쓰이고, 오만이나 교만을 경계하는 말이 필요할 때는 그와 대립하는 미덕인 겸양(humility)이나 겸손(modesty)이라는 말이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인 스스로가 무시하는 한국인의 강점을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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