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 ‘한국산문’ 러시아문학 읽기 반이 지난 5월 19일부터 27일까지 8박 9일 일정으로 러시아문학기행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 모임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고전 읽기 반에서 러시아문학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쌓아가던 모임참석자들은 직접 러시아를 방문해 작가와 작품들의 배경을 직접 살펴보고 싶은 희망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이번 러시아문학기행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평소 러시아문학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었던 월간지 ‘한국산문 러시아문학 읽기 반’은 한국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수필전문 월간지로 한국외국어대학교 김은희 교수가 ‘러시아문학 읽기 반’을 주 1회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에 참가자들은 한국산문과 러시아문학 읽기 반 회원들이라고 한다.

러시아문학하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닥터지바고’는 러시아의 광활한 자연, 그 자연 속에서의 개인의 자유라는 서구적 낭만을 그린 작품으로 유명하다. 러시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국경을 막론하고 러시아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며, 러시아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문학기행은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그, 수즈달, 툴라, 체홉시 등에 산재해 있는 톨스토이, 체홉 등 러시아문학가들의 생가방문과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모스크바근교 페레젤키노에 위치한 유명한 소설 닥터 지바고의 작가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생가박물관 방문할 때에는 문학기행팀이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닥터 지바고 한국어판을 증정해 박물관 관계자들에게 적지 않은 감동을 주기도 했다는 것.

파스테르나크의 집은 지바고가 라라와 함께 몇 날을 같이 보내는 바리키노의 집을 닮았었다는 게 참가자들의 전언이다. ‘역사에 저항한 시인’으로 새롭게 지칭되고 있는 파스테르나크의 생가는 개장 이래 무려 30여만 명이 다녀갈 만큼 소련 문학의 새로운 성소가 됐다. ‘노벨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조국을 떠나지 않겠다’던 파스테르나크의 고뇌가 집안 곳곳에 배어 있었다는 것이다.

모스크바 체류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한·러 문학가교류의 밤”행사도 열렸다고 한다. 모스크바의 유서 깊은 뮤직카페 '아이스트'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마리나 블라디미로브나, 빅토르 알리민, 류드밀라 바실리예브나 등  러시아작가동맹소속 작가들과 월간지 ‘한국산문’소속 산문 문학인들이 자신의 작품과 한국과 러시아를 대표하는 시와 수필 작품들을 함께 낭독했으며, 시낭송 중간 중간에는 문학기행팀이 준비해 온 노래공연과 러시아 케이팝가수들의 공연도 이어져 행사참석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 동석한 모스크바프레스 김원일 대표는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하고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양국의 문화교류는 아직도 그리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며, “이번 한국산문의 러시아문학기행은 한·러 문화교류의 새로운 장을 여는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한국산문 러시아문학 읽기 반 모임 대표인 박서영 수필가는 “8박9일간의 짧은 일정으로는 위대한 러시아문학작품의 배경과 작가들의 흔적을 모두 둘러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문학기행을 통해서 위대한 러시아 문학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며, 깊은 소감을 밝혔다.

인솔책임을 맡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김은희 교수는 "매주 1회씩 시민강좌프로그램으로 러시아문학 강독을 진행하고 있는데 문학을 통해 알게 된 작가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직접 느끼기 위해 러시아문학기행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러시아문학에 스며들어 있는 작가들의 열정을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한·러 양국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기대해본다.
김쌍주 주간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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