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AI(인공지능)조교 나올까?

작년 미 조지아공대는 온라인 수업에 ‘AI조교 질 왓슨’을 투입했었다. 질 왓슨은 조지아공대의 아쇽 고엘 교수가 만든 여성 조교 프로그램이다. 수강생 300명은 왓슨이 AI조교라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한다.

온라인 게시판서 학생들과 의사소통하며 질문에 대답하고 쪽지시험이나 토론주제도 내줬다는 것이다. 질 왓슨에게 쏟아진 질문은 무려 1만 개에 달했는데, 인간 조교라면 시간에 쫓기거나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인공지능이라 잘해냈다고 한다.

4만여 개의 답변을 미리 준비했고 대답의 정확성이 97% 이상일 때만 답변을 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속어도 섞어 쓰며 의사소통이 자연스러워 학생들은 질 왓슨을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20대 백인여성’으로 알고 있었을 정도라고 한다.

단국대가 이런 모델을 목표로 인공지능 캠퍼스 조성사업 시작 챗봇(AI 메신저)을 내년 2학기 수강신청부터 도입하고, 학사관리와 진로설계 전반에 AI가 활용되는 ‘인공지능 캠퍼스’를 2021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라 한다.

수강과목 추천이나 진로상담을 위해 교수나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발품 팔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앱을 열어 인공지능에게 말을 걸면 궁금증이 풀리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 수강이력과 교내외 활동, 진로희망 등 학생정보를 AI가 분석해 진로 설계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에서 아주 동떨어진 기술은 아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카메라의 초점을 자동으로 잡아주는 '얼굴인식' 기능과 애플 시리(Siri)와 같은 '음성인식' 기능이다.

이들은 인간의 인위적인 개입 없이 인간이 의도하는 바를 '알아서' 처리해 주는데, 이러한 기능을 하는 모든 에이전트들을 우리는 인공지능이라 부를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할 때 자동으로 추천 검색어를 띄워 주는 것도, 유튜브에서 외국 영상을 보면 자동으로 자막이 생성되는 것도 모두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들이다.

이렇듯 이제 많은 미래상품들의 경쟁력은 인공지능의 기능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미래의 주역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이다.

현재에도 조금씩 인공지능에 파괴적 혁신이 이루어지는 분야들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의료 분야와 금융 분야를 들 수 있다. 인공지능이 잘 적용되려면 빅 데이터를 쉽게 수집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정형화된(일정한 틀을 따르는) 데이터이면 더욱 유리하며, 애매한 상황보다는 숫자로 읽힐 수 있고 숫자로 기여 가능한 환경이면 더더욱 인공지능의 적용이 용이해진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의료 분야와 금융 분야는 인공지능이 접근하기 비교적 용이한 산업으로 분류된다. 의료 분야에서는 X-레이 · CT · MRI 등 메디컬 이미지를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동 분석하는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으며, 미래엔 간단한 진료 역시 방대한 의학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사람이 주식변동 그래프를 보고 투자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다양한 자료들을 직접 숫자로 받아들여 투자를 판단하는 알고리즘이 각광을 받고 있다. 보험업계 역시 보험료 계산을 데이터에 따른 위험률에 기반 하여 인공지능이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에 대한 인공지능의 잠식은 단지 미래사회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앞으로 많은 영역들이 인공지능의 자동알고리즘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직업군의 변화 역시 매우 클 것임에 틀림없다.

미래 기술사회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이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단지 SF영화의 이야깃거리로 말하는 것에서 벗어나 좀 더 현실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은 과연 어떠한 과정을 통해 발전되어 왔을까? 최근 들어 왜 갑자기 인공지능 기술이 주목받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기계학습과 딥 러닝이란 과연 어떤 기술일까? 지금부터 이 질문들에 대해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조교뿐만이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미래에 사라질 위험이 있는 직업군이기 때문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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