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그룹의 혼란이 가중되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고 현대판 ‘음서제’가 만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사실 삼성그룹 주요임원들의 자제들이 삼성그룹 계열사에 입사한 것이 고려와 조선시대, 나라에 공을 세운 신하나 지위가 높은 관리의 자손을 과거를 치르지 아니하고 관리로 채용하던 제도인 음서제(蔭敍制)에 비유하는 게 맞을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주요계열사 대표, 경영지원실장, 인사팀장 등 주요보직에 자리 잡고 있는 임원의 자제들이 해당회사 또는 타 계열사에 입사하면서 임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새나오고 있는 것인데, 현대판 ‘음서제’라는 자조 섞인 의견도 나온다고 한다.

특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한 관계자는 “주요임원들의 자제들이 삼성그룹에 입사해 있는 것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면서 “기존의 금융계열사들이 잘 나갈 때는 유력 정치인과 주요임원 자제들의 스펙을 쌓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가장 똑똑한 자제는 생명으로 그다음은 화재와 증권 순으로 배치된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말했다.

미래전략실 해체와 더불어 그룹 차원의 공채도 폐지된 상태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데, IB업계 한 관계자는 “ 임원 자녀들이 삼성그룹에 입사한 것을 두고 특혜성 취업이라고 단정 지울 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임직원들 사이에서 기존에 묵혀왔던 불만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삼성전자 내에는 인문학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데, 과거엔 기술의 발전만으로 세상을 선도하는 시대였지만, 이제는 생각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민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변화된 지론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 에선 ‘생각의 힘’을 기르기 위한 고민이 한창이라고 한다. 삼성전자가 생활가전사업부 내에 인간행동을 연구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하는 ‘홈즈팀’을 운영하고 사용자 배려 정도를 점수로 매기는 ‘인간공학디자인상’을 수상하는데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한다.

또 올 상반기 대졸공채 신입사원들에겐 입사 전 사전과제로 인문학 책3권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역시 신입사원들에게 부담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의 본질, 생각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민을 해보라는 것이라고 한다.

올해 삼성전자 신입사원들이 읽어야 할 책은 ‘생각의 탄생’, ‘총, 균, 쇠’,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등 세권으로 독후감과 별개로 간단한 퀴즈도 치를 예정이어서 신입사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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