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본사가 멀쩡한 황소동상을 폐기하고, 수억원을 들여 새 황소동상을 만들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부산 문현동금융단지 본사에 황소상 조형물을 설치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승인하고 입찰에 들어간 것인데, 설치비용은 무려 2억6400만 원이라고 한다.

한국거래소는 10년 넘게 사용하던 황소동상을 올해 초까지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폐기한 상태라고 한다. 

한국거래소 본사가 2014년 지금의 부산시 문현동 금융단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하면서 창고에 보관돼 왔다는데,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다른 기관들의 반대가 표면적인 이유라는 것이다.

황당한 건 기존 황소동상이 못생겼다는 게 이유라는 점이다. 콧구멍이 돼지 콧구멍을 닮아 황소가 아니라 돼지라는 조롱을 받았기 때문이라는데, 이 때문에 당시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황소동상을 새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이라고 한다.

기존 황소동상은 2천만 원짜리로 알려졌으나, 새로이 만들어 질 황소동상은 이보다 10배 넘게 비싼 가격으로 만들어 지는 것으로, 덩치도 훨씬 커질 전망이라는데 작가는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문제는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가 기존에 10년 넘게 사용 하던 황소동상을 올 초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현재는 폐기 처분한 상태다. 이 황소동상은 지난 2005년 통합거래소 출범에 맞춰 당시 한국증권업협회가 축하 차원에서 선물했던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황소 동상은 두 번 이사를 다니면서 손상이 있었고, 지금 한국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63층 규모의 건물에 설치하기는 크기가 작은 감이 있다"며, "황소의 모양에 대해서도 지역 내에서 부정적인 말들이 많아 새로 제작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폐기 처분된 황소는 현재 금투협 앞에 위치한 황소동상과 같은 작가의 작품이다. 생김새도 비슷하다. 금투협은 2005년 당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가 통합거래소 출범을 기념해 황소를 옮기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고하자 새로 만들어서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협 앞의 황소는 그간 외모 논란이 일어난 적이 없다.

황소는 증시의 상승장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뉴욕 증권거래소를 비롯해, 세계 여러 거래소에는 대부분 비슷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한국거래소 서울 사무소 1층 로비에도 황소동상이 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