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범죄정보 수집 기능을 담당하는 검찰총장 직속의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의 규모가 축소된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대검찰청의 범죄정보 수집 조직을 축소하여, 검찰총장에게 범죄정보가 직보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대검찰청은 다음 달 초 6급 이하 수사관 인사에 맞춰 범죄정보기획관 실에 비공식 파견돼 있던 일부 인원을 일선 청에 재배치하거나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 실은 40명가량의 수사관이 국회, 정부처, 기업 등을 상대로 얻은 정보를 검찰총장에게 직보를 해왔다. 이들은 범죄수사의 단서가 되는 범죄정보는 물론 검찰조직이나 검찰총장과 관련한 동향 정보도 광범위하게 수집해왔다.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하명수사를 내리는 등의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라고 한다. 하명수사는 검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사안이다. 지난 6월 정수봉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을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 낸 뒤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평소 강조하는 일선 수사력 강화를 위해 범죄정보기획관 실을 축소한다”며, “업무 특성상 구체적인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범죄정보기획관 실은 지난 1999년 대검 중수부와 공안부 산하 범죄정보과를 통합해 검찰총장 직속으로 확대 개편됐다.

사실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 실은 대검 중수부가 폐지된 상황에서 총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다. 범정기획관실 소속 40명가량의 수사관은 국회, 정부 부처, 기업 등을 상대로 얻은 정보를 검찰총장에게 직보하고 있다. 

이들은 범죄 수사의 단서가 되는 범죄정보는 물론, 검찰 조직이나 총장과 관련한 동향 정보도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총장은 이렇게 보고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검찰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하명 수사를 내리는 등의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의 중요성 때문에 총장은 범정기획관 실을 ‘비 직제’인 총장 직속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이를 뜯어고치겠다는 의미다. 국가정보원이 ‘사찰 우려’에 따라 국내 정보 수집 기능을 사실상 폐지한다는 방침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부산지검 산하 한 지청에서 단행된 것으로 알려진 범죄정보 조직 축소가 다른 일선 지청으로 확산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검찰총장에게 힘이 과도하게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 개혁을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2013년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은 총장 권한 축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차원에서 범죄정보기획관 실 소속 수사관 20%가량을 축소한 바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수사 판단을 하는 게 검찰총장의 역할”이라며 “과거의 경우처럼, 민감한 개별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 지시를 내리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 정보 기능 축소로 인한 수사 역량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 검찰 수뇌부가 정보 조직 축소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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