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산 달걀에서도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정부는 경기도 양주, 강원도 철원, 전남 나주 등 전국 산란 닭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8월 15일 0시부터 전국의 모든 산란 닭 농장의 달걀 출하가 전격 중지시켰으며, 대형마트를 비롯한 유통업체 대부분도 일제히 달걀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14일 국내 유통 중인 계란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살충제 성분이 국내산 계란에서도 검출돼 국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 왜, 국내에서도 살충제 계란이 나올까?

알을 낳는 산란계는 철장에 밀집시켜 사육하다보니 해충을 없애는 약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때 사용하는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은 살충제 성분이라는 것이다. 

‘피프로닐’은 개·고양이의 벼룩·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며, 닭에는 사용금지 돼 있다고 한다. 그러나 ‘비펜트린’은 닭의 이를 없애기는 하는데 기준치가 0.01ppm이하를 허용된다고 한다.

△ ‘피프로닐’

국내에서는 사용자체가 금지돼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국내에는 식품안전규정 등을 담은 검출기준치가 설정돼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식품규격인 코덱스에서는 피프로닐 사용기준치를 1㎏ 당 0.02㎎으로 규정하고 있다.

60㎏ 성인을 기준으로 할 경우 ‘피프로닐’ 성분이 들어간 계란 1개를 먹었다고 해서 크게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10㎏이하의 아동이 오염된 계란을 1개먹었다면 1회 섭취 허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피프로닐’은 사람이 흡입하거나 섭취하면 두통, 현기증이 나타나고, 과다 섭취할 경우 감각이상, 간장과 신장 등에 장기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또 ‘피프로닐’은 90% 이상 계란노른자에 남아있어 충분히 익혀 먹는다 해도 파괴되지 않는다고 한다. ‘피프로닐’은 주로 체내 지방에 축적되며, 분변으로 빠져나가긴 하지만 다른 농약 성분보다 배출속도가 더딘 편이라고 한다.

△ ‘비펜트린’

‘비펜트린’은 닭에 기생하는 이(일본명 와구모)를 잡는데 쓰이는 농약이다. 코덱스 및 국내 사용기준치는 1㎏ 당 0.01㎎이다. 

과다 노출 시 두통과 복통, 구토와 설사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고, 경련이나 혼수상태가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고 한다.

미국 환경보건청이 발암물질로 분류한 성분으로 닭뿐 아니라 콩 등 식물에 묻은 진드기나 노린재를 퇴치하는데도 쓰인다. ‘피프로닐’보다는 독성이 약하다고 한다.  

● 국내 수입산 계란은 안전할까?

식약처에 따르면 네덜란드, 덴마크, 스페인이 계란수입 허용국가인데 현재 스페인에서만 수입한 실적이 있는데, 현재까지 스페인 산 계란은 문제가 된 살충제 오염정보는 무관하다고 한다. 

‘피프로닐’ 살충제 성분 검출이 확인 된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산은 수입제품 대상 잠정유통 판매를 중단하고, 수거검사 실시 후 유통재개 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  '망연자실' 양계농민 "AI 살 처분에 이젠 달걀까지“

양계농민들은 “얼마 전엔 AI(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키우던 닭을 모조리 살 처분 했는데, 이젠 살충제 계란 파동까지 발생하니…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경기도 남양주의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사건 직후 거의 모든 산란계 농장의 계란 반출이 금지됐다. 각 지역 닭 사육농가는 AI 파동에 이어 달걀 파동이 닥쳐오자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살충제 달걀 파동의 원인은 닭을 철제 우리(배터리 케이지)에서 키우는 밀집사육 양계 방식"이라며 “방생하는 닭은 충분히 흙 목욕을 하면서 자연히 진드기를 털어낼 수 있는데 밀집된 계사에서는 그러지 못해 농장주들이 손쉽게 관리하려고 살충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충제를 뿌리는 과정도 문제”라며 “닭을 양계장에서 비우지 않은 채 그대로 분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3000마리 이상 산란계 농장에 대한 우선 검사를 실시하고, 3000마리 미만 농가도 출고 보류와 함께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의 살충제 달걀 파동이 발생하자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산란계 농장에서 반출되는 계란에 대해 ‘식용란에 대한 농약 등 잔류물질 검사’를 벌여왔다. 이번 검사에서 합격한 농장의 달걀만 반출을 허용하고 검사에서 잔류허용기준 초과 등 검사 불합격 농가가 나올 경우 검사결과 및 유통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유통 중인 달걀을 즉시 수거해 폐기 할 방침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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