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월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기업인들을 안내하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대기업 사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재계에 팽배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진용을 갖춰가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 칼날도 프랜차이즈를 넘어 대기업을 겨냥하고 나섰기 때문인데, 한 10대 그룹 고위인사는 “요즘은 일단 조용히 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조만간 올 것이 올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공정위는 주요 그룹사들과 만나며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이어갔는데, 김상조 위원장은 4대 그룹에게 스스로 변화할 것을 주문했고 기업들 역시 이에 화답하면서 공정위는 대신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던 상황이다.

그런데 재계에선 최근 들어 이 같은 기류에 변화가 생긴 것을 감지했다고 한다. 공정위가 조만간 대기업 불공정행위 손질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인데, 한 재계 핵심 관계자는 “공정위가 프랜차이즈를 넘어 대기업 사정에 나설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도록 위에서 구체적 지시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미 공정위는 기본요금 대폭인하 방침에 강력반발하고 있는 이통3사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인데, 재계에선 이통3사 조사를 시작으로 이후 어떤 기업을 추가로 조사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

검찰도 본격적으로 대기업 사정에 나설 채비를 끝냈다고 한다. 법무부는 10일 고검 검사급 검사 538명, 일반검사 31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인사를 17일자로 단행했고, 그동안 잠잠했던 민정수석실도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는데, 민정에서 검찰로 이어지는 사정라인이 완성되는 셈이다.

특히, 이번 대기업 사정은 상당히 강도 높은 수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는 전언인데, 각 기관 간 자존심 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검찰로선 이번 기회에 지난 정권 때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적극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새 정부 들어 경찰수사권 조정, 공정위 권한 확대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 검찰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수사력만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공정위 역시 새 정부 들어 달라진 위상에 걸 맞는 실력을 보여야 하는 입장인데, 일단 현 정권 들어 권한이 확대됐지만 얼마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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