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솔로 이코노미’가 부상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전망 및 대응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은 27.2%에 달한다고 한다. 1990년 1인 가구의 비중이 9%대에 그쳤었다. 30년 전인 1985년과 비교하면 8배 가까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숫자이다.

●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등장 

‘솔로 이코노미’라는 용어는 2012년 미국 뉴욕대의 에릭 클라이넨버그 교수가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Going Solo: The Extraordinary Rise and Surprising Appeal of Living Alone, 2012)”라는 저서에서 이 용어를 사용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20~30대 싱글 남성 혹은 여성’의 증가와 함께 솔로 이코노미는 단순히 경제적-인구학적 동인에서 하나의 큰 트렌드가 됐다. 여기에 과거에는 솔로 이코노미에 고려되지 않았던 ‘40대 이상 미혼인구’ 혹은 ’60대 이상 중장년 인구’ 들이 대거 1인 가구 형성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20~30대 젊은이들보다 강한 경제력을 지닌 소비의 주체들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장기적 경기침체, 경제적 자립의 연기, 평균수명 상향으로 인한 노령 인구의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최근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 영(혼자 영화 보기)’ 등 혼자 즐기는 문화가 유행하는 것도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또한 1코노미, 싱글슈머 등 솔로 이코노미를 뜻하는 다양한 신조어들의 탄생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1인 가구의 증가는 더 이상 남의 눈치를 보거나 남의 취향에 맞추지 않고 오로지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한국 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들 솔로 이코노미의 등장에 따른 변화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편의점의 활황, 온라인 소비의 증가, 공유경제의 확산을 들 수 있겠다.

1) 편의점 활황 

국내 편의점은 1989년이 최초였다. 일본에 비해 약 15년가량 늦었지만 그 사이 압축성장해 어느덧 일본 편의점 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이르렀다. 2016년 말 점포당 인구수 기준으로 일본의 2320명 대비 현저히 적은 1616명을 기록하고 있다. 편의점의 주 고객 역시 전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 편의점산업협회의 통계를 보면 2015년 편의점 이용고객의 연령 분포는 30대가 41.4%, 20대가 28.1%, 50대가 15.3%, 40대가 13%, 20대 이하가 2.2%로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다. 

퇴근길 편의점에 들러 쇼핑하는 직장인을 가리켜 ‘편퇴족(편의점 퇴근족)’ 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편의점의 인기와 함께 간편식 시장 역시 빠른 성장세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10년 약 7700억 원에서 이후 매년 평균 17% 이상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약 1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까지 간편식 관련 시장은 7조 규모까지 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간편함을 선호하는 1인 가구 소비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 온라인 소비의 증가 

온라인 및 모바일 구매 비중의 증가도 1인 가구의 증가와 무관치 않다. 2016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4조 9134억 원으로 전년대비 20.5% 증가했으며,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34조 7031억 원으로 41.9% 증가했다. 

4인 가족으로 대표되는 다인 가구의 쇼핑 패턴이 주로 주말 도심의 백화점 또는 근교의 대형마트에서 이루어졌다면, 1인 가구는 한꺼번에 장을 보기보다 필요한 물건을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소셜커머스’와 ‘대형마트 온라인 몰’을 중심으로 당일배송‧익일배송 서비스가 확산되기 시작했고, 오프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여겨졌었던 ‘신선식품’ 등도 이제는 온라인 쇼핑몰 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도 많다. 1인 가구를 위한 생활서비스도 온라인을 통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직장에 다니느라 집안일을 제때 챙기지 못하는 1인 가구를 위해 수거와 배달까지 포함한 세탁 서비스와 저렴한 시간당 요금을 제공하는 청소 서비스, 원룸 등 소규모 이사를 도와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들은 모두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가구 규모가 작은 만 큼 그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또한 1인 가구를 겨냥해 다른 사용자들의 리뷰를 제 공하고 사후서비스를 강화했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 일 것이다. 

3) 공유경제의 확산 

1인 가구의 증가는 공유경제의 확산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공유 경제 모델은 기존 자동차나 생활서비스 등이 대표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그 경계가 확대 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 는 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셰어 하우스’는 말 그대로 여러 개인이 하나의 집에 모여 사는 것이다.

침실과 같은 개인공간은 따로 사용하고 거실과 화장 실, 욕실 등은 공유한다. 비용은 원룸에 들어가는 월세와 큰 차이는 없지만 보증금이 100만 원 안팎에 불과하고 넓은 거실과 주방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 측면에서 원룸이나 고시원에 비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공유경제는 ‘규모의 경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1인 가구에게 대안적 소비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론적으로 1인 가구는 2인 이상의 가구에 비해 ‘규모 의 경제’를 이룰 수 없어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4인 가족이 사용할 자동차를 2000만 원에 구입한다고 할 때 독신 가구가 쓸 자동차를 500만 원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1인 가구들은 공유경제를 통해 ‘규모의 경제’가 주지 못하는 혜택을 꾀한다. 

이들은 자동차를 굳이 구매하지 않고도 ‘카셰어링(car sharing)’이나 ‘라이드 셰어링(ride sharing)’을 통해 원하는 곳으로 편안하게 이동한다. 렌터카, 택시와 유사하지만 비용도 저렴하고 이용이 훨씬 간편하다. 

오랜 시간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자동차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자원 효율적, 환경친화적이다.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 등 타인과 무엇인가를 함께하는 문화 확산도 큰 틀에서 보면 공유 경제의 한 단면이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밥 먹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요리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소셜 다이닝 개념이 탄생했다. 

● 향후 전망 및 기업들의 대응 

위의 사례들처럼 ‘솔로 이코노미’는 빠르게 진화 중이다. 더 이상 20~30대 싱글의 전유물도 아니다.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하나의 트렌드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비중은 2045년 36.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되고 있다. 즉, 2045년이 되면 전체 가구 유형 중 1인 가구가 ‘가장 대중적인 가구 유형’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핵심 고객으로 떠오른 1인 가구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간편 식품, 소용량 제품 등 단순히 1인 가구의 규모에 맞춘 제품을 판매 하는 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1인 가구의 특성을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나서야 한다.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속속 개발되고 있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제때 ‘알아서’ 추천해야 한다. 1인 가구는 직장과 집안일을 병행하느라 시간이 부족해, 익숙하고 간편한 방식으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가성비’ 또한 1인 가구의 중요한 구매결정요인이다. 가장 싼 상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마음에 드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고자 한다. 저렴한 가격 외에도 ‘디자인이나 실용성·안전성’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취미나 자기계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것도 1인 가구의 특징이다. 이들을 위한 문화, 교육시장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끝으로, 사후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1인 가구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들은 주로 웹과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거래된다. 

즉, 이용 후기들이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단순히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빨리 배송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들의 만족도와 로열티를 확보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광고와 마케팅 역시 이러한 특징을 잘 활용하도록 진화해야 한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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