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상파 공영·민영방송 모두가 생채기를 앓고 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훼손당한 공영방송의 심각성 못지않게, 자본에 의하여 피폐해진 민영방송의 문제도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보 선데이저널은 정치권력과 자본에 의해 피폐해져 가고 있는 오늘의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 MBC노조 제작거부 관련

MBC제작거부에 참여한 인력은 420여 명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한 구성원도 1000명이 넘어서면서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MBC노조는 총파업 가부투표를 오는 30일까지 하는데 압도적인 비율로 가결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한다.

현재 MBC는 필수 인력까지 제작거부에 참여하고 있다. 편성과 송출, 광고, 인사, 재무 파트 등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에 활동하지 않던 인사들까지 제작거부에 참여 중이다. 사측은 노조가 방송을 멈추게(정파)하려는 의도라고 성명을 내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들 필수 인력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건 단협에 의해 관례적으로 해왔던 것인데, 사측이 응하지 않아 단협 자체가 없어진 상태라 이런 관례가 의미가 없어졌다고 반박하고 있다.

물론 파업이 시작되면 부장급 이상 인력들까지 모두 동원돼 어떻게든 방송이 중단되진 않겠지만, 방송중단에 버금가는 대형사고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파업이 진행되면 감독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자연스럽게 MBC사태에 개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BC노조는 다음달 9월 4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유력하다고 한다. 지난주 금요일 청계천에서 열린 ‘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편에서 김연국 위원장은 다음 달 1일부터 파업 들어간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파업시점을 정한 건 아니라고 하며, 방송, 특히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피디 직군은 1주일 단위로 업무가 돌아가, 금요일인 9월 1일보다는 한주가 시작하는 9월 4일 월요일부터 시작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또, KBS 2노조도 4일부터 파업하겠다고 예정하고 있어 KBS와 동시에 파업에 들어가는 게 파급력이 있고 모양새가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MBC 법무실장 사퇴로 사측에서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정재욱 법무실장 사퇴로 사측이 몹시 당황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한다. 정재욱 법무실장은 김재철 전 사장이 데려온 인사로 노조를 상대로 한 소송을 진두 지휘해왔다고 한다. 

노조압박에 법무 담당 책임자가 퇴사해버린 것인데, 부장급 인사들의 노조가입이 늘어가는 가운데 전문성을 갖춘 핵심참모까지 빠지면서 국장급 이상 고위관계자들만 고립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한다.

뉴스데스크 방송을 위해 시사매거진 2580 인력은 부장과 데스크만 빼고 취재기자는 모두다 데일리 뉴스팀으로 보냈는데, 2580 데스크인 차주혁 기자(KNN-채널A 출신)까지 노조에 가입해버려 사측의 고위층 고립은 더해지고 있다고 하며, 정권이 바뀌면서 마지막 ‘설국열차’를 타기 위한 인력이동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현재 MBC는 라디오, 프로그램 유지도 힘든 상황이라 한다. 언론노조 제작거부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게 라디오일 걸로 보인다. 라디오 피디 40명이 넘게 빠지며 사실상 프로그램 제작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음악만 나오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속출할 거라고 한다.

● KBS 제작거부 관련

KBS기자협회 소속 기자(서울 300명, 지역 최대 200명)들이 8월 29일 자정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갈 듯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데일리 리포트에 참가할 수 있는 기자는 약 30명에 불과하다.

이들도 모두 9시 메인뉴스에 투입될 것이라 나머지 정시뉴스는 물론 시사제작프로그램도 방송이 불투명하다고 전해진다. KBS기자협회는 제작거부를 이어가다 다음 달 9월 4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 제작거부는 내일부터 들어가지만. 기술직을 중심으로 구성된 ‘1노조’와 기자, PD중심으로 구성된 ‘2노조’는 입장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노조에 소속된 일부 기자들은 부분 파업을 오는 31일부터 진행할 예정이지만, 다수가 포함된 2노조는 다음 달4일부터 파업 안을 내일 의결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노조쟁의권은 1노조가 가지고 있는데, 8월 31일 파업을 기다리지 않고 기자협회가 먼저 제작거부에 들어간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측이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노-노 갈등으로 비춰지면 공멸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대놓고 얘기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1노조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법률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인데 대통령이 반대하는 것도 못 마땅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 KBS는 외부보다 노조 간 이견과 갈등이 더 큰 리스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자본에 의해 피폐해진 민영방송 관련

민영방송 기자가 도와달라며 올린 글을 통해서 보면 자본에 의해 피폐해진 민영방송의 현주소가 어디쯤인지 리얼하게 밝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은 부산 KNN방송국 카메라기자가 올린 민영방송의 적폐에 대한 글이다.

『저는 부산 KNN방송국 카메라기자 김필영입니다. 지금 공영방송의 제자리 찾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지만, 그 심각성에 가려져 이미 언론의 기능이 상실 된 민영방송의 상황은 전혀 거론 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답답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훼손당한 공영방송의 심각성 못지않게 자본에 의하여 피폐해진 민영방송의 문제도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knn은 지난1995년 설립된 부산경남 민영방송입니다. 하지만 자본이 언론을 소유하고 경영까지 좌지우지 한지 20년, 이명박근혜 정부 아래서 공정방송이 훼손되고 방송내부의 조직이 철저히 망가진 결과, 그 심각성은 이제 적폐청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사장이 선임되기 전에 2명의 사장이 1년 만에 갑작스럽게 바뀌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전 사장은 이임식도 못할 정도로 해임 몇 시간 전에 통보 받고 짐을 싼 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사실 갑작스레 일어난 것이 아니고 언론을 소유한 자본이 뉴스를 비롯한 경영전반에 대한 통제와 간섭이 지속된 결과로 나타는 현상입니다. 사장자리가 이정도이면 다른 건 어떠하겠습니까? 

기자나 피디를 엉뚱한 곳에 발령을 내서 길들이기를 예사로 일삼고 전국민방이 마치 짜고 치듯이 사업자등록 상에 사장을 2명이나 올렸습니다. 한명은 내부사장이고 또 한 명은 대주주입니다. 

이렇게 2명을 올린 것은 내부 사장을 마치 비서실장 부리듯 방패삼아 모든 전횡을 마구 저지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 하고자 한 것입니다. 

보도 통제는 물론이거니와 자신이 언론사를 소유하기 이전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한 담당기자를 보복차원에서 퇴사를 강요하여 퇴사한 예도 있습니다. 

카메라 기자인 저와 취재기자인 또 한사람은 교육이란 이름으로 발령을 받아 직원 휴게 공간 탕비실에 서랍도 없는 책상에 앉혀두고 동료들에게 모욕주기를 현재까지 100일이 넘도록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하나 퇴사를 강요하는 것입니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6개월 간격으로 이러한 탄압이 자행 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순서는 누구라는 소문도 무성 합니다. 

이러한 사장을 현 사장으로 선임하여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기자와 피디를 마구 잘라 내는 현상을 대주주인 강병중 회장은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 인격적 문제를 인권위와 노동부에 진정 하였지만 인권위는 노동문제의 인권을 조사하지 않는다고 하고, 노동부는 사회적 이슈가 되어야 근로감독파견이 가능 하다고 합니다. 저희는 이제 어디에 부당함을 호소 할 지도 막막합니다. 

노동위에 구제 신청은 규정상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오리라 생각지도 못하고 기다리느라 3개월이 넘어 버린 것입니다. 

이번 인사는 징계도 아니고 외형상은 정상적인 발령이라서 인사발령 당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는 것은 생각 할 수도 없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노동부 양대 지침에 근거한 교육 이라고만 들었기에 구제신청의 대상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규에도 없는 묘한 형태의 불법 징계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임식도 못하고 하루아침에 물러난 전 사장은 정규직 감축과 박근혜정부시 노동부 양대 지침에 근거한 해고를 자본으로부터 강요받았고 이를 거부하자, 그것을 실행 하겠다고 나선 현 사장을 선임 한 것이라고 개탄을 하였습니다.
 
KNN은 경남 창원에 경남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경남본부엔 취재 기자가 3명이지만 지역이 넓어 하루의 보도 물량을 소화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강병중 회장의 장학금 전달식만 있으면 카메라기자와 취재기자 그리고 경남본부장은 하루 종일 따라 붙어야 합니다. 

결국 단신뉴스로 10초 정도 나가는 뉴스에 강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장학금 전달식이 너무 잦아 고통을 호소하는 노조성명서도 있었지만 현 사장은 안하무인식입니다. 

그러한 사장을 임명하고 보도통재와 방송사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자본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 분명한 것입니다. 

지난 대선당시 홍준표 후보는 마산역 유세에서 종편방송과 SBS를 비판 하면서 유독 KNN은 괜찮으니 보시라,, 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이 상태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지역 민방이 할 역할은 분명해 지는 것입니다. 지역 총선은 중앙 언론의 역할 보다 지역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선거입니다. 

지금의 KNN의 내부 조직은 인내의 한계점에 와 있습니다. 현 사장은 본부장 시절 일식집에 직원들을 불러 놓고 술잔을 돌리며 충성 맹세를 강요하였고, 그 사실에 격분한 당시 사장은 휴일인 토요일 간부들을 집합 시켜 울분을 토한 적이 있습니다. 이게 조폭 조직이지 언론사 입니까? 

그러한 사람을 강병중 회장은 뻔히 알면서 사장으로 임명하여 충성맹세한 사람들로 보직을 채우고 그 반대 직원들은 보직 박탈과 퇴사 강요로 일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KNN은 제작비 삭감과 취재비 삭감, 10년이 넘도록 동결인 임금 등등의 문제점을 뒤로 하고 진주와 창원 등지에 땅을 사재기 합니다. 이미 방송사의 본 기능은 포기한 채 다른 곳에서 돈벌이를 해서 명맥을 유지하려는 사이비 언론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제자리 찾기가 급하고 중대한 문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적폐의 청산문제는 우선순위나 경중은 없다고 생각 합니다. 현재의 지역 민방의 곳곳에 쌓여 있는 적폐를 동시에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한번만이라도 들여다 봐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신다면 내부의 동력에 엄청난 힘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이 KNN에서 올바른 기자들이 부당하게 퇴사를 강요당하는 현실도 사라 질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 방송의 현주소

2016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영국 옥스퍼드 대학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언론 신뢰도는 조사 대상국가 26개국 가운데 23위를 차지할 정도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는 신문과 인터넷 매체 뿐 아니라 제 역할을 못하는 지상파 방송과 신흥 언론권력으로 자리 잡은 민영방송인 종합편성채널의 영향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KBS‧ MBC‧ SBS 등 지상파가 언론으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인해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전통적인 매체인 지상파 방송의 쇠락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떠나면서 방송 뉴스의 영향력도 줄어드는 것이다. 지상파 시청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언론 미디어지형은 이제는 도저히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현실에 이르렀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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