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반 정책의 양대 산맥은 “장하성 정책실장 라인”과 “변양균 전 정책실장 라인”으로 분류된다. 

장하성 정책실장 측근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등이 꼽히고, “변양균 전 정책실장 라인”은 김동연 경제부 총리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반장식 일자리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 등이 꼽힌다. 

이중 애초 부각된 쪽은 “변양균 전 정책실장 라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하루 만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이정도 총무비서관 등을 임명했고, 장하성 정책실장 등은 그로부터 10일 뒤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이후 “장하성 정책실장 라인”이 “변양균 전 정책실장 라인”과의 이니셔티브 게임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라고 한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한 소득주도성장론이 “문재인 노믹스”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것이나, 공정위 기업집단국이 부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인데, 경제팀 3인방(장하성·김상조·김동연)의 희비가 뚜렷이 갈린 셈이다. 

최근 여의도에선 민주당 원내지도부 등 당내 일부 인사가 청와대에 대통령직속 위원회 구성 등을 건의하러 갔지만 번번이 막혔다는 얘기도 돌았는데, 그 중심에 장하성 정책실장이 있다는 얘기도 회자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실세는 따로 있더라”는 푸념을 하기도 했다는 후문인데, 민주당이 기재부 등 정부 부처보다는 강하지만, 일부 정책에서는 “당 패싱”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이다. 

특히, 당 내부에선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지지부진한 것과 맞물려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표면적으로는 정의당 포함을 둘러싼 민주당과 보수야당의 갈등 탓에 지지부진하지만, 속내는 미묘한 당·청 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여·야·정 협의체 구성의 당위성을 촉구한 이후 구체적 논의는커녕,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등 당·청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의 불만은 적지 않지만, 문대통령의 지지도 고공행진으로 냉가슴만 앓고 있는 것인데, 문재인 정부 100일간 중간평가는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 라인>민주당>변양균 전 정책실장 라인”인 셈이라고 한다.

그 실례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다른 참모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장 만큼은 최흥식을 기를 쓰고 밀어부쳤다고 한다.

경기고 출신 금융마피아의 핵심인  김승유 (61년졸업,MB절친), 최흥식(72년졸업), 장하성(73년졸업)의 협력을 위한 작품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과거 최흥식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되었던 것은 김승유가 영입했는데 김정태가 실권을 쥐면서 내쳐졌다고 한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승유는 막역한 사이라고 하며, 특히 과거 SK소버린 경영권 분쟁사태 당시 장하성 교수가 김승유 하나은행장과 손잡고 SK경영권을 지키는 명분으로 소버린의 먹튀를 도운 동업자라는 설이 파다했다고 한다. 최흥식은 이번 경제수석 후보자중 한명이었으나, 과도한 부동산 투기와 논문자기표절에 걸렸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친위대의 권력다툼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뜨겁다. 각본에 의한 모종의 연출인지, 알력 다툼 서막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갈등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청와대 참모그룹의 내부 파워게임부터 실세 장관의 등장, 당과 청와대의 갈등 등도 엿보인다. 

파워게임은 양날의 검이다. 정권 초 으레 등장하는 군기반장을 통한 시스템 구축의 전초작업일 수도 있지만, 정권 균열을 재촉하는 단초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선은 없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미래권력을 향한 이들의 다툼은 서서히 달아오른다. 파워게임을 조율할 컨트롤타워, 이 지점이 앞으로의 정국상황을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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