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단체급식시장을 6개 재벌 계열사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소식에 관련업계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삼성의 웰스토리, 현대백화점의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신세계푸드, 한화호텔앤리조트, CJ프레시웨이 등 6개 회사와 그 외 동원의 동원홈푸드, 풀무원의 ECMD를 중심으로 한 중견기업의 몫도 10% 정도라고 한다.

결국 남은 1조원 시장을 놓고 전국 4500여개 중소기업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다보니, 이들의 연평균 매출은 2억 원 남짓에 불과하다고 한다.

박근혜 전 정부가 규제완화차원에서 공공기관 급식시장에 재벌참여를 허용한 게 빌미가 됐는데, 애초 이명박 전 정부는 2012년 3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 구내식당 입찰에 재벌이 참여할 수 없도록 했으나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1천 명 이상 대형 공공기관 급식에 재벌참여를 허용하기로 하고, 올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구내식당의 대기업 점유율이 2013년 41%에서 2016년 8.5%로 급감했다가, 올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며, 민간 급식시장은 이미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독무대가 된지 오래라고 한다.

중소기업들은 재벌 대기업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시장을 잠식해 처음부터 공정경쟁이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그룹의 웰스토리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구내식당을 독점해, 지난해 매출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36.4%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신세계푸드와 CJ프레시웨이도 내부거래 비중이 3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업계 2위인 현대그린푸드는 내부거래 비중은 17% 수준이지만, 현대차·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그룹의 일감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훨씬 높고, 아워홈도 엘지·지에스·엘에스 등 친족그룹의 구내식당을 싹쓸이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정에도 일부 재벌 대기업은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데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까지 회피하고 있다. 현대 그린 푸드는 총수 일가 지분이 30.5%였으나, 2013년 29.9%로 낮췄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이어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하는 공정거래법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웰스토리 역시 삼성물산의 사업부에서 2013년 자회사로 분리되며 규제를 피했다. 아워홈은 총수 일가 지분이 100%지만, 친족그룹과의 거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는다. 

경제개혁연대 한 연구위원은 총수 일가 지분이 20%를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하고, 총수 일가 지분율 산정할 때 계열사를 통한 간접소유지분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들 재벌 대기업의 일자리 질도 좋지는 않다. 정규직 대신 도급직(비정규직)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4.498명 3월 기준의 직원이 모두 정규직이어서 마치 일자리 모범 기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리사·영양사 등은 대부분 도급직을 활용해 직원 현황에서 빠져 있다. 

중소기업들은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단체급식 시장 참여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세종 전 중소기업연구원장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대부분 식자재 제작-유통-급식 서비스 사업을 수직계열화해서 운영한다며, 동반성장 차원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식사 재제작과 유통 사업에 주력하고, 단체급식은 중소기업에 양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 재벌 대기업 임원은 대형 구내식당의 경우 먹을거리의 안전성과 품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대기업 단체급식 업체들을 선호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일률적으로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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