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피서지 해운대해수욕장 ‘피서객 숫자 뻥튀기 논란’은 매년 반복되어왔다. 부산 해운대구가 그동안 ‘피서객 숫자 뻥튀기 논란’에 휩싸였던 기존 피서객 산정방식을 올해부터 일명 '빅데이터 집계법'으로 처음 도입해 방문객들의 거주지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최대 피서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10명 중 7명은 '부산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해운대구가 발표한 해운대·송정 해수욕장 피서객 빅데이터 분석 결과자료에 따르면 올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은 699만 6000여 명, 송정해수욕장 방문객은 280만 1000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기존 페르미 추정방식(눈대중)으로 집계한 피서객 수는 해운대해수욕장 1370만 9000명, 송정해수욕장 430만 5000명으로 빅데이터 집계에서 나타난 피서객과 1.5~2배가량 차이 나는 수치다. 

부산 해운대구는 올여름부터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 이용객 수 산정 방식에 휴대전화 기지국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집계 방식을 본격적으로 활용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중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휴대전화를 켜 놓은 방문객 수를 분석하고, 다른 이동통신사 사용자나 휴대전화 미사용자 등 오차를 조정해 피서객 수를 계산했다. 

해운대해수욕장 이용객 수는 해수욕장 일대(동백섬~미포방파제) 구간에서 휴대전화를 켜 둔 상태에서 30분 이상 머문 이동통신사 가입자 수를 분석하고, 오차를 조정했다. 해당 구간에서 15일 이상 머문 사람은 실거주자로 판단해 피서객 집계에서 걸러 냈다. 

이런 식으로 피서객 거주지를 분석해 보니 해운대해수욕장은 부산사람이 67.8%로 가장 많았고 서울사람은 7.8%, 경기도 사람은 6.6%, 경남사람은 4.8%로 나타났다. 송정해수욕장도 부산사람은 69.6%로 가장 많이 방문했고, 그 뒤를 이어 경남사람 7.6%, 울산사람 5.1%, 서울사람 4.31%, 경기도사람 4.3% 순이었다.

피서객의 주소를 시·군·구 단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피서객 10명 중 5명이 '해운대구 주민'이었고, 낙동강 위로는 유일하게 서울 강남구 주민들이 경남 김해와 경남 양산에 이어 전국에서 12번째로 해운대를 많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담당 해운대구청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전국구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해운대해수욕장 피서객 다수가 다른 지역 내국인 또는 외국인 관광객일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했지만, 막상 분석결과를 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온 탓이다. 휴대전화 해외 로밍 서비스 이용자를 분석해 도출한 외국인 방문객 수 역시 해운대해수욕장은 3만 4000여 명, 송정은 겨우 500여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빅데이터 집계법에도 한계는 있다. 휴대전화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은 집계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 또 해수욕장 일대 휴대전화 기지국을 토대로 이용객을 계산했기 때문에 단순히 해수욕장 인근 식당이나 숙박시설 등을 이용한 경우에도 통계에 포함됐을 가능성도 크다. 

이 같은 현상은 일부 업소의 바가지요금 등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게 하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음식점, 숙박시설, 주차장, 각종 상점들이 이용료 및 물건 값 등을 과대 요구, 곳곳에서 가격마찰 시비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 SNS상에는 '두 번 가기 싫은 해운대…', '해운대는 절대 가지 말라…', '관광도시가 이래서야…', '지워지지 않을 추억' 등 갖가지 해운대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으며, 이에 따른 근절대책을 촉구하는 민원도 뒤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분 주차에 4,000원을 요구한 주차장의 바가지요금을 지적했는가 하면 한 여행객은 '해운대는 절대 가지 마라. 가거든 음식은 싸가라!' 라는 글을 올려 바가지요금과 특히 1박에 12만원을 요구하는 민박집의 횡포와 불친절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이 같은 관광객들의 비난에도 불구, 벌금제도 등 법적규제가 없다는 이유로 관련 업주들의 지도 단속에만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관광해운대 미래를 위해 바가지요금, 불친절 등의 근절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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