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야당의원 자신 혹은 측근들이 잇따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야권에선 흉흉한 분위기라고 한다.

바른정당 이혜훈 전 대표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권성동(3선·강원 강릉), 구여권 핵심이었던 중진 이모 의원 등도 측근이 비리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본격적인 사정정국이 시작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보수 야권에서 일정 정도의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인사들이란 공통점이 있는데, 이 혜훈 전 대표의 경우 바른정당 대선후보를 역임한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이고, 권성동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현역 국회법제사법위원장이다.

권성동 의원은 과거 의원사무실 비서관이 자격이 미달됨에도 불구하고 강원 랜드에 입사한 사실이 드러나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인데,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권성동 의원의 5급비서관이었던 김 모씨는 지난 2013년 12월 ‘워터월드 수질·환경 분야 전문가’선발과정에 최종합격했다고 한다.

감사원 보고서는 김씨가 모집공고에서 정한 ‘환경 분야 실무자격 5년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지적하면서, 채용과정에 최홍집 전 사장이 연루된 정황을 적시했다.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 채용에 최홍집 전 사장이 직접 나서 채용공고 전부터 김씨의 지원 사실을 기조실장에 알리며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야권의 한 인사는 “현역 의원들이 하나 둘 사정당국의 그물망에 걸려들기 시작하니 이제야 우리가 야당이 된 것이 실감이 난다”고 털어났는데, 야권 안팎에선 언급된 3명 외에 당국의 수사망에 걸려든 현역 의원들이 더 있다는 전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적폐청산은 적폐(積弊)와 청산(淸算)의 합성어이다. 적폐(積弊)의 뜻은 쌓을 적(積)과 폐단 폐(弊)가 만나 오랫동안 쌓인 폐단, 즉 잘못된 관행, 부정부패, 비리, 악습 등을 말한다.

이런 적폐를 그대로 두고선 우리사회가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또한 적폐세력과 오랜 세월동안 유착 또는 종속관계를 맺어온 족벌매체, 재벌매체, 관영방송 등 이른바 주류매체가 이 시대적 과업을 제대로 다루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 정부에서 ‘적폐’라고 하는 부분을 청산해도 새로운 정부에서 다시 ‘신 적폐’를 만들기 때문에 청산은 안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 역사상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구 정권하의 적폐청산을 하고 때로는 사람들을 잡아 죽이기도 하였지만 아직까지 완전청산이 안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만이라도 제발 새로운 적폐가 없기를 바란다. 만약 또다시 새로운 적폐를 만든다면 다음에 들어설 새로운 정부는 사정의 칼끝을 또 겨누게 되어 불행한 사태가 연속될 뿐이기 때문이다. 

본보 선데이저널은 적폐청산 프로젝트의 개별 주제를 일회성 보도로 다루는데 그치지 않고, 문제해결과 개혁방안이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추적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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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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