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선데이저널이 지난 9월 11일자 “일부 은행 비트코인(온라인 가상화폐)계좌 정리한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세계에 불어 닥친 비트코인(가상화폐)열풍과 비트코인의 화폐적 차이 및 실태를 심층취재 보도한바 있다.
  
마치 때를 맞추기라도 한 듯 9월 12일(현지 시각)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비트코인(가상화폐)은 사기”라며 “비트코인 거품은 곧 꺼질 것이며, 여기에 절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비트코인을 보면 마치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파동’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세계 경제 최초의 거품경제 사례로 꼽히는 네덜란드 튤립투기파동은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 명품 튤립 한 뿌리가 저택 한 채 값에 맞먹을 정도로 폭등했던 현상을 말한다. 폭등하던 튤립 가격은 갑자기 폭락했고, 네덜란드에는 경제 위기가 닥쳤다.

올 들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금값을 넘어섰다. 2년 전만 해도 금 1온스 가격의 6분의 1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한 단위 가격은 올해 처음 금값을 넘어선 후 현재 금값의 3배에 달한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9월 기준 1770억 달러(약 200조원)를 넘어섰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비트코인 거래는 사내 규정을 어기는 것이며, 거래하는 직원은 즉시 해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각국 정부가 규제를 받지 않는 화폐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무언가 잘못되면 정부가 규제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다만 “만약 당신이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북한 같은 곳에 사는 마약밀매업자, 살인자 같은 사람이라면 미국 달러보다 비트코인을 쓰는 게 더 나을 것”이라며 “통화 공급이 부족해 다른 선택지가 없는 곳에서는 비트코인이 유용할 수도 있다”고 비꼬았다.

우리정부의 금융당국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지만, 비트코인이란 실물 없이 온라인 공간에서만 존재하는 가상 화폐로써, 컴퓨터 데이터의 기본단위인 ‘비트’와 통화수단을 말하는 ‘코인’의 합성어로, 일반 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나 관련 당국 등 관리주체가 없다는 특징이 있어 허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실물이 없고 사이버공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거래구조인 만큼 그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이미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에서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제이씨현, SGA 등 비트코인 수혜주로 지목된 종목들이 한 때 폭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 사이트 팍스 넷에서는 비트코인 전망에 대한 기대와 우려로 논쟁이 한창이다. 긍정적인 의견으로는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을 인출할 수 있는 현금인출기가 설치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인 벤 버냉키가 가상화폐가 장기적으로 유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등 실체가 분명히 존재함을 강조했다. 

반대로 우려감 쪽에서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던 튤립파동과 비슷한데, 꽃 한 송이가 1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결국 거품이 꺼지고 가치는 폭락했다”, “하루 만에 급등하여 비트코인의 가격이 900달러까지 갔다가 다음날 바로 502달러까지 내려갔다는 것 자체만으로 정상적인 화폐라고 볼 수 없다” 등 가상화폐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했다. 

실물이 없고 용어조차 이해하기 어렵지만,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비트코인이 묻지 마 테마주의 성격은 아니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같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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