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보관됐던 삼성의 승마지원관련 보고서 문건은 지난해 국정농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작년 10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국회출석 등에 대비해 보좌관에게 지시해 만든 대응문건이다.

그런데 여기에 ‘10월 22일 승마관련 SS 보고’라는 문구와 함께 ‘11월 독일 전지훈련 파견을 위한 마장마술선수 3배수 추천예정, 첫 마필 구입완료’, ‘정유라 선수용 마필 58만 유로, 보험 6만6000유로’가 기재됐는데, 이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검은 수사 당시 ‘SS’가 ‘삼성’ 또는 ‘(최)순실’을 뜻하며, 청와대가 삼성이나 최씨에게서 삼성의 정유라씨 지원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또 문건 속(2015년)10월 22일이 삼성전자가 정유라씨가 탈 마장마술용 말을 살 시도의 구매대금 58만 유로를 매도인 측에 지급한 바로 다음 날인 점, 독일 현지시각이 한국보다 8시간 늦은 점을 고려하면 말 구매가 거의 실시간 보고된 게 아닌지 의심했다고 한다.

법원 역시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주요증거 중에 하나로 꼽았다고 알려지는데, 재판부는 말 구입사실과 비용 등에 관한 사항은 민감한 내부정보인데 다음날 문건화됐고, 그 문건이 청와대에 보관된 것은 피고인들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사이의 공모관계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유력한 사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이재용 삼성부회장, 항소심 대표변호사 교체는 왜?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 대표변호사를 교체키로 했다고 전해진다.

이재용 부회장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이인재 변호사를 대표변호사로 선임한 것인데, 이인재 변호사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장, 인천지법원장, 서울동부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1심의 대표변호사였던 송우철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 13부의 정형식 부장판사와 서울대 법대 동기다. 

재판부와 변호사의 개인적 인연 등으로 공정한 재판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예규에 따라 재판부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1심에서 재판부가 두 차례나 재배당했던 이재용 부회장 측으로서는 송우철 변호사의 선임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에 적용된 죄명은 첫째 2014년 9월 15일~ 2015년 7월 25일, 3회에 걸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뇌물 혐의 둘째, 미르 k스포츠 재단 출연금 204억 원 등 뇌물 셋째, 말 구입비 78억 원 송금 등이다. 1심에서는 5년형을 선고받았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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