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13 지방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소룡’을 꿈꾸는 이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실세에서부터, 중량급 정치인, 대선주자급 인사까지 다양하다.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평가에 들어갔다고 한다.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다음 달 중순까지 중앙당과 시·도당에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직무나 지역 활동 등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며, 12월 말까지 평가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 상에는 직무활동, 공약이행, 여론조사(단체장), 의정활동, 지역 활동, 다면평가(지방의원)등이 평가 기준으로 돼 있지만, 개혁성과 당 정체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을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가결과가 공천과정에서 어느 정도 비율로 반영될지 여부도 관심인데,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현역에 대한 평가는 공천위원회 가동기간에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선거가 9개월 조금 더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진행돼 이례적이라는 반응으로 혁신 공천이나 현역 물갈이를 위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인은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주자로 성장한 지방자치단체장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다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정부의 지지기반이 된 PK(부산경남) 지역의 경우 여권권력지형과 맞물려 여러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 서울시장에 몰리는 민주당 중진

서울시장의 변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여부다. 박원순 시장은 민주당소속이어서 다른 후보군들의 도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전망은 ‘반반’이라고 한다. 한편, 국회 쪽으로 활동영역을 옮겨갈 것이란 관측과 3선 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팽팽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엔 서울시장에 뜻을 둔 인사들이 여럿이다. 우선 ‘86그룹’을 대표하는 우상호 전 민주당원내대표와 이인영 민주당의원의 도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86그룹’의 또 다른 대표주자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뒀지만,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 전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일찍부터 서울시장 후보로 점쳐졌다. 이들 모두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추 대표가 출마대신 당 대표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추 대표 뿐 아니라 다른 후보군들도 정치적 무게감이 적잖은 만큼 올 연말까지 정치상황을 보면서 출마여부를 저울질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2011년 박원순 시장에게 패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과 지난 2014년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던 바른정당 이혜훈 전 대표가 꾸준히 언급돼 왔었다. 그러나 이혜훈 전 대표는 최근 사업가와의 금품수수의혹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이는 서울시장이 갖는 정치적 비중과 의미를 고려해 대선주자급 인사가 나서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경우 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서울시장 출마를 지속적으로 타진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PK지역은 부산출신 문제인 대통령 당선으로 높아진 위상

부산출신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데 크게 일조를 한 PK지역은 ‘깜짝 후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PK지역 여권후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과 울산에서 1위를 차지하고, 경남에서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비등한 결과를 얻었던 지역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PK지역을 확고한 지역기반으로 만들려는 과감한 승부수가 나올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정치권에서는 부산시장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경남지사에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들의 출마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지만, 정치적 잠재력 측면에서 이들의 행보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과 김영춘 해수부 장관, 민주당 박재호·최인호 의원도 부산시장 후보로 꾸준히 거명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시됐다고 보았으나 최근 홍준표 대표가 PK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서병수 시장 대안론을 밝혀 홍 대표의 사람인 깜짝 후보가 등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지역 다선의원들이 대거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2014년 한차례 당내 경선에 나섰던 박민식 전 의원도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다.

경남지사에는 이주영·박완수 등 현직 국회의원과 함께 경남지사를 역임했던 김태호 전 의원이 다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는 김경수 의원 외에 설훈 더주당 의원 이름이 새롭게 나온다. 설훈 의원은 경남 마산 출신이다. 바른정당에선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조해진 전 의원 등이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호남 '텃밭' 국민의당, 선거 결과 따라 당 존립 위기

호남지역은 지난해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각각 압승을 거두며 희비가 교차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두 당이 사활을 걸고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의 경우 중진의원 상당수가 지방선거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당내경선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광주시장은 윤장현 광주시장의 재선도전과 함께 강기정 전 의원,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권실세들의 출마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장병완 의원, 김동철 의원 등이 출마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지사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이개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주승용 의원과 황주홍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전북지사는 민주당 소속 송하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고, 이에 맞서 국민의당에서는 유성엽 의원과 조배숙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 'TK 지역현안' 파고드는 與 vs. 'TK홀대론' 내건 野…내년 지방선거 신경전?
민주당은 당내에 설치된 ‘TK 특별위원회’가 특위 구성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아 현안관련 토론회를 열었고,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TK 홀대론’을 꺼내들었다. 여당인 민주당은 지역 현안해결을 내걸고 취약한 TK를 파고들고, 자유한국당은 ‘전통 텃밭’ 지키기에 나선 모양새다
경북도지사·대구시장은 유력주자 없이 전·현직 국회의원과 단체장 이름이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는 양상이다. 경북지사는 김관용 현 지사의 3선 연임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새로운 도지사를 선출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의 4선 연임을 막아 놨기 때문이다. 대구시장은 권영진 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거물급 정치인 차출론까지 거론되는 등 그야말로 ‘안갯 속’ 국면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본산인 이곳에서 압승을 거둬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는 반면, 바른정당은 신보수 텃밭 확보, 민주당은 새 깃발을 꽂기 위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대로 갈 경우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지지층 ‘표 분산’이 예상되면서 민주당이 약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까지 나온 후보군에는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포항 남·울릉)이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 경북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자유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박 의원은 최근 핵심 당원들과 회동을 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의 재선국회의원이라는 경력이 있고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해 도정을 이끌어본 경험도 있다. 같은 당의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과 이철우 의원(김천)은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적은 없지만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현직 지자체장들도 출마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유진 구미시장, 김영석 영천시장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경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삼걸 전 행정자치부 차관, 최근 청와대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긴 오중기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섰던 김영태 지역위원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여기에 바른정당 포항 북 당협위원장인 박승호 전 포항시장도 경북지사직 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경북일보가 의뢰한 도지사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여야 10명의 다자구도에서 이철우 의원(13.0%)이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오중기 위원장(10.1%), 이삼걸 전 차관(9.6%), 권오을 바른정당 도당위원장(6.8%)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적합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중도 30%가 넘어 부동층(浮動層)이 막판 선거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구도 여야의 주요 관심 지역이다. 지난 대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대구·경북(TK) 지역에도 영토 확장에 나선 민주당과 텃밭을 지키려는 자유한국당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선 이후 대구 지역은 단 한 차례도 진보 진영에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는 첫 TK 광역단체장을 배출하기 위해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이면서 거물급 정치인의 차출설도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 김 장관 스스로가 “내년에 대구시장 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출마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꾸준히 하마평은 나오고 있다.

대구일보가 지난 7월차기 대구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장관이 27.2%로 가장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으며, 권영진 시장(23.3%)과 비교해 3.9%포인트 앞선 수준이었다.

이어 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10.5%), 우동기 대구시 교육감(5.4%), 홍의락 민주당 의원(5.3%) 순이었다. 그 밖에 민주당에서는 최고위원인 임대윤 대구시당 위원장,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이승천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등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충청권에서는 충남지사 후보군이 관심거리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민주당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나소열 전 서천군수와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 등이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안희정 지사와 가까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최근 후보군에 올랐다.

내년 6월 13일 치러질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지역 정가가 벌써 선거준비로 분주하다고 한다. 정치아카데미나 정치대학원 같은 신인 발굴 프로그램을 개설하거나 선거준비단을 갖추며 ‘내 사람 만들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 나서는 대전시장 후보군이 다당구조에서 여당인 민주당 박범계, 허태정, 이상민 후보군들의 촉각도 곤두서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성효 前대전시장이 재도전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현역 이장우, 정용기 국회의원들의 도전여부와 현역 배제를 할 경우 3선의 이재선 전의원도 거론되는 등 공천권을 누가 받을 것 인지에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3선 구청장 도전보다는 시장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현택 동구청장이 당 최고위원 경력을 발판 삼아 시장출마를 고심 중에 있고, 바른정당에서는 남충희 시당위원장이각종 지역논평을 통해 자신의 시장출마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정의당에서는 김윤기 시당위원장이 최근 대전시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대전시장 선거는  권선택 현 시장의 오는 11월 나오게 될 대법원 판결이 중요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의 정치기상도 역시 중앙정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가운데 벌써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들의 행보가 수면 위에 올라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충북지사와 교육감, 청주시장이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무려 20여명 정도다.

충북지사 선거의 경우 이시종 현 충북지사의 3선 출마여부가 가장 큰 걸림돌인데 지방선거 전 장관차출 등의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출마가 확정적이다. 민주당 중앙당 입장에서도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재선을 위한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이종배 의원과 박경국 전 행안부차관 등이 경쟁후보로 거론되지만 현재로선 극히 미온적이다. 일각에서 박덕흠 의원도 언급되지만 스펙을 따지는 우리나라 정치현실에서 가능성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충북교육의 수장은 사상 첫 진보교육감에 오른 김병우 교육감의 재선출마가 확실한 상황에서 현재 이에 대적할만한 인지도와 세를 갖춘 보수후보가 눈에 띄질 않고 있다. 전교조출신으로 진보(인성)와 보수(학력)를 아우르는 교육을 펼치겠다는 공약이 현장에서 다소 잡음이 나오긴 하지만, 대체로 재선을 예상하는 긍정적인 반응이 높다고 한다.

김쌍주 주간 외 특별취재팀  sundayk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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