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 제18탄〕 적폐의 온상이 된 의료계, 적발사례로 본 천태만상!

대한민국은 마치 적폐공화국처럼 보인다. 구석구석 적폐가 드러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의료계의 적폐도 만만찮게 한 몫하고 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9월 24일 환자를 치료한 것처럼 꾸미고 요양급여비용을 허위 청구해 받아낸 의사 이 모(51) 씨와 김 모(66)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의사 이 씨는 부산 남구의 모 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2012년 12월 2일부터 2014년 11월 10일까지 치료하지도 않은 환자 19명을 대상으로 588차례에 걸쳐 허위진료기록부를 작성한 뒤 요양급여 비용 3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의사 김 씨는 부산 연제구에서 병원을 운영하면서 2015년 1월 21일부터 같은 해 4월 22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의사 이 씨와 같은 수법으로 요양급여 비용 55만 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된 사례를 통해 본 의료계의 적폐는 천태만상이다. 환자를 치료한 것처럼 속이고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받아낸 의사들이 있는가하면, 환자들에게 본인부담금을 부풀려 청구하거나 물리치료사·간호사 등의 인력을 허위로 신고한 병원들이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으나 근절되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의 ‘본인부담금 과다징수, 기타 부당청구 사례’를 매년 공개하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으나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본인부담금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따라 수진 자에게 요양급여에 대한 적정 본인부담금을 징수해야 한다.

그런데 B한의원은 ‘사지의 통증, 위팔’ 상병으로 내원한 수진 자에게 진찰료 및 침술을 실시하고 본인부담금을 받아야하는데 과다 징수하다 적발됐다.

G의원은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는 파상풍 주사제인 테타블린주를 투여하고 주사약제 및 주사 수기료 전액을 환자에게 부담시키기도 했다.

W의원의 경우 요양급여비용 소정수가에 포함돼 별도로 비용을 산정할 수 없는(치료재료대(CT조영제 주입기, gastric lavage kit, humidifier, air mattress 사용료, BST stick)등을 비급여로 환자에게 부담시키다 적발되기도 했다.

또 P요양병원은 본인부담상한액이 연간 400만 원 이상인 경우 공단에만 청구해야하는데 환자에게 전액 수납하게 했다. 이 병원은 환자에게 초과분을 전액 수납하게 한 이후 공단에도 별도로 청구해 이중으로 이득을 취하다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응급의료관리료 청구 대상기관이 아닌데도 부당하게 청구한 병원들도 있었다. O병원은 ‘상세불명의 호흡곤란, 상세불명의 천식’의 상병으로 진료를 해주고 응급의료관리료를 부당 청구했다.

이 병원은 응급의료관리료-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을 받지 않고 시설 설치 신고필증만 교부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부당청구로 적발됐다.

그 외에도 물리치료사, 간호 인력을 부풀려 신고한 경우도 여전하다. C병원은 주2회 근무하고 있는 물리치료사를 주5일 상근 근무한 것으로 신고해 물리치료료를 부당하게 청구하기도 했다.

S병원은 물리치료사가 한 달간 주3일 근무를 하고, 한 달가량 근무를 하지 않았는데 계속 상근 근무한 것으로 신고해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또한 Y병원은 위탁업체 소속의 영양사-조리사를 병원 소속인 것처럼 신고해 입원환자식 제공업무에 대한 수가를 신청해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S병원은 비상근 조리사와 근무하지도 않은 조리사, 퇴사한 조리사까지 인력에 포함해 입원환자 조리사 가산을 요양급여비용으로 부당청구하다 적발됐다.

그 외에도 S요양병원은 병동근무와 상관없는 입원 예정환자의 보호자 상담, 퇴원환자 관리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했는데 입원환자 간호업무를 전담한 것으로 신고해 부당 청구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A의원은 개인정신치료 중 지지요법은 15분미만, 집중요법은 15분 이상 45분미만 치료한 후 청구할 수 있는데도 미분화 조현병 상병으로 내원한 수진 자에게 개인정신치료 지지요법(보험코드 NN011, 12,230원)을 실시하고, 행위료가 높은 개인정신치료 집중요법(보험코드 NN013, 23,080원)을 실시한 것처럼 부당 청구했다.

B의원은 무릎관절증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좌·우 무릎 양측을 동시에 1매 X-ray 촬영했지만 좌, 우 무릎을 각각 촬영한 것처럼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혈액투석을 하면서 실제 사용한 용량보다 많게 청구하거나 고가의 혈액 투석 액으로 대체해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C의원은 손의 관절염 환자에게 손 부위(전면과 측면) X-ray 촬영을 하면서 필름을 1장 사용했지만 2장 사용한 것으로 청구하다 현지조사에게 걸렸다. 행위료에 포함된 비용 등을 수진 자에게 별도로 임의 비급여하다가 적발된 의료기관도 있었다.

산소흡입 시 사용하는 산소마스크 비용, 담도수술 중 담관 조영 또는 신경차단술시 C-Arm 사용료 등을 별도 징수한 의료기관을 적발했다. F병원은 손가락 첫마디의 골절 상병으로 사지골절정복술을 받은 환자에게 수술 후 회복실에서 산소흡입 치료를 하고 산소마스크 재료비용을 별도 산정할 수 없음에도 수진자로부터 비용을 징수했다.

실제 진료하지 않은 행위·약제를 거짓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I한의원은 목 부분의 관절 및 인대의 염좌. 긴장 환자에게 한방급여약제를 투약한 사실이 없지만 진료기록부에 한신오적산(보험코드 655006390)을 투약한 것으로 허위 기재하고, 해당 약제비를 요양급여비용으로 거짓 청구했다.

요양기관 이외 장소에서 진료한 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도 부당청구에 해당하는데, K의원의 대표자는 사회복지시설에 입소한 본인 가족을 방문해 진찰 및 투약하고, 본인 의원에서 진료한 것처럼 진찰료 등을 부당 청구했다.

J한의원 원장은 매주 수요일마다 모교 초등학교를 방문해 성장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줄넘기와 스트레칭 등 성장체조, 성장침술 등을 한 뒤 진찰료, 경혈침술료 등으로 요양급여비용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청구 세부사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와 요양기관업무포털서비스(http://biz.hira.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다양한 부당청구 사례를 적극 공개해 요양기관 스스로 거짓·부당청구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올바른 청구풍토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천태만상으로 만연되고 있는 의료계의 적폐를 의료기관들 자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이번 기회에 마련해 적폐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의료계의 만연된 적폐를 메스를 대고 수술을 해야 더 이상 의료계가 곪아 썩지 않을 것이다.

특별취재팀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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