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추정지역

암매장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의문의 장소인 ‘옛 광주교도소’에서 희생된 5·18 행방불명자를 가족 품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발굴조사가 37년 만에 시작됐다. 

발굴 대상지는 광주시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부지 내이며, 1차 대상지는 3공수여단 지휘관이 1995년 검찰조사에서 작성한 약도와 시민제보 등을 토대로 추정한 교도소 북쪽 담장 117m(폭 3∼5m) 구간이다.

당시 군 기록에 따르면 5·18 당시 민간인 27∼28명이 교도소 일대에서 계엄군에게 희생을 당했다. 5·18 직후 매장된 채 발견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해 16∼17명이 교도소 부지 내에 암매장됐을 추정이 나오고 있다. 

또한 5·18 당시 주둔했던 3공수 부대원, 재소자증언 등도 암매장 장소로 옛 교도소 부지를 지목해 유해 발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발굴조사를 시작한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교도소에서 자행된 암매장이 최세창 3공수여단장의 지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5·18기념재단이 1995년 5월 서울지방검찰청 ‘12·12 및 5·18 사건’ 조사에서 1980년 5월 당시 광주교도소에 주둔했던 3공수여단 소속 김모 소령이 했던 진술을 6일 공개했다. 김 소령은 교도소 부지 암매장 조사계기가 된 약도를 작성했던 당사자다.지역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관계자들은 군부대 지휘체계 특성상 신군부 상부에서 조직적으로 암매장까지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소령은 진술 조사에서 ‘시체를 인계받아 가매장하게 된 경위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정보참모로부터 여단장의 지시를 전달받아 가매장할 장소를 제가 물색했고, 저희 본부대 병력들이 의무대로 가서 사체를 운반해 와서 매장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당시 3공수 여단장은 최세창 준장으로, 암매장 지시가 조직적으로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지난 9월 공개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면담보고서에서는 광주시 동구 주남마을에서 민간인 버스에 총격을 가했던 11공수여단 부대원들이 5·18 직후 암매장을 은폐하려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5·18재단 김양래 상임이사는 “당시 검찰조사는 내란죄에 치중했기 때문에 암매장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며, “37년 동안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다시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꼭 발굴해야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이제는 모두의 기대가 높아 잘못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며, “잘 돼야 한다는 마음에 어깨가 무겁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온 국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 행방불명자들이 37년 만에 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는 바이다. 
 

조승현 대기자/총괄사장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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