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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제26탄〕 전직 선급협회 검사관, 무려 9년간 가짜 선박검사인증서 발급 4억 꿀꺽- 선급협회 고소 전까지 아무도 몰라…선박검사관 관리감독 무방비 상태

선박검사관은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선박안전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전직 선박 검사관이 무려 9년간이나 인증검사관의 지위를 악용해 억대 검사용역비를 빼돌리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변필건)는 9년 동안 허위검사인증서 10여 건을 무단발급하고 5억 원에 가까운 검사비용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업무상배임,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A선급협회 전직 총괄검사관 서모(59)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1월 17일 밝혔다.

서 씨는 선박·플랜트관련 산업용품의 안전 및 규격검사 국제인증기관인 A선급협회 검사관의 지위를 악용해 2008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피검 제조업체 15곳으로부터 검사용역 및 교육비 등 명목으로 4억8146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보일러 및 원자력분야에 납품하는 압력용기 등에 대한 검사인증에서 서 씨가 직급상 지니고 있던 고무인을 이용해 허위인증서 17건을 무단 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일러나 원전 등에 사용되는 압력용기는 폭발 등에 견디는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 납품 전 철저한 안전성 검사가 필수다.

통상 검사용역 요청이 있으면 검사관은 협회에 보고하고, 절차에 따라 검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서 씨는 자신의 후임 검사관과 친동생, 아들 명의로 개설한 사업자가 검사용역을 제대로 수행한 것처럼 꾸며 인증서를 발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런 수법으로 서 씨가 후임검사관이나 가족 등 명의로 된 계좌를 통해 3억5500만 원가량을, 자신의 계좌로 나머지 1억2600만 원 상당의 금액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했다.

선박·플랜트·산업용품에 대한 안전 및 규격검사 국제인증기관인 A선급협회에서 총괄검사관으로 일한 서 씨는 제조업체로부터 인증검사 요청이 오면 선급협회에 통보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 씨가 형식적인 검사로 인증서를 내준 제품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시중에 납품됐다.

선급협회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서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혐의를 포착했다. 한마디로 선박검사관들에 대한 정부당국의 관리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번 기회에 해양경찰은 각 선급협회의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여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 선박검사관이란?

5대양을 누빈 배가 항만에 입항하면 세관원을 비롯해 검역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승선해서 점검을 한다. 그들 가운데 선박이 건강한지 여부를 식별하는 전문가들이 선박검사관이다. 노후선, 과거 결함이력 등을 가진 선박 위주로 승선, 선체와 설비 등이 국제협약 기준에 적합한지를 꼼꼼히 점검하고 결함사항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이를 시정토록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이들의 허가 없이는 아무리 급한 배라도 출항을 하지 못한다. 간혹 몰래 출항한 배가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조선소에 가면 승용차에 ABS, DnV 등의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옷도 조선소 측 사람들과는 다른 색깔이다. 망치, 플래시 등을 들고 조선소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배를 두들겨보고 잘못된 것은 그 자리에서 바로 시정을 요구하는 등 상당히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선소에서 배를 짓고 나면 바로 바다에 띄워서 몰고 나갈 수 있을까. 천만에 건조된 배는 시운전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운전도 조선소에서 마음대로 배를 바다에 내보내지 못한다.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의 시운전을 하고자 하는 경우 해양항만청에 검사신청서와 운항계획서를 제출하고 선박검사 후에 임시항해검사증을 교부받고 시운전을 할 수 있다.

항만과 조선소 등에서 선박의 선체와 기관 등을 꼼꼼히 살피면서 선박의 건강을 진단하고 안전 점검에 맹활약하는 이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선박검사원 혹은 선박검사관으로 불리는 선박검사전문가들이다.

● 선박검사관들의 다양한 활동 영역
통상, 정부검사관을 선박검사관이라고 부르는데 국토부 해양항만청에 소속된 선박검사관이다.

그들은 항만국통제관(Port State Control Officer)으로 △선박이 규정에 의거하여 운항되고 화물과 여객을 수운할 수 있는지 △선박을 정확한 규정에 맞춰 짓는지 △ 선박의 기관과 선체를 검사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선박안전법 시행규칙이 일부개정(국토해양부령 제249호, 2010.6.17)되면서 학력 외에도 일정 자격증 및 경력을 갖춘 경우 선박검사관이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박검사관이 되는 길을 넓혀놓았다.

선박검사관의 활동영역은 대단히 다양하다. 항만에 입항하는 선박의 결함사항을 식별하는 선박검사관인 선박이 항만에 입항하면 과거 결함이력 선박, 노후선 위주로 점검하고 결함사항을 시정토록 한다. 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한 검사가 주목적인 검사관들이다.

그리고 공단 및 선급법인에서는 서베이어(Surveyor)를 선박검사원이라고 부르는데 선박검사원은 선체검사원, 기관검사원 및 전문검사원으로 구분하며, 선체검사원의 경우 일단 조선 관련학과, 기관검사원의 경우 기계 관련학과, 전문검사원의 경우는 금속, 전기 또는 전자 관련 학과의 졸업생에게 문이 우선 열린다. 해당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경우도 해당이 된다.

한편, 선급은 말 그대로 선박의 급수를 매기는 기관이다. 선박의 가치에 따른 급수를 매기는 곳으로 한국에는 한국선급(KR)이 있고 영국에는 로이드 선급(LR)이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미국 선급협회(ABS), 노르웨이 선급협회 (DNV) 등이 유명하다. 선급의 선박검사 목적은 안전이 주목적이지만 쉽게 말하면 보험가를 매기기 위함이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외에도 오일 메이저에는 인스펙터(INSPECTOR)가 검사관으로 일한다. 이들은 세계의 오일 메이저 회사에 소속된 검사관으로써 선주회사에게 화물을 운송시킬 만큼 안전한지 검사하는 일을 한다. 

여기엔 유조선, 케미컬선 경력이 없으면 취직할 수 없다. 화주 측 선박검사관도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화물이 불량선박에 의해 손해 보는 것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해운회사 측의 선박 검사관도 있는데 조선소에서 자신들의 선박 건조과정을 감시 감독한다. 

이외에도 민간차원에서 검사관 혹은 검사원, 감독관이라는 명칭으로 선박의 안전에 대한 부분을 살피는 직종은 다양하다. 이들을 통칭해서 ‘선박검사전문가’ 집단으로 보면 된다.

특별취재팀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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