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광 박사

지금 5.60대까지도 삼재에 대해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사찰에 가보면 음력 정초기도를 하면서 마지막 설법에서 꼭 하는 말이 삼재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게 뭔가요” 하고 물어보면 “보살님들 삼재팔난이란 말 들어 봤어요.” 하고 재차 물어본다. 

예부터 삼재라는 것은 들삼재, 눌삼재, 날삼재 이렇게 3년 동안 여덟 가지 어려움이 생긴다고 전해지는 풍속이기도 한다. 하도 세상일이 잘 안되니 사람들이 무엇에 대해 하소연 할 거리를 찾았고, 그것이 삼재란 것이 라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에도 이 풍속이 있다는 것이고 조선시대에도 불교가 끝까지 버틴 것은 이런 삼재팔난으로 기도를 하여 민간인들이 스님에게 기도 공덕금을 갔다 바치며 스님들의 기도정성을 받아 민간인들의 액난에 대비했던 것이다.

삼재를 푸는 데는 액막이를 해야 하는데, 주로 사찰에서 스님들이 해주기도 하고 무속인들이 대신 해주기도 했다. 무속이나 스님이나 이때는 일체 단결해서 액막이를 풀어주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노란색 종이 한지에 경명주사라는 빨간색 돌가루를 들기름에 갈아 새벽 자시(子時)에 그것을 붓으로 글씨를 쓰거나 또는 머리가 세 개 달리고 몸통은 하나인 매를 그린다. 그리고 그것을 집에 들어오는 방문 위에 붙이는 것을 액막이의 특징이다. 충청도에서는 이런 속설이 있다 “들어오는 삼재는 알 수가 없어도 나가는 삼재는 알 수가 있다.” 할 정도로 삼재 때는 안 좋은 일이 자주 생긴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그렇다면 삼재팔난(三災八難)의 내용은 무슨 뜻일까? 삼재가 드는 사람의 운과 관련하여 미치는 여덟 가지 재앙이라는 의미에서 여덟 가지 재난은 ① 손재(損財), ② 주색(酒色), ③ 질병(疾病), ④ 부모(父母), ⑤ 형제(兄弟), ⑥ 부부(夫婦), ⑦ 관재(官災), ⑧ 학업(學業)이다. 이정도면 피할 수 없는 재난이다. 인간들이 이것 빼고 무엇을 더 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매(鷹)는 무엇 때문에 붉은 글씨로 쓰는가? 붉은 색은 원래 그 기운이 넘치고 힘차서 나쁜 음기(陰氣)나 잡기(雜氣)가 감히 범접하지 못할 정도의 세력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빨강색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도 그것을 실재로 그렇게 생각하고 믿는다. 나쁜 운은 물러가고 좋은 운만 들어오라는 것이 빨강색의 종이에 복(福)자를 거꾸로 써 붙이는 오늘날의 중국풍습도 여기에 기인한 것이다.

매는 호랑이 보다 무서운 것이, 안 좋은 상황을 하늘에서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쪼아서 없애 버리며 자신은 절대 해를 안당하며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성질이 있어 절대성을 가진 동물이 ‘매’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강원도에서는 삼재가 들은 아이들에게는 수명을 관장하시는 ‘북두칠성님’께 아이의 복을 빌고 아이의 옷으로 마른 명태에 싸 땅에 3년간 묻는 의식을 무당이 했다는 글도 어디서 본적이 있다. 절에서는 스님들이 천수경 등을 하고 또 아이에게 명복을 비는 경우가 흔하기도 하고 동시에 부적을 그려 보살들에게 삼재 액막이를 나눠주면서 시주를 권유하기도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삼재란 어떤 상황을 말하는가? 범띠 말띠 개띠에 태어난 사람들은 원숭이띠 닭띠 개띠에 삼재가 들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원숭이해에는 ‘들삼재’라 조신해야 하고 닭띠 해에는 ‘눌삼재’라 꼼짝을 안해야  하며 개띠에는 ‘날삼재’라 더욱 조심을 더 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에는 뱀띠. 닭띠 소띠에 태어난 사람들은 돼지해 쥐해 소해에 삼재가 들었다는 것이며, 원숭이띠 쥐띠 용띠에 태어난 사람은 호랑이해 토끼해 용해의 3년 동안 삼재가 들었다고 생각해 각별히 조심을 한다는 것이고, 돼지띠 토끼띠 양띠에  태어난 사람은 뱀, 말, 양해에 삼재가 들었다고 하는 것이다. 

쉽게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사·유·축(巳·酉·丑)생은 해(亥)에 들어와 자(子)에 묵고 축(丑)에 나간다. 신·자·진(申·子·辰)생은 인(寅)에 들어와 묘(卯)에 묵고 진(辰)에 나간다. 해·묘·미(亥·卯·未)생은 사(巳)에 들어와 오(午)에 묵고 미(未)에 나간다. 인·오·술(寅·午·戌)생은 신(申)에 들어와 유(酉)에 묵고 술(戌)에 나간다는 뜻이 된다.

명리에세이스트 정은광 박사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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