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들 가운데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대한민국 수도의 장이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는 차기 대선을 노리는 잠룡들의 예비 전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내년 6월 13일에 치러질 지방선거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자천타천의 후보군들이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당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 후보인물들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야당도 광역단체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장은 17개 광역시도단체장 중에서 가장 상징성이 높고, 영향력이 큰 선거여서 여야의 거물정치인들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당내 경선을 거친다면 본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거론되는 후보가 그 어느 지역보다 많다.

현직의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당내에서는 민병두 의원이 공식출마를 선언하고 박원순 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선인 박영선 의원 역시 꾸준히 거론되는 후보인데 본인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선인 전현희 의원도 더불어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강남벨트’에서 지지를 이끌어낼 적임자란 점을 부각시키며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문재인 대선캠프 서울시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았었다. 추미애 당대표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관록과 당대표직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당 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인데 지방선거에 임박해서 출마를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추미애 대표가 지방선거 출마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권 초기인데다가 대내외적으로 할 일이 많다”면서 “현재로선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당의 핵심인 학생운동권 출신 그룹의 선두주자들인 우상호·이인영 의원도 거론되고 있으나 본인들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인지도’ ‘차기 주자’ ‘대통령과의 교감’이란 요소를 갖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차출설도 꾸준히 나돌고 있다. 임종석 실장에 대해서는 전남지사 출마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편, 정청래 전 의원도 “여론조사가 메달 권에 진입하면 서울시장 나간다”며 여운을 남겼다. 정 전 의원은 ‘진짜가 나타났다’ 시즌 2를 함께 진행하며, 자신의 후임자라고 할 수 있는 손혜원 의원과 함께 ‘정치, 알아야 바뀐다’라는 시사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야당에도 본인의사와 가능성 등과는 별개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여럿이다. 우선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유력하다. 황교안 전 총리는 최근 서울 서초동에 개인 사무실을 냈는데, 이는 변호사 업무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마련한 것이며 곧 선거 준비를 위한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황교안 전 총리의 한 측근은 “그가 최근 사무실을 냈다고는 들었는데, 아마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하려는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원내대표 출마설이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노동운동가출신으로 당시 한나라당에 들어가 서울 강서구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이어가며 저력을 보이고 있다. 

또 김용태 의원의 출마설도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자유한국당에서는 재선의 김선동 의원과 홍정욱 전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여성 후보로는 나경원 의원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관심이 높다.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론되는데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당 관계자는 “상징성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카드가 당 안팎에서 회자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데 이렇다보니 유승민 대표에 대한 차출론이 거론되고 있다. 유승민 대표는 차출론이 제기되자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바른정당에서 가능성 있는 후보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거론되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시장의 경력이 있는데다가 한동안 정치권에서 비껴서 있으며 무상급식과 관련한 책임 논란에 자숙의 기간을 가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본인의 출마의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어 완주한 경험이 있는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여당은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서울시장 후보군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 내 경선을 치른다면 박원순 현 시장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흥미로운 점은 정당 지지율이 낮은 야당의 선거연대 여부다.

이럴 경우 선거구도는 여야 간 1대 1 대결이 가능하고 당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야3당이 공히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협공’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이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수도권을 포함해 정당별로 후보가 어떻게 정리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여당 후보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70%를 웃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50%에 육박하는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을 고려할 때 지방선거에서 여당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내년 6.13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될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여야 간 경쟁보다는 여당 내 ‘집안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조승현 대기자/총괄사장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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