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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기부금 할당불문율 깨진 사연은?

재계란 대자본을 가진 실업가와 금융업자의 사회를 말한다. 이런 재계인 ‘삼성 30억 원, 현대자동차 20억 원, SK 20억 원’은 최근 경북 포항 지역에 발생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재계가 내놓은 기부금 규모다. 

그간 재계 순위에 따라 할당해온 분담금 비율과 차이가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재계는 불문율로 통하는 황금비율에 따라 준조세 성격의 분담금을 내왔었다. 그런데 주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도해서 모금하는 경우 삼성그룹 ‘2’를 기준으로 현대차그룹 ‘1.2’, SK그룹 ‘1’, LG그룹 ‘0.8’로 적용했던 것이다.

앞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고리였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이 대표적인 사례로, 당시 이 비율에 따라 삼성은 204억 원, 현대차 128억 원, SK 111억 원, LG 78억 원을 각각 출연해 재계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이 대가성과 연관이 적다고 주장하는 근거이기도 했다.

전경련의 해체로 이 같은 불문율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도 사업 연관성에 따라 SK가 현대차와 동일한 액수를 분담해 2대 1.2대 1.2대 0.8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태풍·지진 등 자연재해 피해와 관련된 기부금이 이 경우인데, 지난해 울산지역 태풍 피해 복구 구호성금 규모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이 80억 원을 냈으며 울산에 사업장이 있는 현대차와 SK는 동일하게 50억 원을 쾌척했고 LG는 30억 원을 기부했다고 한다. 

이번 포항 지진피해 지원금도 같은 기준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면 된다는 게 재계 측 설명이라고 한다. 

그동안 재계는 전경련을 통해 사업 연관성에 따라 준조세 성격의 기부금을 갹출해왔었다. 기업은 스스로 피해자로 전락해 권력의 눈치를 보지만 탁월한 수완으로 권력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실속을 챙겼다. 

대기업 우선정책이나 면세점사업권 조정, 주파수할당, 재벌총수사면 등이 각종 의혹에 휘말리는 이유다. 결국 초록은 동색인 셈이다. 

애써 외면했던 전경련의 정경유착 고리가 미르‧K스포츠재단이 도화선이 됐지만 켜켜이 쌓인 각종 의혹들이 한꺼번에 터져 수면위로 드러난 것이다.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가 불거지자 멋대로 재단을 해산하고 새로운 통합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히면서 일을 키웠다. 결국 여기저기서 전경련을 해체하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제는 젼경련을 해체하더라도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있다. 권력이든, 기업이든 은밀한 유혹을 쉽사리 거절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질없고 공허한 외침이 될지 모르지만 이런 부정한 고리는 과감히 단절해야 한다. 특히 권력의 주변에서 권력 치적용 준조세를 걷는 일만큼은 결코 없애야 한다. 

대기업 관계자는 차라리 법인세를 더 내는 게 낫겠다는 자조적인 말들을 하고 있다. 통치자금 비슷한 준조세를 내는 부담이 사라질 수만 있다면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는 이면에는 언제든 기업에서 가져다 쓸 수 있는 기부금 같은 준조세가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기부금은 법인세법상의 기부금은 법인이 사용인을 제외한 타인에게 사업과 직접 관계없이 무상으로 지출하는 증여금액을 말한다. 

기부금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자산을 정상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정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양도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증여되는 것도 포함된다. 

기부금은 법인의 소득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으로 손금(損金)산입을 놓고 여러 가지로 구분되고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지출하는 기부금, 이재민구호금 등은 100% 손금 산입되는 반면 지정기부금의 손금산입에는 한계가 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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