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역점사업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개발에 적색등이 켜지는 양상이다. 

스타필드 개발 예정지역 곳곳에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찬반논쟁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골목상권 침해’라는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스타필드 개발예정을 밝혔던 경기 부천에서는 인근 상인들의 반발로 최근 백화점 건립마저 좌초됐고, 개발을 예고한 부천과 청라 등에서 찬반 갈등이 치열하게 벌어졌으며, 최근 신세계 측이 부지를 매입한 경남 창원시에서도 논쟁이 일었다고 한다.

그동안 신세계그룹 측은 스타필드 개발예정을 밝히며 일자리 창출효과를 내세웠는데, 정치권에서 일자리창출에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최근 “복합쇼핑몰은 문재인 정부의 질 좋은 일자리 정책과 반대로 질 낮은 비정규직과 간접고용만 양산하고 있다”며, 하남 스타필드의 고용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 ‘스타필드 사업’이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난해 4월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공급업체인 ㈜신세계프라퍼티(대표 임영록)가 경남 창원시 중동의 상업부지 3만4314㎡를 750억 원에 매입하자, 유통가에서는 복합쇼핑몰(스타필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실제로 지난 2월 창원시 제2부시장과 시청 관계자들이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을 1박 2일 일정으로 둘러봤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찬성과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신세계 프라퍼티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된 사항은 없다. 백화점, 마트 등은 다른 계열사이기에 서로 간의 조율도 필요하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도 “아직 신세계 측으로부터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받은 것이 없기에 이에(인허가) 대해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은 축구장 70개 면적(총면적 46만㎡)의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로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 프리미엄 식자재 매장 PK마켓, 초저가판매점 노 브랜드숍 등이 갖춰져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스타필드 하남은 올해 3분기까지 226억 원의 영업이익과 803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비교적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 입장에서는 또 한 가지 변수가 있어 ‘스타필드 창원’ 건립을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여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통합한 이른바 ‘쇼핑몰 패키지 규제법안’을 지난 9월 29일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 관심 사항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의 매월 2회 의무휴업, 전통시장주변 외에 기존 골목상권의 ‘상업보호지역’ 지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복합쇼핑몰과 같은 대규모 점포 출점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내년 6·13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찬반 논란이 있는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사업’에 대한 인허가 여부를 조속히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들이 출마를 할 입장에서 허가를 내주자니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불허하자니 입점을 희망하는 지역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살 것이 빤하기 때문에 인허가 결정을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지역 정치세력들 간에도 ‘스타필드 사업’ 입점에 대한 찬반이 갈라져 있다.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입점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사업’은 내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각 당의 지자체 후보들이 추진 여부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울 수도 있는 ‘뜨거운 감자’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이런 연유로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사업’이 신세계 뜻대로 건립될지, 소상공인 등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건립을 포기할 지에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진덕 기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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