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스포츠/연예 스포츠종합
삼성그룹, e스포츠 완전 철수…그 이유가 뭘까?

삼성의 스포츠구단 운영을 맡고 있는 제일기획이 프로게임단 삼성 갤럭시를 글로벌 e스포츠 업체인 KSV에 매각하면서 e스포츠 산업 진출 17년 만에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십 수 년 전 삼성 안에서 e스포츠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던 인물은 당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그는 관련 행사를 일일이 챙기며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윤 부회장이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 e스포츠 산업이 삼성 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e스포츠는 젊은이들만의 문화로 인식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삼성그룹은 이 같은 e스포츠의 미래를 내다보고 ‘e스포츠의 올림픽’을 꿈꾸며 ‘WCG’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많은 IT업체들이 동참했다. 삼성은 주요 사업 축이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온라인게임 중심인 e스포츠 필요성이 줄었다는 입장이다. 

연간 수백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큰 수입도 안 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만주는 게임 사업을 한다는 것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한편으로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회를 운영하다 보니 너무 삼성전자 위주로 돌아가게 되자 처음에 관심을 보였던 스폰서들이 하나 둘 등을 돌리게 된 것도 WCG의 쇠퇴에 큰 역할을 했다. 

또 인터넷방송의 급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오프라인 행사에만 의존하며 시대에 뒤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해가 갈수록 영향력이 떨어지던 WCG는 결국 문을 닫았고 상표권마저 올해 초 스마일게이트에 매각됐다.

그리고 얼마 전 삼성그룹은 WCG에 이어 e스포츠 게임단도 KSV에 매각하는 등 e스포츠 사업에서 손을 뗐다. e스포츠를 포함해 야구와 축구 구단의 운영을 맡아온 제일기획은 KSV에 '삼성 갤럭시' e스포츠 팀을 매각한 것이다. 

제일기획은 "게임단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e스포츠 전문 기업에 구단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e스포츠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삼성 갤럭시의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단은 지난 11월 '롤드컵 2017'에서 최강자 자리에 있던 SK텔레콤 T1을 꺾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매각 결정이 갑작스럽다는 것이다.

게임은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놀이 문화며 e스포츠가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이 손을 떼는 것에 많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이 e스포츠에서 완전 철수하는 것과는 반대로 중국의 텐센트는 e스포츠를 육성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누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인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인 게임 사업에서 손을 떼는 모습은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 세계는 ‘문화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문화가 바로 게임이다.

그렇다면 게임을 더 많이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문화전쟁에서 이기는 길이 될 것은 자명하다. 삼성그룹이 텐센트처럼 게임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이 회사의 뿌리가 하드웨어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의 삼성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연간 20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너무 경직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조직을 보다 부드럽고 창의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다시 차 버린 것이다.

삼성은 과거에도 소프트웨어 사업을 정리한 전례가 있다. 바로 음악과 영화 등을 전담했던 영상사업단을 해체한 것이다. 이 회사가 영상사업단을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면 아마도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에 버금가는 기업이 될 수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열매를 맺기도 전에 사업을 정리해 버린 아쉬움이 또다시 게임 사업에서도 재연되는 것 같은 아닌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같은 원인에 더해 최근 전병헌 전 수석이 e스포츠대회 후원금을 명목으로 받은 돈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e스포츠 업계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진 점이 삼성이 급하게 프로게임단을 매각한 또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한다.
최근 우승까지 하는 등 잘나가는 프로게임단 매각이 최근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등 업계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시점이라는 점에서 자칫 구설에 오를 가능성을 미리 차단한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