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정농단 뇌물 형사재판 등의 변론을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가 기소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뇌물상납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선임했다.

재판 때마다 “돈 한 푼 안 받았다”고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 청와대 상납뇌물’이 터져 나오자 멘붕이 됐는데, 도덕적으로도 후안무치한 정치인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저 관리비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 뇌물수수혐의를 적용했다.

박 전 대통령의 유영하 변호사 선임은 이런 검찰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아직도 그 돈을 통치자금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국정농단사건’에 대해선 정치보복 수사라며 재판출석도 거부해왔지만, 국정원 특수활동비 건만큼은 적극 방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박 전 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 두 사람이 만난 건 지난 1월 4일인데, 이날은 검찰이 36억5천만 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은 혐의로 추가기소한 날이다.  

검찰이 적시한 죄명은 뇌물수수와 국고손실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지난해 서울 삼성동 자택을 팔아 얻은 68억 원 등이 추징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서둘러 대응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만큼 절박한 심정에서 선임한 것이라는 해석인데, 그런 만큼 국정원 특수활동비 재판에는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고 한다.

유 변호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변호인단은 2017년 10월 16일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연장을 결정한 재판부에 반발하며 사임했다.

변호인단이 모두 사임하자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고 이후 본인 재판에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가 새로 선정한 국선변호인단의 접견 신청도 모두 거부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를 재선임한 내용과 유 변호사의 과거 행적에 대한 SNS 반응을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박근혜가 국정원 특활비 상납사건에 대해 유영하 변호사를 다시 선임한 것은 박근혜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기소된 사건은 본인이 직접적으로 돈을 주고받지는 않은 사건이어서 정치적 공방으로 몰고 갈 수 있었으나, 특활비 상납은 공금의 개인적 사용으로 도덕성에 직격탄이다”라고 트윗에 글을 올렸다.

아이디 서주호씨는 “정치보복 운운하며 그동안 재판과 변호인 접견도 거부하며 쇼를 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원 뇌물 36억 원의 충격적 사용 내역이 드러나자 유영하 변호사를 만났군요.. 박근혜씨는 지은 죄가 너무 많아 재산 몰수, 무기징역형에 가까운 중형선고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청래 전 의원은 “ <박근혜, 참 염치없고 부끄럽습니다.> 개인적으로 한 푼도 안 받았다며? 간첩 잡으라는 국정원 특활비를 얼굴에 쳐 바른 건 개인적 용도 아니고 뭐람? 생각할수록 열 뻗친다”라고 글을 올렸다.

유영하 변호사는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었던 인물이다. 2016년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에 출마했으나 김무성의 옥새런 사건으로 공천에서 탈락했으며 2008년, 2012년 경기도 군포에서도 선거에 나왔으나 모두 떨어졌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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