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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성사의 거물' 故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발자취(종합)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26일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4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한 고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초대 장관(1990~1991)이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문학평론)으로 활동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유족 측은 5일간 가족장으로 치를 계획이다. (뉴스1 DB)2022.2.26/뉴스1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 이어령 전 문화부 초대 장관이 26일 암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8세.

충남 아산에서 1933년에 태어난 고인은 1950년대 문단의 젊은 평론가로 등장해 한국과 한국인의 정체성, 일본 연구, 디지털문명론, 영성, 죽음 등 다양한 주제에서 돋보이는 혜안으로 한국 지성사를 이끌었다.

고인은 서울대 2학년 재학 시절인 1956년 5월6일 한국일보에 당시 한운사 문화부장의 발탁으로 '우상의 파괴'를 발표해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우상의 파괴'는 당시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동리를 미몽의 우상을 비판해 논란을 낳았다. 22살이던 고인은 이후 황순원, 염상섭, 서정주 등을 '현대의 신라인'이라 묶어 비판했다.

이런 비평은 1959년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김동리와 '비문 논쟁'으로 확대됐다. 고인은 만 26세인 1960년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발탁돼 이후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을 거쳤다.

고인은 1973년에 출판사 문학사상사를 설립하고 월간 '문학사상'을 발행했다. 문학사상은 1977년부터 매년 가장 탁월한 작품을 선정하는 이상문학상을 제정했다. 그는 초대 수상자 김승옥을 비롯해 이청준, 오정희, 박완서, 이문열 등 수상자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와 동일어가 되도록 이끌었다.

 

 

 

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한민족원로회 제공) © 뉴스1


고인은 1967년부터 1989년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역임하면서 후학들을 양성했다. 또한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을 총괄했다. 당시 '화합과 전진'이라는 구호를 '벽을 넘어서'로 바꾼 것은 올림픽의 주제의식과 역동성을 살려낸 명문이라고 평가받았다. 또한 88올림픽의 상징인 '굴렁쇠 소년'도 유명하다.

고인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년 1월 초대 문화부 장관을 맡아 1991년 12월19일까지 재임했다. 문화부는 고인의 재임 시기에 Δ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 발족 Δ조선총독부 철거 등 경복궁 복원계획 수립 Δ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령 통과 등을 이뤄냈다. 또한 정부 부처의 업무에 '아래한글' 등의 워드프로세서를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장관 재임 시절에 고인은 '문화의 자율성'을 강조한 강조했지만 민중미술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서울 예술의전당 기획전 '젊은 시각: 내일의 제안전'을 불허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해당 전시는 박신의·서성록·심광현·이준·임두빈 등 30대 평론가들이 민중미술,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젊은 작가를 선발해 전시하는 내용이었다.

고인은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는 민중미술을 용납해선 안 된다'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으며 이후 민중미술작품 철거 시도, 홍보 불허 등 전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윤범모 예술의전당 초대미술부장(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이런 간섭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표를 내며 마무리됐다.

 

 

 

 

 

 

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고인은 2000년대에 들어 한국 사회의 굵직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고언을 아끼지 않는 원로 역학을 톡톡히 수행했다. 그는 2001년부터 중앙일보 고문을 시작으로 2009년 경기디지로그창조학교를 설립, 그리고 서울 관악구에 본인과 아내 강인숙씨의 이름에서 한글자씩 딴 '영인문학관'을 운영해왔다.

고인은 2019년 췌장암 투병 사실을 언론 인터뷰 도중에 알리면서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 '한국인 이야기' 등 저서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소설·시·에세이·평론 등 수백 개 이상의 저작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Δ정보화 사회의 미래를 예견한 '디지로그' Δ일본 사회 심층을 분석한 '축소지향의 일본인' Δ한국의 풍토에 대한 에세이집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Δ50년대 문학 시평 '지성의 오솔길' 등이 있다.

힌편 출판사 열림원은 총 20권에 이르는 ‘이어령 대화록’ 시리즈를 출간할 예정이다. 시리즈의 1권인 ‘메멘토 모리’는 이 전 교수가 죽음을 주제로 나눈 네 차례의 대담을 묶은 책이다.

유족으로는 서울대 재학 시절 만난 부인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과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차남 이강무 천안대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가 있다. 장녀인 이민아 목사는 2012년 위암으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이 장례위원장인 문체부장(葬)으로 치러진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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