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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평화마을’, ‘야생초 편지‘의 저자 황대권을 만나다.사회는 공동체이며,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영광읍에서 대략 7-8km 떨어진 산골짜기. 원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도 전화도 텔레비전도 없이 가지고 있는 핸드폰만으로 세상의 뉴스와 접하며 살고 있는 지성인이 있다. 태청산 밑자락, 남산골 마을 옆으로 난 샛길을 따라 저수지를 두 개나 지나야 찾을 수 있는 한적한 곳에 황대권 선생은 세상을 등진 듯 하지만 세상의 변화를 바라고 지역민들이 주체가 되는 마을 공동체 운동과 탈핵운동 등의 활동을 하면서 세상의 변화와 평화를 위한 일에 앞장서고 있다.

황대권 저자는 1955년 서울생으로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전두환 정권시절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대중 정권의 사면에 의해 출소하여 국제사면위원회의 초청으로 영국에 있는 슈마허 대학과 임페리얼 대학에서 생태디자인과 농업생태학을 공부했다. 현재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과 교육위원장으로 생명평화 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생태 공동체와 농업에 관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야생초편지』를 출간하여 MBC 「느낌표」 선정도서, 동아·조선·중앙·문화일보 등에서 2002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어 백만 베스트셀러의 주인공이 되었다.

저서로 『백척간두에 서서 - 공동체 시대를 위한 명상』,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 황대권의 유럽 인권 기행』,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고맙다 잡초야』 『다시 백척간두에 서서』 공저로 『세계 어디에도 내집이 있다』, 역서로『가비오따쓰』, 『더 나은 삶을 향한 여행-공동체』 등이 있다.

그의 대표저서가 된 야생초 편지는 그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감옥에 날아든 야생초를 화단을 만들어 가꾸고 기르면서 연구한 내용을 출간한 책이다. 감옥 생활을 투쟁의 장소나 억눌림의 장소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실현하는 곳으로 바꾸어 내는 한편, 세상을 등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 쳤다 한다.

 

저서에 그려진 야생초의 삽화는 식물의 특징이 기가 막히게 묘사되어 있어 사진으로 인쇄되어 나오는 식물도감보다도 금방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 책의 가치가 매우 소중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야생초의 효능이나 쓰임새, 요리법들도 이야기 형태로 잘 소개되어 있어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회는 공동체이며,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사회의 변화와 민심의 변화를 바라는 그의 철학은 마을 공동체를 통한 추첨식 민주주의로 대변된다 할 것이다. 현재 선거제도는 심각한 지역 분열과 지역 이기주의는 물론이요, 패거리 문화를 양산하는 정치문화이며, 거대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의 힘>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제도라 한다. 민주당의 뿌리도 원래는 보수이고, 국민의 힘은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급조된 보수정권이라. 두 정당이 겉으로만 진보와 보수를 표방하고 있을 뿐, 둘 다 보수에 바탕을 둔 기득권 정당이라 한다.

 

이런 정치문화 속에서 탄생한 지방자치 역시 중앙 및 지방의 기득권을 옹호하는 방식으로 작동함으로써 ‘자치’라는 말이 중앙권력의 독점 이미지를 세탁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중앙당에 줄서기를 하고 중앙의 거물 정치인이 와서 헛된 기대심리만 잔뜩 불어넣는 일이 반복되고 있으며, 혈연, 학연, 각종 모임과 단체 등으로 소규모 분열주의가 판을 치는 지방선거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협소하고 지역 색과 혈연주의가 강한 나라에서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선거문화 자체를 바꾸어 낼 수 있는 혜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황대권 선생의 지론이다. 이를 해결해 내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지금과 같은 선거 문화를 완전히 뒤 바꾸어 새로운 지방자치를 해보자는 것이 선생이 주장하는 ‘마을 공동체 운동’ 이다.

황대권 선생은 ‘마을 공동체 운동’을 통해 마을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마을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리더를 미리 몇 사람 가려 내놓고 임기가 만료되면 추첨을 통해 지도자를 선택하는 방법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한다. 추첨식으로 선출하면 막대한 선거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선거로 지출하는 비용이 없이 지도자에 취임하게 되니 각종 비리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앙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지역을 위한 정치에 올인 할 수 있다.

 

지금처럼 수구세력에 의한 양당정치가 판을 치는 정치문화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도이지만 서서히 민심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마을공동체 운동’을 지속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것이 ‘마을공동체’ 운동이다.

 

‘마을 공동체 운동’은 모두가 공동운명체가 되어 지구의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해 시작한 하나의 거대한 사회 변화 운동.

그럼 ‘마을 공동체 운동’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산업혁명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을 이루어낸 현대 사회는 빈부의 격차, 실업의 증가, 기형적인 비정규직의 양산을 일으켜왔고, 그와 동시에 심각한 환경오염에 의한 지구생태계의 전면적 파괴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지금까지는 국가 단위로 해결하기 위해 중앙권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처해 왔으나 국가이기주의와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해 제자리거름을 하고 있는데 대한 반성으로 마을과 지역단위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방이 중앙에 예속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마을 주민은 그저 중앙정부의 복지 혜택을 받는 객체에 머물고 말아 정치 경제 생태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방관자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마을 공동체 운동’은 지역주민들이 지역과 마을 그리고 그를 둘러싼 생태환경이 하나임을 자각하고 그 것이 먹거리 문제이건 일자리 문제이건 생태환경 문제이건 자기 지역의 문제는 지역민이 합심하여 능동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운동이다.

 

각 마을 혹은 면, 읍, 군 단위로 지역순환 경제 체제를 구축하여 먹거리와 일거리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생태환경을 보전하자는 운동이다. 마을과 지역이 하나의 공통된 삶의 터전임을 인식하고 쓰레기 배출을 억제하여 지구생태계를 보전하고, 지역예산을 쓰는 사업도 특정인에게만 혜택이 가는 사업이 아닌 마을 공동 사업으로 전환하여 자연스럽게 빈부의 격차를 줄여 보자는 운동이다.

 

‘마을 공동체사업의 핵심’은 결국 소규모 마을 단위에서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리단위로 시작하여 점정 확대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라 전체가 하나가 되게 하는 운동이 마을 공동체 사업이다.

 

농민회. 번영회. 동창회, 청년회. 대종회로 대변되는 세력간 혈연간 이권 다툼이 아니라 마을 전체가 공동운명체가 되어 세상을 함께 살아가자는 운동이 마을 공동체 운동이다.

지난 선거에서 백수해안도로를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공약이 있었는데, 무작정 많은 돈을 투자한다고 하여 명승지가 되는 건 아니다. 세계적으로 지금은 생태환경 보전이 중시되고 있으므로 백수해안도로 전체를 ‘에코투어리즘’(Ecotourism)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수 있다. 에코투어리즘은 해가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선호도가 높아 영광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우리 영광은 영광굴비, 모싯잎 떡뿐만 아니라 청정농산물이 많고, 백수해안도로로 대변되는 서해안 바닷가와 불교 도래지, 불갑사, 연흥사, 간양록으로 유명한 내산서원, 이흥서원, 매간당 등 역사적 소재들이 많아 마을 공동체 운동의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 낼 여건이 무궁무진하다.

 

마을 공동체 사업은 이미 국가적으로도 대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어 1조 예산 시대와 농어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보이겠다고 천명하면서 새 군수에 당선된 강종만 군수에게도 좋은 정책기조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소재거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울 출생이라 아무 연고도 없었던 영광에 부친이 사놓은 땅에서 먹고 살기 위해 내려왔다는 황대권 선생, 영광에 핵발전소가 있는지도 모르고 내려왔는데 자신의 삶의 터전이 된 곳이 하필 방사능 비상방제구역 30km 이내인 24km 지점에 위치하여 탈핵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가 벌이고 있는 ‘마을 공동체 운동’. 농촌에 살면서 도시에 싫증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철학과 사상을 공유하면서 자연에 근거한 삶을 찾는 마을 조성을 하고 싶은 것이 70의 나이를 바라보는 그의 소박한 꿈이다.

 

그래서 지금은 집 한 채 밖에 없는 마을이지만 마을 이름도 ‘생명평화마을’이다.

어느덧 사회각지에서 불고 있는 ‘마을 공동체 사업을 통한 마을 공동체 운동’

그는 일찍부터 이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이미 서울에 있을 때부터 <생태공동체운동센터>를 운영하다가 지금은 <생태마을공동체 전국 네트워크>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우리 영광에서도 마을공동체 사업의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 영광군이 전국 지자체의 모범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핵발전소가 존재하는 영광지역의 현안에도 군민들이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보길 기대한다고 한다. 그는 현재 ‘핵발전소 안정성 확보를 위한 공동 행동’의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다. 궁극적으로는 탈핵이 목표가 되겠지만 당장에 철거하기도 어려운 핵발전소, 결국 그는 핵발전소가 완전히 해체되기 전까지 핵발전소의 안전한 운영을 주장하며 세상과 타협하는 혜안을 짜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 시간여에 걸친 긴 인텨뷰 내내 차분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세상의 변화와 기후 위기에 대해 설명하는 선생의 모습에서 세상을 향한 그의 무한한 애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 ‘생명 평화 마을’은 세상과 동떨어진 듯 하지만 오히려 우리 들 곁에서 우리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선데이 저널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여쭈었을 때 하신 말로 기사를 마감해 본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지구 전체가 기후 위기이다. 기후 이상에 대해 이 나라와 세계전체가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회전체가 무너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지구를 지켜내자는 사명감으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생태적으로 변화시켜 나가자”

편봉주  pbj5870069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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