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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장 엉터리 대응 일지' 지적받자 슬그머니 수정

이태원 참사 다음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던 용산구청이 현재 해당 자료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자료에서 박 구청장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라고 소개했던 용산구청이 '용산구가 상황실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보도된 후 직책을 '구청장'으로 수정했다.

 

지난달 30일 용산구청은 홈페이지에 '이태원 사고 관련 시간대별 주요 조치사항'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올렸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참사 당일 조치 사항을 정리한 자료다. 해당 자료에 용산구는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란 직책을 써 박희영 구청장의 참사 인지 후 주요 조치 사항을 소개했다.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란 직책은 용산구가 마련한 조례에 따라 대책본부를 설치한 후에야 쓸수 있는 표현이다. 용산구가 재난상황에 대비해 만든 '용산구 용산구 재난 및 안전 관리기구의 구성 운영 조례·시행규칙'(이하 시행규칙)을 보면 재난인지 후 대책본부를 사고 현장에 설치하고 상황실을 운영하도록 돼 있다.

또 구청상황실이 재난을 인지하면 상황실장→통제관→차장→본부장·(구청)당직사령·긴급구조 통제단장(용산소방서장) 순으로 재난상황 및 수습상황을 신속히 보고 또는 통보해야 한다.

 

대책본부가 꾸려진 뒤에야 구청장이 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시행규칙에 따르면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구청장이 맡고, 차장은 부구청장이 맡는다.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 직후 용산구청이 홈페이지에 공지한 박희영 구청장의 시간대별 주요 조치사항(위). 구청장 대신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란 직책으로 나와 있다. 아래는 10일 현재 용산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같은 제목의 보도자료. 게시일자 등에 수정사항이 없지만 표현이 바뀌었다. 또한 오전4시 30분 '긴급대책회의 주재' 내역이 삭제됐다. /사진=용산구청 홈페이지

 

하지만 박 구청장은 참사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참사 인지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것처럼 주요 조치사항을 공지했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 2분정도 머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자택에 가기위해 잠시 지나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 현장도착'이라는 문구를 슬그머니 '구청장 사고현장 도착'으로 바꿨다.

 

참사 직후 용산구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박희영 구청장은 지난달 30일 오전 0시20분에야 용산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용산구는 박 구청장이 참사 다음날 오전 4시30분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도 배포 이후에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지난 9일 밤 참사 발생 후 다음날 오전 6시 35분까지 6차례 열린 상황판단회의에 박 구청장이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후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다는 내용을 삭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용산구가 허위로 박 구청장과 용산구의 참사 후 조치사항을 올린 뒤 언론의 질타를 받자 슬그머니 수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시제 참석, 비상대책회의 불참, 거짓 상황실 설치에 이어 긴급대책회의 내용 몰래 삭제까지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거짓 해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며 "이태원 참사 직후 한 번도 진실을 말한 적 없는 박희영 구청장에게 국민과 유가족을 속이고 참사를 악화시킨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참사 이후 주요 조치 사항을 설명한 보도자료는 세부 내용이 바뀌었음에도 작성일이 여전히 지난달 30일로 나와 있다. /사진=용산구청 홈페이지

 

한편 용산구청은 현재 자료 수정 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용산구청에서 보도자료 배포와 수정을 담당하는 홍보 담당관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 구청장으로 표현이 바뀌고 긴급대책회의 주재 내용이 삭제된 게 맞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보도자료를 처음 올린 후에 수정한 적 없다"고 했다. 이같은 내용수정과 삭제가 있었음에도 용산구청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해당 보도자료 작성일이 최초 게시 시점인 지닌달 30일로 돼 있다.“

선데이저널 공동 취재팀  webmaster@sunday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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