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객장 모습

카드도 화폐도 사라진다.
그러나 집 앞 슈퍼마켓에서도 공중전화박스에서도 그리고 휴대전화로도 은행 일을 볼 수 있도록 편리 해 지는 세상이 다가왔다.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을 아우르는, 보다 더 큰 개념이 ‘디지털뱅크’다.
1985년 존 리드 씨티은행의 최고경영자는 머지않은 미래에 현금기반의 경제가 무너지고 데이터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른 지금 컴퓨터의 확산과 모바일 혁명을 거치며 그 예언은 현실이 됐다. 이제 우리의 지갑에는 지폐보다 신용카드가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는 신용카드마저 스마트 폰 속으로 들어가 카드 없는 결제가 가능한 세상이 다가온다.

 IT기술 및 데이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핀테크’ (FIN-TECH·financial 와 technology의 합성어) 라는 말처럼 금융에 기술이 결합 됐다는 사실은 그리 새로운 일도 아니다. 스마트 폰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환경의 변화와 함께 비금융회사라도 금융솔루션을 구축해 기존의 금융기관보다 낮은 비용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에서도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은행 지점 없이 온라인상에서만 영업을 하는 은행이다.

▲ 우리은행 위비뱅크

최근 모바일 기기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통해서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 통장을 개설하거나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은행 지점을 방문하여 직원들과 상담을 한 후에 일을 진행해야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생기면 스마트폰으로 통장개설, 대출신청 업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은행도 지점을 따로 개설할 필요가 없으니 기존 은행에 비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존 은행들이 하는 금융 서비스에 비해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가 크게 새롭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사실 기존 금융권보다는  ICT업체들 주도로 컨소시엄이 구성되고 있다. ICT업체들이 가진 특성을 금융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은행들은 고민이 많다.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미래 금융서비스를 이끌 것이라고 판단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인터넷뱅킹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금융당국에서 1대주주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괜히 소수 지분으로 참여했다가 ICT업체들에 금융 노하우만 전수 해주고 은행 모바일뱅킹 사업은 축소되는 최악의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또 ICT업체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최대주주로 참여해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아직 해결 안 된 부분이 있다.

바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를 4%로 제한하는 은행법 때문이다.

이는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이 금융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해당 금융계열사를 자금 조달 창구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만들어진 법이다.

현재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만 산업자본의 지분 제한을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집단)은 지분제한 허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기업 참여는 막고 ICT업체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활로를 뚫어 주겠다는 의도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지난해 말 현재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61개 기업집단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당초 예상보다 더 파격적인 규제완화에 나선 것은 전 세계적인 핀테크 경쟁에서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은 1990년대 말부터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을 위해서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기업의 진입이 절실하다”며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기다려온 기업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우리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가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제시된 것을 환영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를 통해 접수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는 인터파크, SK텔레콤 등이 참여하는 ‘I-뱅크(가칭)’, 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만든 ‘카카오뱅크(가칭)’, KT와 우리은행이 구성한 ‘K-뱅크(가칭)’ 등 3곳이 참여했다.

3곳 모두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K-뱅크 컨소시엄은 언제 어디서나(Connected) 편리하게(Convenient) 개인화된(Customized) ‘3C 서비스’를 내걸었다. KT 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효성 ITX 등 ICT 플랫폼 금융 분야 대표업체들이 참여했다.

K-뱅크 컨소시엄은 ‘심플뱅킹’을 내세웠다. 복잡한 인증 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실시간 기반의 해외 송금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K-뱅크 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새로운 신용평가를 적용해 실시간 소액대출을 포함한 10%대 중금리 금융상품을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K-뱅크 컨소시엄 관계자는 “열린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쇼핑, 영화감상을 하는 과정에서도 쉽고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는 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넷마블 그리고 중국 텐센트 등 11개 회사가 참여했다.

카카오뱅크 핵심 키워드는 ‘연결’이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금융 온라인 커머스 핀테크업체 등 다양한 참여사의 노하우를 입혀 ‘이어주고-넓혀주고-나눠주는’ 금융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컨소시엄에 비해서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I-뱅크 컨소시엄에는 인터파크 SK텔레콤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현대해상 GS홈쇼핑 옐로금융그룹 등 15개 업체가 참여했다.
유통 통신 금융 핀테크 등 다양한 업체들로 구성된 참여사들(중복) 고객 수가 2억 명이고 사업자 수만 150만개에 달한다.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신용평가에 비해 보다 입체적인 평가를 통해 낮은 금리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생활 전반에서 사용 가능한 가상화폐인 I-money(가칭)를 출시하고 소상공인들에게 가맹점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모바일 직불결제 서비스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그 결과로 지난 29일 금융위원회는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카카오은행(카카오)과 우리은행이 참여한 케이뱅크(KT)를 선정했다.

국내에서 은행이 새로 설립 인가를 받은 것은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사업 초기 고객기반 구축이 용이한 점 등 안정적으로 사업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됐고, 케이뱅크는 다수의 고객접점 채널을 마련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격전지 ‘모바일’ ‘핀테크’ 분야에서 단연 돋보이는 우리은행

▲ 우리은행본점

최근 몇 년 들어 은행권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바로 ‘모바일’ 및 ‘핀테크’ 분야다. 이러한 새로운 격전지에서 올 한해 가장 돋보인 은행이 있다. 올해 들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서비스를 연달아 출시하며 핀테크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족자본은행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한 만큼 ‘최초’라는 수식어에 가장 익숙한 ‘우리은행’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남보다 반걸음 앞선 도전

▲ 이광구 우리은행장

‘성공하려면 남보다 반걸음 앞서야한다’는 뜻을 가진 ‘영선반보(領先半步)’. 바로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의 취임사 중 핵심 키워드이다. 취임사에서 밝혔듯, 이광구 행장은 “올해를 스마트디지털뱅크의 원년으로 삼고 혁신적인 디지털뱅킹서비스를 도입할 계획” 이라고 예고한 바 있으며 올 한해 이 계획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우리은행은 국내최초로 고객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스마트뱅킹, 텔레뱅킹, 자동화기기 등 모든 전자금융거래를 제어(ON/OFF)할 수 있는 신 개념 금융보안서비스 ‘원터치 리모콘’을 출시하며 핀 테크 분야 개척의 포문을 열었다. 이 서비스는 리모콘 버튼을 ‘OFF’로 해놓으면 계좌에 자물쇠가 걸려 자동이체를 제외한 계좌 이체가 모두 정지된다.

이 서비스는 최근 급증한 금융사기에 대응해 출시한 서비스로, 고객의 돈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예를 들어, 금융사기단이 현금카드를 복제해 ATM기기에서 돈을 인출 하려해도 앱에 ATM이 ‘OFF’로 돼 있으면 인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모바일 격전지에서 우리은행이 본격적으로 선구자적 면모가 돋보이기 시작한 것은, 국내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 시범모델인 ‘위비뱅크’를 출범 시키면서 부터이다. 무서류 무방문 중금리 대출인 ‘위비모바일대출’과 지하철 코인라커에서 착안하여 개발된 SNS를 이용해 송금 후 수취인이 보관함에서 찾아갈 수 있는 위비 모바일페이까지, 그동안 은행에서 시도한 바 없는 서비스들을 제공하며 전 금융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위비뱅크에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추가하여, ‘위비 여행자 보험’ ‘위비 SOHO 모바일 신용대출’ ‘위비 꿀 적금’ 등을 연달아 내놓았다. 모바일 스크래핑 기술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위비 SOHO 모바일 신용대출‘은 은행권 최초로 개인사업자도 무서류, 무방문으로 실행 가능하여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가운데 중금리 대출의 선두 주자로 나서며 지난 5월 출시한 우리은행 위비모바일대출은, 6개월 만에 판매금액 400억 원을 돌파하며 각 은행 중 금리 대출상품 출시의 기폭제가 되는 등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에 이어, 12월 들어 신한은행, NH농협이 잇따라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인 바 있으며 KEB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장 유망한 성공 키워드 중 하나를 ‘중금리 대출’로 꼽고 있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년에 출범하면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고금리 대출 상품으로 밀려나는 금융소비자 편익은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비뱅크는 또한 ‘고객이 즐기는 은행, 즐거운 은행’으로 성장 하고자 기존의 은행들과 차별화된 FUN 콘텐츠로 고객에게 다가서고 있는데, 바로 ‘날아라 위비’ 등 세 종류의 게임과 음악방송 서비스가 그것이다. 음악방송 서비스는 일종의 온라인 라디오 서비스로, 고객들은 평균 100곡이 등록된 50개 채널 가운데 하나를 골라 무료로 듣는 것이 가능하며, 광고 없이 바로 음악방송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 고정현 본부장은 “위비뱅크를 이용하던 기존 고객들에게 음악과 게임 등을 통한 재미를 부가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졌다”면서 “동시에 펀 메뉴를 통해 유입된 신규 고객들로 인해 금융 서비스가 활성화 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최고(最古) 은행으로 116년 된 우리은행이 2015년 스마트 혁신으로 국내 최초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를 출범시키면서 제2의 도약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핀테크가 미지의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들을 도입하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단순히 먼저 하는 것에 의미를 둔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심도 깊은 고민을 통하여 출시되는 결과물 이라는 점에 그 의의를 더한다. 우리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이러한 서비스 혁신이 전 은행권에 선의의 경쟁을 불러 일으켜, 은행들 스스로 핀테크 태풍의 눈이 되어 변화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조승현 총괄사장/대기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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