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가와현에서 재일 한국인과 관련된 혐오 발언을 하려던 일본 혐한시위대를 수백 명의 시민이 막아 냈다.

헝핑턴푸스트 일본판에 따르면 지난 달 24일 일본 국회를 통과한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 혐오 발언)금지법’ 시행 이후 첫 시위가 예고됐던 이날 오전부터 가와사키시 나카하라 평화공원에는 험한 시위자들이 몰렸다.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시위를 열려고 했지만 현장에 모여 있던 시민 수백 명의 항의에 부딪쳐 10m 이상 나가지 못하고 결국 한 시간도 못 돼 시위를 중단했다.

20명 안팎으로 추정된 시위대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을 헐뜯는 팻말 등을 꺼내 들고 행진을 시도했다. 팻말 중에는 ‘반일 국가 국민을 공무원으로 채용하지 말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세계의 깡패기관 유엔, 유네스코, 유니세프를 허용하지 말라’는 내용도 있었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언급해 온 국제기구들에 대한 불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인을 죽인 외국인의 범죄 건수’라는 팻말에는 중국인이 33%, 조선·한국인이 32% 라는 문구도 있었다.
  
이 우익단체는 처음엔 재일동포가 많이 사는 가와사키 사쿠라모토지구 시내 공원 사용 허가를 신청했지만 시가 지난달 말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시위대는 장소를 나카하라 평화공원으로 옮겨 경찰에게 도로 사용 허가를 얻어 내는 방식을 동원했다.

헤이트 스피치 반대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재일동포 3세 최강이자는 “할머니나 아이들이 헤이트 스피치의 피해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늘은 시민들과 함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를 연 사람이 피해자의 심정을 이해하고 험한시위를 그만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편지와 함께 내 연락처도 같이 전했다”고 밝혔다.

선데이저널  sundaykr@daum.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