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이 될 자격이 없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편지 발송을 매몰차게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일본총리는 지난 10월 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편지를 보내는 방안에 대해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사죄편지를 보내는 것은 "(한일 간) 합의 내용 밖의 일"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한·일 양국 간 공조가 긴요한 시점에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발언이 다시 파장을 낳고 있다. 아베 일본총리는 지난 3일 한국정부 등에서 요구한 일본군 위안부피해할머니들에 대한 사과편지에 대해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정부에서 아베 일본총리의 사죄편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찌 생각하느냐”는 오가야 준야 민진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다. 한국정부가 지난달 30일 사죄편지 등 일본정부의 ‘추가적인 감성적 조처’를 기대한다고 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지난해 한․일 양국 합의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아베 총리는 일본국 총리로서 다시 한 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사죄편지는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 사이에 체결된 위안부문제 합의내용에 포함된 것이 아니며, 군위안부지원재단에 10억 엔을 송금한 것으로 합의이행은 마무리되었다는 점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의도된 ‘작심발언’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아베 일본총리의 이 같은 ‘거친 표현’이 한국국민들에게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 ‘최종적·불가역적’이라는 표현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그는 이번에는 ‘털 끝 만큼도’라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한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군위안부 할머니들이 아직도 일본정부의 진심어린 사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발언은 아베 일본총리는 물론 일본정부의 사죄의 ‘진정성’ 논란에 불을 지피는 꼴이 되었다.

아베 일본총리는 과거에도 누차 일본의 과거사 반성에 미온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들어선 북 핵이나 사드 등 현안과 관련해 더 전향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이런 걸 돕고 있으니, 더 이상 과거 문제로 귀찮게 하지 말라”는 식으로 까지 비쳐진다.

사죄편지에 담길 내용은 기시다 외무상이 대독한 정도일 것이다. 이것이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힘들고 까다로운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 정도 정성과 예의도 없이 한·일 간 가장 민감한 사안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베 일본총리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

● 일본군 ‘위안부’ 란?

위안부는 일본군을 위해 강제로 끌고 간 우리나라 여성을 이르는 말이다. 일본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등 침략전쟁에 한국인 처녀 수십만 명을 강제로 끌고 갔었다. 가난한 집안의 여성들이 식당종업원, 간호사 등을 모집한다는 말에 속아서 지원했고, 강제로 끌려간 경우도 많았다.

이들은 군사물자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시키기도 하고, 군대위안부로까지 이용하기도 했었다. 위안부는 일본 군인을 위해 강제로 성적인 노예생활을 해야만 했던 여성을 말하는데, 오랫동안 ‘정신대'라고 불려왔다.

정신대는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부대라는 뜻인데 여자들이 스스로 자원해서 몸을 바쳤다는 의미를 가졌다. 그러나 위안부는 결코 스스로 원해서 간 것이 아니라 강제로 동원된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최근까지도 위안부를 강제로 동원한 것을 인정하거나,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아서 연로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신적 고통을 더하고 있다.

● 인류최대의 참화를 겪게 한 세계 제2차 대전의 과오에 대한 독일의 사과

1970년 12월 7일, 빌리브란트 서독 수상이 폴란드를 방문해서 바르사뱌 게토의 기념탑 앞 무명용사의 묘에 참배하던 중,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말없이 한 동안 침묵하더니 일어나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사전에 전혀 계획이 없었던 수상의 이 같은 돌발 행동에 수행보좌관들은 물론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진기자까지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눈을 의심하며 ‘혹 피로 때문에 쓰러진 것은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독일 시사주간지인 슈피겔은 이 일에 대해 “무릎 꿇을 필요가 없었던 그가 정작 무릎을 꿇어야할 용기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무릎을 꿇은 것이다.”며 이 사건의 상징성을 해석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그날의 돌발적인 행동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날 아침 호텔을 나설 때부터 무엇인가, 학살사과를 위해 진심에서 우러나는 표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독일의 가장 치욕스러운 역사를 증언하는 곳에서, 나치에 희생된 수많은 영령들을 대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인간이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빌리브란트 수상의 이 상징적인 사죄행위는 독일과 주변국들의 신뢰를 회복시켜 주었고, 종내에는 독일 통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다음해 그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그 외에도 독일의 영도자들은 계속 사죄를 한다.

1985년 바이츠 체커대통령은 “전쟁의 책임이 이전 세대에 있다고 하더라도 독일국민이 ‘집단책임’에서 면책될 수는 없다”고 했다. 1994년 로만. 헤르초크대통령은 “독일인들이 폴란드인들에 대한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빈다”고 사과했다.

그런가하면 1998 콜 총리는 “독일은 나치의 만행을 잊어서도 안 되고 잊으려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2002년 요하네스. 라우대통령은 “과거 독일인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하여 용서를 빌며, 나와 내세대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2004년 슈뢰더수상은 “과거 이웃나라에 헤아릴 수없는 고통을 준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사죄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치만행은 독일의 항구적인 책임”이라며 보상과 배상을 하는 등 선진국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 세계 제2차 대전의 참전국의 과오에 대해 일본은 어떠한가?

이렇게 진정한 사과를 한 독일에 비해서 일본의 태도는 같은 참전국인 일본은 수많은 한반도침략과 국민들 살상. 방화. 국토유린. 문화재약탈도 모자라서 식민지배과정에서 온갖 형언할 수없는 극악무도한 행위에 대해 진정한 사과는 찾아볼 수도 없고 (중국, 만주, 필리핀 등 주변 피해국에 대한 사과도 없음) 거기에 더해서 또 현재는 역사왜곡과 망언을 일삼고 있다. 그러고도 모자라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망언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침략행위가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국민들에게 막대한 고통과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여야 하는데도 적반하장 격으로 오만방자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오히려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 아베 일본총리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 맡고 싶다" 의지 표명

아베 일본총리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상임이사국 진출 의지를 천명했다. 지난해 3월 16일, 일본 도쿄 유엔대학에서 유엔창설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아베 일본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이 안보리상임이사국이 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아베 일본총리는 "일본은 세계 2차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을 토대로 민주적이고, 인권을 보호하고, 법치를 존중하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힘썼다"며, 일본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유엔 분담금을 지불한 것을 강조했다.

이어 "안보리 개혁은 더 이상 논의에 시간을 할애할 때가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며, "일본이 개혁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미국·중국·프랑스·영국·러시아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상임위원회를 확대 개편할 것을 촉구했다.

아베 일본총리는 "일본의 목표는 아시아·태평양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이 같은 각오로 일본은 안보리상임이사국을 맡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 일본은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 목표에 앞서 역사 갈등부터 해결해야 한다.

유엔 안보리는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할 책임과 권한을 가지는 유엔의 핵심기관이고, 특히 안보리상임이사국은 거부권을 가지고 있어 어느 한 국가가 반대하면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파병도 소련이 상임이사국회의에 불참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그만큼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유엔의 핵심 결정기구인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안보리상임이사국은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어 어느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결정이 성립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가진다.

일본정부는 진정한 화해와 조화를 통해 번영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중국·일본의 지도층이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지금 역사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각국 지도층이 더 미래 지향적이어야 하며, 특히 일본지도층이 역사인식을 둘러싼 갈등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

역사를 왜곡하고 이웃 국가와 갈등을 일으키는 아베 일본총리는 확실한 과거사 반성 없이는 일본이 결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될 수 없다. 아베 일본총리는 안보리상임위원회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고 싶다는 뜻을 꾸준히 밝혀왔다.

그러나 역사인식을 놓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피해국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겪고 있는데다 당시 피해국이었던 중국이 안보리상임이사국으로 있는 한 중국의 반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유엔연설에서 마치 일본이 세계평화의 화신이라도 된 듯 아프리카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대한 지원은 물론 이슬람 극단주의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언급했다. 분쟁 지역에서 여성의 성폭력을 막는데 앞장서겠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형인 ‘위안부’ 문제는 전혀 거론하지 않았고, 과거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도 없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이런 모습이 바뀌지 않는 한 국제사회가 일본을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정부도 일본의 안보리상임이사국 진출에 단순한 반대표명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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